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싸 본 김밥 도시락

주말만 되면 내가 우리집 자기야에게 물어 보는게 있다
나 :이번주는 언제 재택근무야?
자기야 : 수요일 하루만 재택근무할 생각이야

음 … 그렇단 말이지 ..
결론은 이번주는 4번의 도시락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우리집 자기야의 재택근무가 궁금한 이유는 재택근무가 궁금한게 아니라 출근하는 날이 궁금한거다
출근하는 날 = 도시락 싸는 날

월요일
간만에 김밥이나 말기로 했다

계란도 굽고 싫어하는 사람 없다는 스팸도 굽고

단무지가 빠지면 섭하니까 단무지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다
한국 같으면 마트에서 김밥용으로 길이랑 굵기 맞춰서 팔텐데 대충 구할수 있는 재료로 만들게 된다

재료 준비 끝!
재료는 전날 저녁에 미리  다 준비 해 두고
아침에는 밥만 해서 말기만 한다
물론 아침에 재료준비를 해서 말면 더 맛 있겠지만 나는야 일하는 여자니까 아침에 하는 건 무리!

여섯 줄을  말았다
전에는 김밥을 말면 기본 열개는 말았었다
일본 김은 한 봉지에 열장씩 들어 있어서 이기도 하고 한번 말면 그  날은 오직 김밥일 정도로 김밥을 좋아해서이기도 하다
예전엔 김밥용 김을 한국에서 사 와서 만들곤 했는데 지금은 일본 김으로 그냥 만다
처음엔 일본 김은 조금 더 두껍기도 하고 해서 맛이 떨어질까 신경이 쓰이기도 했는데 일본 김에 익숙해지다 보니 이젠 신경도 안 쓴다

자기야 도시락에 두 줄 넣고

나머지는 히로랑 나랑 아침

근데 여섯줄 말았는데 꼬랑지가 왜 여덟개밖에 없지?
정답은 자르면서 4개는  내 입으로 들어갔다 ㅎㅎ
배가 고픈것도 아니었는데  먹고 싶어서도 아니었는데 자연스럽게 내 입으로 들어 가고 있는 김밥 꼬랑지 !

히로가 고등학생일때까지는 한달에 두어번 정도 김밥 도시락을 만들었었다
히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시락 만들일이 없으니 김밥돞잘 안 만들게 된다
물론 히로의 도시락은 안 만들지만 자기야의 도시락은 만드는데 근데 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자기야 도시락은 김밥 도시락 보다는 반찬 골고루 넣고 만드는 도시락을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오후에 자기야에게서 라인이 왔다
김밥 맛있었다고 …

오래간만이라 맛 있었을테고 또 스팸을 넣었으니 당연히 맛 있었겠지
때론 참치 김밥을 때론 불고기 김밥을 만들때도 있는데 우리집 두 남자는 뭐니 뭐니 해도 스팸김밥을 제일 좋아한다
사실 불고기나  참치 김밥보다 스팸 김밥이 스팸을 잘라서 구워 주기만 하면 되니 재료 준비가 더 간단한데 말이다

요즘 내가 김밥을 자주 만들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
김밥을 만드는 날은 내가 살이 찌는 날이기 때문이다
일단 김밥을 만들면서 꼬랑지 집어 먹고 그리고 식탁에서 제대로 김밥으로 끼니를 채우고 그리곤
왔다 갔다 하면서 배도 고프지 않는데 하나씩 둘씩 집어 먹게 된다
그러다 보면 산처럼 쌓여 있던 김밥 접시는 비어있다
김밥을 만들게 되면 내가 제일 많이 먹는다
우리집 자기야랑 히로는 한 끼 먹고 끝인데 난 오며 가며접시에 남은 김밥을  하나씩 집어 먹으니 결국 남은 김밥은 전부 내 뱃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김밥이랑 떡볶이는 정말 참을수가 없다
오늘 김밥을 과하게 먹었으니 한동안 김밥은 안 마는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