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오늘은 쉬는 날이었다
오전부터 마당에 나가 겨울내 손 보지 않았던 마당 정리도 하고
막 피기 시작한 튤립을 비롯한 꽃들도 보고 ...
역시 난 봄이 좋다
분명 난 겨울에 태어났지만 추운 겨울이 싫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피어난 꽃들이라 더 이뻐 보이고 대견해 보인다
혼자 마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평화로워서 좋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앉아 있는 이 시간이 좋다
작년에 심었던 키위가 쑥쑥 잘 자라고 있다
오랜 기간 우리 집 마당에 자리 잡은 터줏대감들보다
새로운 아이들에게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매년 봄에 한국에 갔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져서 3년간 한국을 가질 못했다
이번 봄엔 한국에 갈 수 있었지만 가지 않기로 했다
내가 한국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부모님이다
부모님에게 막내 딸내미 얼굴을 보여 주기 위해 가는 게 나의 가장 큰 한국행 이유다
그런데 이번엔 내가 한국에 가지 않기로 했던 건 내가 가는 것보다 친정 부모님을
일본으로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다
매년 부모님은 연세를 드시고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시고
나야 언제든 맘만 먹으면 한국에 갈 수 있지만 부모님은 뒤로 미루면 미룰수록 일본으로 오실 수 있는
가능성이 적어진다 생각하니 올 해는 부모님을 일본으로 모시는 게 좋겠다 싶었다
몇 번이나 부모님께 오시라 했지만 선뜻 그러겠다고 하지 않으셔서
언니에게 부모님을 설득해서 비행기표를 끊으라고 했지만
오늘내일하면서 아직 일은 진행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매년 기력이 약해지시니 어쩌면 이번이 부모님이 일본으로 오시는 마지막일지 모른다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서 더 오시라고 조르는데 울 엄마는 내년에 갈게라고...
울 엄마의 똥고집을 나도 울 언니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가는 건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
오세요 하면 당연히 오실 줄 알았는데 울 엄마 다리가 별로 안 좋은데 더 나빠지신 건가
싶기도 하고 비행기 타고 하는 장거리 여행이 부담스러우신가 싶기도 하고..
정말 부모님이 일본에 오시지 않겠다면 내가 가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일이 너무 바쁘고 5월의 황금연휴까지는 못 갈 것 같고 6월쯤 가야 하나..
내 맘 같아선 이번엔 정말 부모님이 일본으로 오셨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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