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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서글픈 양푼이 비빔밥

by 동경 미짱 2017.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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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남들이 출근하는 평일 날 난 논다 

지난 9일 일본의 성년의 날이 공휴일이었는데 

출근 한 대신 대체 휴일로 논다 


그런데 자기야도 논단다 

휴가 내고서리 ...


마누라 논다고 같이 놀아 주나 보다 

오늘은 또 어디로 외식 나가자 할려나 

그렇게 그렇게  혼자로 상상의 날개를 ..


아침에 히로 등교 시키고 

자기야는 아직 침실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래 간만에 늦잠도 자야지 

나도 덩달아 다시 잠깐 눈을 붙인다는게 

일어나 보니 10시가 넘었다 


울 자기야도 뒤늦게 어슬렁 어슬렁 2층 침실에서 

1층으로 내려 오더니만 

바로 tv 채널을 찾는다 


테니스광인 자기야가 당연히 호주 오픈 테니스로 

채널 고정 

꼼짝을 않고 테니스를 보다가


노트북을 켜길래 

어디로 외식 갈까 검색이라도 하나 보다 했더니 

회사 일 한단다 

올 한해  자기 부서 예산 편성을 해야 한단다 





일 하나 했더니 




눈이 컴퓨터로 갔다가 tv 로 갔다가 

마누라는 쳐다도 안 본다 

그럴꺼면 왜 휴가를 내고 논다고 그러냐고 

차라리 회사 출근이나 할 것이지 말이지 


이 남자 마누라 노는 날 맞춰 

같이 노는게 아니었다 

호주 오픈 테니스 보고 싶었던 거다 


어디 드라이브나 데려갈려나 

아님 날도 추우니 온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말이지 

전날부터 혼자로 북치고 장구 치고 

나 혼자 난리 브루스를 춘거 ???


따뜻한 고다츠 이불 안에 자리 잡고 앉아서 

일 하다가 테니스 보다가 

바쁘다 바뻐 울 자기야 


근데 자기야  예산 편성인데 

집중도 안하고 그따위로 일 해도 되는거 ?

제대로 일은 하고 있는 거 ?


어디 분위기 좋은데 가서 외식할려나 했던 

나의 망상을 훌 훌 털고 현실의 세계로 


배고프다고 밥 달란다 

차라리 출근을 할 것이지 

그럼 점심 밥 차리는 수고를 덜었을텐데 


오늘 따라 밉상이다

울 자기야 



그래도 우야노

밥은 먹여야지 

아무것도 없을때 제일 만만한게 

있는것 없는것 다 넣고 팍팍 비비는게 최고지 


비비는데 역시 양푼이만한게  없지 

양푼이 등장이요 


좀 많다 싶은 밥 넣고 





냉장고 속 뒤져 나물 비스무리 한것 

무조건 다 넣고보니 고기가 없다 

없는 고기 찾은들 어디서 튀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가 없음 잇몸이라고 

고기 대신 쏘세지 구워서 썰어 넣고 



계란도 두개 구워 넣고 

참기름 팍팍 넣고 통깨 팍팍 넣고 

고추장 한숟갈 떠 넣고 





양푼이 비빔밥 완성 

맛난 외식 대신 조금은 서글픈 양푼이 비빔밥이다 


자기야 밥 묵자 

양푼이채 밥상위에 턱 하고 내 놓으니 

깨끗하게 맛있게 다 먹어 치우는 

우리집 자기야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외식은 무신 

양푼이 껴 안고  밥 먹으면서도 

 호주 오픈  테니스에서  눈을 못 떼는 자기야 

나도 한번 쳐다 봐 주지 ...




어디 자기야 뿐인가

오늘따라 모꼬도 나를 외면한다 

따뜻한 스토브 앞에 저리 잡고 누워서 잠만 쿨 쿨  

그것도 나에게 등을 돌린채 말이지 

나랑 안 놀아 주는 모꼬짱 





모꼬야 모꼬야 불러도 대답이 없고 

엉덩이 쿡 쿡 찔러도 반응이 없다 





자기야에게도 모꼬에게도 외면 당한 날 


테니스에게 자기야 뺏기고 

따뜻한 스토브에 모꼬 뺏기고 

오늘 따라 왜 이리 추운거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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