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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낭만인가 궁상인가 ..

by 동경 미짱 2019.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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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잌 만드는 일을 하는 여자의  1년중 제일 바쁜 시즌이 돌아왔다 

이번주 들어서자마자 본격적인 케이크 제작에 돌입 

꽤 아니 상당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빠서이기하고 또 날씨가 꽤 쌀쌀해져서 이기도 하고 

한동안 마당에 나가지 않았던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당엔 나갔다 

그것도 매일 매일 

하지만 후다닥 나가 빨래를 널고 후다닥 빨래를 걷어서 

들어 오느라 내 눈에는 빨래만 들어 왔지 

마당의 다른 곳은 눈에 들어 오지 않았었다 

며칠째 오른팔에 무리가 갈 정도로 정신없이 케잌을 만들다 

맞이한 달콤한  쉬는 날 

당연히 오전엔 잠에 빠져 방바닥을 헤메고 다녔다 

정오가 훨씬 지나 자리를 털고 일어나 마당에 나가 보았다 



이런 이런 ....

우리집 마당에 우수수 떨어진 낙엽들 ...

마당에 초록이들이 많은 것 정말 좋은데 

낙엽을 쓸고 치우는건 정말 귀찮은 일중 하나다 

오늘 쓸고 치워도 내일 나가 보면 또 다시 수북히 ..

그래도 이런 바닥은 괜찮다 

빗자루로 쓸어서 모아 버리는건 너무난 간단한 일이니까  



문제는 잔디위에 떨어진 낙엽들이다 

쓸어 모을수 없으니 웅크리고 앉아  손으로 끌어 모을수 밖에 없다

이게 진짜 일이다

치울걸 생각하니 한 .... 숨 ....


내 지인중에 차 ( 茶 고상하게 말해서 다도 ) 를 하는 분이 있다 

차 트렁크에 항상 차에 필요한 풀 셋트를 실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차를 마신다고 한다

길 가다가 경치 좋은 곳 있음 아무데나 

자리를 펴고 앉아 고상하니 차를 내려 드신다고 ..

아무곳이라도 심지어 풀 밭에다가도 자리를 깔고 차를 내리면 

그 어떤 멋진 찻집보다 더 좋다고 ..

" 아 ! 멋있다 .. 넘 낭만적이야..

그런 마음적인 여유 짱 부러워 ...."

그렇게 살짝 부러워 했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 마당에 나가 우수수 떨어진 낙엽을 보니 

얼른 치워야 겠다는   생각보다  아무곳이나 멋진 찻집이 된다는 

지인이 말이 떠 올랐다 

음 ... 그렇단 말이지 ....




그래서 마당 낙엽위에 깔았다 

자리를 ...



그리고 간식 타임 ...

우리집엔 홈카페 코너도 있는데 말이지 

그리고 마당에 가든 테이블도 있는데 말이지 

멋진 대나무로 만든 벤치도 있는데 말이지 

그런데 차가운 바닥위에 자리 깔고 앉아 웬 궁상???


차를 하는 멋진 내 지인이 한다고 하니 너무 멋진 낭만 처럼 들리던데 

내가 막상 자리 깔고 앉으려니 

혹 이거 혼자서 궁상을 떠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어차피 자리는 깔았고 

커피도 가져 왔으니 낭만인지 궁상인지 한번 떨어 볼까 싶다 

울 모꼬짱이 내 옆자리를 지켜 준다 

울 이쁜 모꼬짱 ㅎㅎㅎ


생각 보다 괜찮다 

차를 마시는 중에도 낙엽이 하나 둘 떨어져 내리는게 

낭만이라 우길만하다 

모꼬짱이 낙엽의 쓸쓸한 자리를 채워 주어서 

궁상이 될 뻔한 간식 타임이 나름 낭만이 될수 있었다 

내가 낭만 이라 주장하면 낭만임 ㅋㅋㅋ



아직 잎이 많이 남아있다 

오늘은 마당 청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 

내일도 모레도 또 떨어질텐데 

저 잎이 다 떨어져  마당 가득 낙엽으로  가득 찰때까지 

그냥 기다려 볼련다 ..



미처 따지 못했던 석류가 입이 쩍쩍 벌려져 있고 

석류알은 다 떨어져 나가고 없다 

지금 생각하니 아깝다 딸걸 그랬다 싶다



낙엽들로 자칫 휑할뻔 한 마당 한구석에 

소국이 피어있다 

소국의 향기가 참 좋다 ...


이번 주말 마당 낙엽위에 자리를 한번 더 깔아 볼 생각이다 

우리집 자기야에게 커피 내려 달라고 해서 

둘이서 한번 더 낭만인지 궁상인지를 떨어 볼까싶다 

그런데 우리집 자기야가 내 장단에 맞춰 줄까 모르겠다 ..


낭만이냐 ? 궁상이냐 ?

뭐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 

난 오늘 낭만을 즐겼다고 우겨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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