남들은 나이가 들어도 나와 우리집 자기야는 나이 먹지 않고
언제까지나 젊은 언니 오빠로 있을꺼란 착각으로 살아 오고 있었다
뭐 당연한거 아닌가?
내가 어렸을때 40대 이상 어른들은
정말로 어른다운 어른이었는데 막상 내가 나이가 들어 아줌마가 되고 보니
왜 이리도 철딱서니가 없는지 ...
가끔 히로랑 토닥 토닥 하다보면 내가 왜 이리 어른스럽지 못하고
애랑 똑 같이 이러나 싶을때가 있다
현실은 아줌마인데 정신세계는 20대 초반에서 멈춰 있는것 같다
평소엔 나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살다가
히로가 크는걸 보면 아! 나도 나이가 들었네 싶다
예전엔 젊음을 내세워 옷은 검정계열의 우중충한 옷을 골랐었다
물론 젊음이 있기에 우중충한 옷을 입어도 이뻐 보였고..
자기야랑 쇼핑을 가서 내가 가끔 밝고 화사한 옷을 골라
이거 어떠냐고 물으면
자기가 아줌마야 그런 옷을 입게..
(아줌마 맞는디.. 자기 마누라 아줌마인걸 인정 하기 싫은가 보다.)
라며 우중충한 옷을 가져와선 입어보라하고
우중충한 옷을 입은 나를 보며 이쁘다 해주던 자기야다
물론 우리집 자기야도 거의 비숫한 디자인에
거의가 우충충한 색깔의 옷를 선호했다
그런 자기야가 지난주 옷을 사러가선 빨간색 티를 고르곤
어떠냐고 묻는다
이걸 자기가 입는다고?
입을수 있어?
응 입을수 있지 . 이쁘지 않아?
헐 .... 진짜 진짜 헐이다 ...
우리집 자기야가 이런 옷을 ...
지금까지의 자기야에겐 있을수 없는일이다
내친 김에 여성복 코너로 가서 이것 저것 고르는데
자기야가 빨간쟈켓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입어 보란다
웬일이래..
(스마폰으로 찍어서 그런지 색이 좀 안 이쁘게 나왔다
사진보다 더 이쁜 색인데...)
자기야도 나이 드나 보나 이런 옷을 다 사라고 하고 ..
아니야 진짜 어울린다니까..
옛날에 안 어울리던 빨간색이 지금 와서 갑자기 어울릴일은 없고..
자기도 나이 드나 보다
이런 원색을 좋아하는걸 보니 ..
예전에 같으면 절대로 사지 말라 했을텐데..
.....
내 말에 자기야가 대꾸가 없다
나이 든다는걸 아직은 인정 하고 싶지 않은가 보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나이가 드는건 어쩔수 없는 현실!
그래 끝자락이긴 하지만 아직은 40대이니 이런 빨간색 옷을 입을수 있는
마지막 찬스일지도 모르겠다
40대 끝자락에 빨간색 옷 한번 입어 보자고 ...
자기야 그나저나 싫어도 이제 그만 인정하자!
자기야는 아저씨고 자기야 마누라인 난 아줌마란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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