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이 우리 집에 오신다
코로나 때문에 왕래를 하지 않았었다
우리는 시댁에 간다고 했지만 시부모님이 오지 말라셨다
대 도시인 동경이 아무래도 코로나에 더 취약한데다가 주변 이웃들이 코로나 시대에 동경에서 왔다는 둥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우셔서 오지 말라셨다
뭐 그렇게까지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주변 이웃의 시선에 꽤 민감하다
그런 사유로 근 3년간 시부모님을 만나지 못했었다
지난 5월이었던가 ..시어머니는 우리집에 혼자 오셨다 가셨는데 시아버지는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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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더 이상 코로나를 걱정하며 살수도 없고
시부모님도 4차까지 백신을 접종하셨으니 이제는 동경에 오시겠다고 하셨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거라서 게다가 단풍이 이쁜 11월인지라
시부모님이랑 히로까지 3대가 함께 가족 여행을 가기로 했다
가족 여행을 가기 위해 우리집으로 시부모님이 오시는데 저녁에 늦게 오신다며 저녁 준비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
어제 시어머님와 통화를 했는데 어제만 해도 "내일 저녁 먹고 갈 거니까 우리 저녁은 필요 없어"라고 하셨다
오늘은 일본은 문화의 날이라고 해서 공휴일이었다
저녁에 시부모님이 오시니 이불을 햇볕에다 내다 널고 방 청소도 하고
부엌 냉장고 정리도 좀 하고 .. 할 일이 산더미다
평소에 잘 정리하고 살면 문제가 없겠지만 일하는 여자란 핑계로 대충대충 살아오다 보니...
그런데 오후 5시쯤 되어서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출발하시는 시간이 애매해서 우리 집에 오셔서 저녁을 먹어야 할것 같다고 하시는데
그 연락이 내가 아닌 우리집 자기야에게..
헐.. 뭐야 아직 부엌 정리가 안 끝났는데 몇 시에 도착하신데? 7시!
아이고 내가 미쳐 2시간밖에 안 남았잖아
3년 만에 차리는 시아버지 밥상인데 나 더러 어쩌라는 거ㅠㅠㅠㅠ
급히 쌀을 씻어 담가 두고 저녁 준비 돌입이다
이건 뭐 며느리 테스트인가 싶다 ㅜㅜ
http://michan1027.tistory.com/1936
근데 다행스럽게도 내가 맛은 장담은 못 해도 스피드 하나는 자신이 있다
손 하나는 진짜 빠르다
나는 동시에 두 가지 세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재주가 있다
가스 불 3개를 동시에 사용하며
하나는 압력밥솥에 밥을 짓고 하나는 고등어조림 ( 고등어를 된장 맛으로 조려내는 일본 가정식 요리)을 조리고
한 곳에선 된장국 (된장국)을 끓이고....
스피드 하나는 자신 있읍니다요 ㅎㅎㅎㅎ
뚝딱뚝딱 초스피드로 차려낸 시부모님 저녁 밥상이다
히로가 주말에 잡아온 전갱이를 손질해 두었던 전갱이를 튀겼다
역시나 지난번 히로가 만든 전갱이 난방쯔께를 오늘도 만들었다
바쁘게 저녁 준비를 하다가 큰소리로 2층 자기 방에 있는 히로를 불렀지
" 히로 빨리 내려와서 난방 쯔게 만들어. 빨리 내려와 할아버지 곧 오신단 말이야 빨리빨리"
그렇게 난방 쯔께는 히로가 만들었다
사바 미소니라고 해서 역시나 히로가 잡아 온 고등어를 된장에다 조렸다
무도 넣고 제대로 조렸다
아보카도랑 오이랑 파프리카랑 참치를 깍둑썰기 한 후
간장이랑 고추냉이를 넣고 조물 조물 버무렸다
그리고 내가 만든 적 양배추 절임이랑 가지 절임, 오이 간장 절임이랑 깍둑이를 밑반찬으로 내고
(미소시루)된장국도 끓였다
시부모님의 며느리 테스트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사히 테스트 통과했다
ㅎㅎㅎ
히로가 만든 전갱이 난 방쯔께도 넘 맛있다 하셨고
고등어 된장 조림도 한 마리 조렸는데 남김없이 먹었다
참치 아보카도 무침도 깨끗하게 남김없이 ㅎㅎㅎ
평소보다 과식하셨다 하니 넘 갑작스러워서 혼자서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만족스럽다
3년 만에 갑작스레 차리게 된 시부모님 저녁식사
3년만에 3대가 함께 모여서 도란도란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자! 이제 1주일간 시부모님과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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