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이자카야에서 ...

 

금요일 우리 집 자기야가 재택근무를 한단다

나 : 자기 회사 재택근무 끝난 거 아냐?

자기야 : 대외적으로는 30%로 출근이고 70%는 재택근무하는 걸로 되어있어 

나 : 그런게 어디 있어. 

자기야 : 우리 사장이 좀 그런 면에서는 뒤떨어져

          회사에 나와서 일을 해야 한다는 사람이라서..

나 : 사장이 그런 생각이면 출근을  해야지. 자기 그러다 눈 밖에 나면 어쩌려고?

자기야 : 어쨌든 오늘은 재택근무하려고..

 

대외적인 수치와 실제적인 수치가 다른 거 이상한 거 아닌가?

이러니 공식적인 통계를 믿을 수가 있나 쯧쯧쯧....

 

월요일부터는 출근을 하곤 금요일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일요일까지 3일간 집에 있겠다고 

나름 머리를 쓴 거 같다 

마침 금요일은 아침부터 줄기차게 비가 내리고 있다 

그것도 많이 많이 주룩주룩 

이런 날 비에 젖어 가며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재택근무는 탁월한 선택인 듯 ㅎㅎ

재택근무이니 6시 땡 하니 업무를 종료했다 

그리고 6시 업무 종료와 함께 퇴근 (집에서 집으로의 퇴근 ㅎㅎ) 

오늘도 울 가족은 저녁 있는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저녁에 뭐 먹고 싶니 했더니 우리 집 자기야는 불금이니 한잔 하고 싶다고 한다 

코로나 긴급 사태 선언이 끝나긴 했지만 아직은 저녁에 알코올 판매는 자제를 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  한잔은 집에서 하는 한잔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불금 하루 한정으로 미짱네 이자카야를 열기로 했다 

미짱네 이자카야의 오리지널 안주 메뉴 소개를 하자면 

 

닭껍질 볶음이다 

 오래 구워서  기름이 쫙 빠지고 바삭바삭하니 스낵 과자 먹는 것 같은 식감이다 

뒤쪽 연보라 접시에 담긴 것은 조갯살이랑 찌꾸와(구멍 뚫린 일본식 어묵) 조림이다  

에어 프라이어에 구운 닭꼬치 

그리고 요즘 내가 푹 빠져있는 파프리카랑 오이랑 무랑 당근을 널고 만든 단초 절임 (간단히 말해 피클)

타원형 철판에 있는 건 소 내장이랑 가지 볶음 

고추장 볶음이랑 약간 매콤하다 

마지막으로 토마토 바질 샐러드다 

토마토 썰어 놓고 그 위에 당근 이랑 바질을 올린 후 올리브 오일 쫘악 뿌려주고 

소금이랑 후추 톡톡 하면 끝나는 간단한 샐러드인데  우리 집 자기야가 너무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다

불금 하루 한정으로 오픈한 미짱네 이자카야 한상 차림이다 

자기야 랑 나랑 히로랑 각자 자기 취향의 음료를 들고 건배! 

자기야는 히로가 아빠에게 사 준 위스키로 건배! 

꽤 많은 양의 한상 메뉴였지만  나를 포함 우리 집  두 남자는 

술을 먹기 위한 안주가 아닌 안주를 먹기 위해 술을 마신다 

고로 이 한상의 안주로는 택도 없이  부족하다

 

그.. 래... 서...

닭꼬치 두 접시째 추가 주문이 들어갔다 

그리고 군만두도 추가 주문! 

 

진짜 이자카야였다면 안주 값이 엄청 무지  나올 메뉴다 

창 밖에선 비 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집안에선 스피커를 통해 자기야가 선곡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그 음악이란 게 

어? 더티 댄싱 영화 음악이다 

나 : 자기야 이 영화 봤어?

자기야 : 응 미국에 있을 때 가오루가 보라고 추천해 줘서 봤었어 

나 : 우와 엄청 반갑네 이 영화 내가 고등학교 때 엄청 난리 났던 영화거든 

   

 

가오루는  자기야가 미국에 있을 때 만난 일본인 여자 사람 친구다 

https://michan1027.tistory.com/974

남편의 여사친

우리 집 자기야는 이 영화를 한참 유행이 지난 후 미국에서 95년쯤에 가오루가 보라고 해서 

뒤늦게 본 영화라고 한다 

이 영화가 일본인들에게도 인기가 있었구나....

오래간만에 들으니 옛날 생각도 나고  너무 좋다 

게다가 이자카야를 연 덕분에 술 한잔에 기분도 UP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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