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경엔 하루 종일 눈 다운 눈이 내렸었다
눈은 쌓였고 날은 춥고 아침 출근 길이 걱정스럽다
게다가 내 직업상 출근이 남들보다 많이 빠르다
케이크란게 신선도가 생명인지라 그날 판매할 케이크를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만들어서 판매를 해야 하니까 남들이 아직 잠들어 있는 새벽 출근이다
아침 5시
새벽 출근길
아직 해가 떠오르기 전이라 꽁꽁 얼어붙었을 출근길..
넘어질걸 대비해서 평소에 끼지 않던 장갑까지 끼고 신발도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까지 갖춰 신었다
그리고 긴장 스러운 출근길
넘어지지 않게 조심 조심에 팔자걸음이다
생각했던 대로 골목길은 꽁꽁 얼어붙었고 어떤 집 마당의 수도가 터졌는지 물이 넘쳐흐르고 그 물이 또 얼어붙고 있는 위험한 출근길
차가 지나다녔고 사람이 밟고 다닌 길은 위험한 빙판길이요
아무도 밟지 않는 새하얀 눈 길은 그나마 안전한 길
그래서 나도 아무도 걷지 않는 새하얀 눈만 골라가며 조심 조심 긴장스러운 출근길이었다
평소 걸어서 10분이면 되는 길인데 15분쯤 걸린것 같다
그럴 줄 알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눈이 쌓인 나무를 찍었는데 사진을 찍고 보니 이런 사진이 나왔다
육안으로 봤을 땐 분명 하얀 눈이 쌓여 있었는데..
역시나 출근을 해 보니 빙판길에 출근을 포기한 직원이 있었고 또 지각하는 직원들도 있고 …
집이 먼 몇몇 직원은 회사에서 연락을 해 쉬도록 했다고 한다
그렇게 난리를 칠 만큼의 눈이 내린 건 아니지만 1년에 많아야 서너 번 눈이 내릴까 말까 하는 따뜻한 동경에 사는 사람들은 눈에 익숙하지 않고 취약한 편이다
조금의 눈에도 난리가 나곤 한다
집이 먼 직원은 회사에서 쉬라고 연락을 했고
어떤 직원은 배가 아프다고 쉰다는 연락이 있었다
진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 의심하면 안 되는데 나뿐 아니라 매니저도 그리고 다른 직원들도 그리 생각한다는 사실
눈 때문에 출근을 못 하겠다고 솔직히 말하면 될 텐데 꼭 어설프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오늘 아무개가 배가 아프다고 쉰다고 나에게 라인이 왔었는데 상사에게도 연락이 있었냐 물었더니 상사에게도 라인이 왔단다 그러면서 상사의 한마디 “ 어차피 진짜 배가 아픈 게 아니라 눈 때문일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될걸 …”
어떤 이는 좀 늦겠다고 연락이 오고 결국 업무는 나 혼자 시작을 했다 ㅠㅠㅠㅠ
(30분 늦게 다른 직원이 출근을 했지만..)
일치감치 출근한 상사도 예상했던 상황인지라 담담하고 내가 제시간에 출근할 걸 믿기에 안심했다고 한다
나를 믿었다는 게 내가 책임감이 있거나 믿음직 스로워 서가 아니라 집이 가까워서 도보로 출근이 가능하기에 어떤 천재지변에도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큰 눈이 내릴 때나 폭풍우가 심할 때면 언제나 전날 저녁 미리 다른 직원들에겐 다 쉬거나 늦게 출근을 하라 하고 집이 가까운 나만 제시간에 출근을 하는 게 당연시되어 있다
나 또한 거기에 대한 불만은 없다
이른 새벽 빙판길 출근을 서두르다 자칫 사고라도 나면 안 되니까
동경은 눈이 잘 오지 않고 와 봐야 다음날이면 녹을 정도로 눈이 많지 않은 곳인지라
차로 업무를 하거나 차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 등을 제외하고 꼭 차를 타지 않고도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겨울에도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조금만 눈이 와도 동경은 교통 대란을 겪기도 한다
7시 출근인 후배인 유미상은 타이어 교체를 하지 않아서 차을 초기하고 아침 첫 전철을 타고
출근을 했는데 평소보다 1시간이나 일찍 집을 나섰다고 했다
퇴근길 …
어제와 달리 얼마나 따뜻하고 포근한지
햇볕이 잘 드는 양지는 눈이 다 녹고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골목길도
아침의 빙판길과는 전혀 다른 안전한 길 ㅎㅎ
하지만 햇볕이 들지
않는 그늘진 골목은 아직 얼음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내일 아침 출근길도 조금은 긴장을 해야 할 것 같다
이대로 저녁에 기온이 내려가면 그늘진 골목길은 다시 얼어붙을 것 같아서
너무 다른 출근길과 퇴근길
불과 9시간 차로 이렇게 다른 출근길과 퇴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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