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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일본까지 와서 한식이 먹고 싶다고?

by 동경 미짱 202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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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모시고 효도 관광을 일본으로 온 20년 인연의 대만 동생 디나 

사실 이번 일본 행은 그냥 여행을 온 것이 아니라 효도관광을 겸함 업무도 있었다 

디나의 어머니는 5일간의 일본 관광을 마치고 금요일 홀로 대만으로 귀국을 하셨고 

디나는  어머니를 공항까지 모시다 드리고 그 길로 바로 우리 집으로 왔다 

다음 주부터 일주일간 업무가 있는데 주말을 우리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금요일인 나도 근무인지라 근무를 마치자 마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3년 만에 우리 집에 온 디나를 맞이했다 

뭘 해도 이쁜 대만 동생 디나에게 뭐라도 맛있는걸 해 먹이고 싶은 게 언니 된 마음이다 

뭐 먹고 싶냐고 물으니 ( 엄마랑 랑 5일간 동경 관광을 한 터라 이것 저것 그것도 맛난걸  많이 먹었을 텐데 

뭘 만들어 먹여야 할지 뭐가 먹고 싶을지 몰라 직접 물어 보았다)

뭐 먹고 싶냐니 처음 나온 대답은 역시나 " 아무거나 괜찮아.."

아무거 나가 어디 있냐고 그래도 먹고 싶은걸 먹어야지 일식 양식 한식 

중식(대만인이니까 중식은 절대 NO) 빼고 내가 못 만드는 어려운 거 빼고 다 말만 하라니까 

한식이라는 대답이.....

많고 많은 한식 중에 뭐? 

라고 물었더니 곱창이란다 ㅠㅠㅠ

곱창이라 그건 무리! 

일본에서 한국식 곱창이라니요 ㅠㅠㅠㅠㅠ

 

곱창 말고 일본에서 만들 수 있는 걸 말하라니까 나온데 떡볶이랑 잡채였다

떡볶이랑 잡채쯤이야...

주방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디나는 차를 마시며 나는 부지런히 칼질을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며 

서둘러 떡볶이에 라면을 넣어 라볶이를 만들고 

 

서둘러 잡채도 만들었다 

내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그렇게 요리를 하냐며 감탄을 하는 디나..

디나는 아예 요리를 못 한다 

사과도 칼로 깍지 못해서 감자 깎는 칼로 깍는 수준이다 

사과를 감자 깍는 칼로 깍는것 처음 본다며 내가 놀라워 하니까 

" 뭘로 깍던 깍으면 되는거지 꼭 칼로 깍아야 하는거 아니잖아" 라며 너무나 당당한 디나 ㅎㅎㅎㅎ

 

디나가  말하는 자기가 40이 넘도록 요리를 못하는 

 이유는 대만은 여자가 요리를 할 필요가 없어서란다 

아침부터 밖에서 먹기 시작해서 저녁에도 야시장이 널리고 널려있어서 요리를 할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 요리를 하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더 싸기 때문이란다 (디나의 말이 그렇다 )

 

수다를 떨면서  잡채랑 떡볶이를 만드는 사이 에어프라이를 돌려  닭봉을  구운 후 

반은 양념통닭 맛으로 반은  간장 맛으로 버무려 내고 

히로는 과제 때문에 그룹 미팅이 있어서 늦다 하고 

우리 집 자기야도 조금 늦는다 하고 그래서 디나와 나 둘 만 먼저 저녁을 먹기로 했다 

냉장고에서 밑반찬도 꺼냈다

내가 직접 담근 쯔께모노들이다 

(쯔께모노는 일본식 절임 반찬이다)

갓 지은 밥도 있는데 디나는 라볶이가 있으니  밥은 필요 없다 해서 

3년 만에 우리 집에 온 디나를 위해 차려낸 저녁 밥상 

일본까지 와서 웬 한식이냐고 일식을 먹어야지 했더니 

요즘 한식에 빠져서 대만에서도 자주 먹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도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으로 갈까 일본으로 갈까 하다가 어머니가 일본이라 해서 

효도 여행지를 일본으로 정한 거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디나랑 같이 한국에 갔었던 적이 있다 

워낙 오래전이라 한국에서 어딜 갔고 뭘 먹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18년 전쯤인가 보다 

디나가 우리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을 때 한국 친정에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디나 혼자  집에 두고 가기 뭐 해서 

우리 한국 가는데 같이 갈래?라고 했더니 가겠다고 해서 

일주일간 같이 한국에 갔었었다 

그때만 해도 디나와 이렇게 오랫동안 언니 동생 하면서 인연을 이어 올 줄이라고 생각도 못 했었다 

출근만  아니었어도 더 정성을 들여 맛 난 거 만들어 주었을 텐데 메뉴도 정하지 않고 있다 갑자기 

만들게 된 라볶이와 잡채 그리고 닭고기만으로 소박하니 첫 끼를 만든 거 같아  마음이 좀....

아직 몇 끼를 더 챙겨 줄 수 있으니까 위안을 삼을 수밖에..

 

 

 

한마디 더 :

 

디나가 금요일 어머니를 공항까지 모셔다 드리고 우리 집으로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 

아무리 출근을 했다지만 저녁 메뉴를  생각도 안 했냐고 물으신다면... 

어머니를 공항까지 모셔다 드리고 다시 긴자의 호텔에 가서 집을 챙기고 하면 좀 늦을 거라고 

저녁이 필요 없다고 했었다 

그런데  월요일부터  업무를 보기 위한 호텔은 긴자가 아닌 다른 곳을 이동을 해야 하는데 

공항 가기 전 긴자 호텔에서 월요일부터 묵을  다른 호텔로 택배로 미리 짐을 보낼 수 있게 되어서 

공항에서 바로 우리 집으로 올 수 있게 되어서 생각보다 빨리 도착을 했고 그래서 함께 저녁도 먹을 수 있게 되어서 

내가 퇴근 후 급히 저녁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상 안 써도 되는 " 한마디 더 " 끝! 

하하하 정말 쓰고 보니 쓰나 마나 한 별 의미 없는 "한마디 더" 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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