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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2년간 만나지 못한 시부모님

by 동경 미짱 202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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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동경
시부모님이 살고 계신곳는 나고야
거리로는 320키로쯤 되고 고속도로를 내달리면 4시간 조금 더 걸리는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곳에 살고 있지만 시부모 님을 못 만난 지 2년 되어 간다
멀리 외국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같은 국내에 살고 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
이젠 말만 들어도 지긋 지긋한 코로나 때문이다
코로나로 세상이 들썩이기 시작 했던 작년.
코로나로 시끌 시끌 했지만 난 당연히 일본의 추석인 오봉이 있는 8월에 시댁에 갈 생각이었다
휴가도 내 놨고 시 부모님에게도 가겠다 연락을 드렸고
시어머님 또한 그때 보자고 하셨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후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 무리해서 올 필요없으니까 무리하지 말라고 …”
어차피 휴가도 냈고 무리하는거 아니라 말씀드렸더니
다시 한번 강조 하셨다 “ 무리하지 말라고..”
내가 울 시어머님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오지 말라는 말씀이다
며칠 전만 해도 우리를 만나는 것에 기뻐하셨는데 며칠 새 갑자기 왜 오지 말라시나 …
답은 간단하다
작년 여름은 동경은  코로나 확진자가 꽤  나와서 위험 지역이었고 나고야는 그 당시만 해도 아직 확진자가 몇 명 없었던 천정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시부모님이야 아들 며느리 손자를 만나는 일이니 코로나 거나 말거나 무서울 게 없지만 문제는 주변의 눈이다
우리 차 번호판을 보면 동경에서 왔다는 걸 주변에서 알게 되니 그 시선이 신경 쓰이셔서 오지 말라고 하셨던 것이다
동경에 아들 네가 살고 있는 것을 아는 친구들과 이웃들이 명절인 오봉(추석)때 혹 코로나 위험지역에서 아들네가 오는 건 아닌가 물어 왔고 시어머니는 당연히 안 온다고 말하곤 얼른 우리에게 전화를 하고선 무리하지 말고 다음에 오라고 둘러 대신 거였다
그렇게 작년 추석 때 시댁엘 못 갔다
그리고 연말과 신정은 항상 시부모님이 우리 집이 오셔서 설을 보내셨는데 이 또한 코로나 때문에 오시지 않으셨다
아무래도 팔십을 넘기신 시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신 시어머님의 결정이었다
그렇게 2021년은 시부모님이 안 계신 울 가족 셋이서 조용히 맞이 했었다

 




그렇게 맞이한 2021년
코로나가 진정되기는커녕 더더욱 극성을 부렸고
델타 변이다 뭐다 오히려 더 심각 해져 가기만 하고
감히 시댁엘 갈 엄두도 못 내고 시 부모님 또한 우리 집에 오시겠다 하지 않으시고 그렇게 2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물론 영상 통화는 자주 하는 편이긴 하지만 내 잘못은 아니지만 괜히 죄송스럽고 그렇다
시아버지는 매주 가시던 수영도 안 가시고 매일 가시던 기원도 안 가시고 활동하시던 합창단도 쉬고 계신다 하셨다
시 어머니 또한 하시던 활동 다 접으시고 되도록 집에서만 계셨고 대신 사람이 적은 이른 아침에 두 분이서  매일 1 시간씩 산책을 다니셨다

시어머님 말씀으로 시아버지가 많이 쇠약해지신것 같다고 하시니 더더욱 신경이 쓰인다 

딱히 편찮은 곳이 있으신것 아니지만 워낙에 사람을 좋아해서 밖으로만 돌아다니시던 시아버지이신지라

요즘처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무료하고 그러다 보니 힘이 빠지신것 같다 

시부모님 두 분도 코로나 백신을 2 차 까지 맞으셨고
우리 집도 히로까지 2차 접종을 마친 상태로  올 해는 모여서 연말과 신정을 보내도 되지 않을까 했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좀 불안 한지라 사람들 이동이 많은
연말과 신정은 각자 집에서 보내고  1월에 성묘도 할 겸 나고야로 가는 걸로 이야기를 했었다
시어머님은 당신들이 우리 집으로 오시겠다고 했는데 우리집 자기야가 2년간 조부모 산소도 못 갔으니 산소에 가고 싶다고 하며  1월에 우리가 나고야로 가는 걸로
그리고 따사로운 봄에 시부모님이
우리 집으로 오시는 걸로 지난번 전화 통화 때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그런데 이번에 오미크론인지  뭔지가 ….
일본에서도 외국에서 들어온 외교관이 오미크론 변이 확진을 받았다
젊은 우리들은 또 변이가 나왔나 보다 정도인데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니 시부모님의 반응은 예민하다
오늘도 시어머니랑 통화를 했는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걱정을 하셨다
아직은 앞 일을 속단할 수 없지만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늘어나면 아마도 시어머니는 또 우리가 시댁을 가는 걸 반기지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좀 더 지켜보자고 하신다….
어쩌면 이번에도 시댁에 가질 못 할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영 죄송스러운 마음이 드는것 또한 어쩔수 없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한 것 같다
만약에 코로나 건  뭐건 간에  무조건 시댁에 오라고 하면  아니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오라 하시나 하며 투덜투덜거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반대로 너무 오지 말라하시니 오히려 더 마음이 무겁다
1월에 시댁에 갈 수 있을까?
따뜻한 봄이 오면 시부모님은 우리 집에 오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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