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했던가...
결혼 25년 차
그것도 그닥 평범하지 않은 한일국제커플인 울 부부도 가끔 부부싸움이란 걸 한다
다른 성장과정과 다른 성격 게다가 울 부부는 문화까지 다른데
그래도 다행스럽게 아직까지는 별문제 없이 알콩 달콩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결혼했을 때가 나도 어렸지만 우리 집 자기야는 나보다 더 어린 24살의 사회 경험 전무한 남자였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용케도 결혼을 했구나 싶다
어렸고 또 국적이 다른 남녀가 만나 그나마 잘 유지를 해 온 가장 큰 이유는 대화였던 것 같다
가끔은 자기 마음을 자기가 모를 때도 있는데 말을 안 하는데 어떻게 아냐고?
그래서 우리는 사소한 일에도 대화를 많이 나누었었다
그러면서 상대를 이해했었던 것 같다
말해도 이해 못 하는 아니 이해할 수 없는 각자의 회사 이야기도 했으니까...
그랬던 울 부부가 요즘 대화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이름하여 권태기!
그것도 갱년기를 동반한 권태기!
항상 뭘 하던 같이 해야만 했던 아니했었던 부부가
평일엔 회사일로 바쁘고 주말엔 각자의 취미 생활에 바쁘다 보니 함께 하는 시간도 줄고
자연스레 대화도 줄어든 것 같다
예전엔 별 시시콜콜 한 하나 마나 한 쓸데없는 이야기도 다 공유를 했는데
요즘은 각자가 바쁜 것 같다
우리 집 마당에 가을 장미가 피기 시작했다
내 취미 중 하나인 식물 가꾸기..
난 집에 있는 시간에 마당에 풀을 뽑거나 꽃 가꾸기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우리 집 자기야는 주말이면 테니스를 하러 가는데 테니스를 가면 기본 한 나절이다
아침 7시에 나가 12시까지
오고 가는 시간을 빼고 한번 가면 4시간은 테니스를 친다
취미가 있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니까
게다가 운동이라는 건전한 취미니까 뭐라 하지 않는데 문제는 자기 몸 생각지 않고 너무 테니스에
몰입을 하는 게 문제다
몇 년 전에는 오른쪽 손가락을 다쳤다 (뼈에 금이 갔었다)
당연히 두어 주 테니스를 못 했었는데 친구가 왼손으로 해 보라고 하더란다 그게 가능하냐고?
젓가락질도 왼손으로 하면 힘들 텐데 테니스를 갑자기 왼손으로 어떻게 한다고 하라는 사람이나
그렇다고 하는 사람이나...
그런데 웃기게도 우리 집 자기야는 그게 가능했다
왼손으로 테니스를 하니 되더란다 ㅠㅠ
자기야 말로는 원래는 어릴 적부터 양손잡이였는데 엄마가 오른손을 쓰라해서 오른손잡이가 된 거란다
그래서 왼손도 가능한 것 같다고
그리고 또 몇 년 전엔 허리랑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몇 달간 침을 맞고 치료를 받았는데
그러면서도 테니스를 포기하지 않았었다
오죽했으면 침놓으시는 선생님이 제발 몸 생각해서 테니스를 좀 적당히 하라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 고집 불통 우리 집 자기야가 남의 말을 들을 사람이 아니다 ㅠㅠㅠ
얼마 전엔 무릎에 물이 찼었다
그래서 다시 비싼 돈 들여 가며 침이랑 물리치료를 하면서도 테니스를 다닌다
내가 우리 집 자기야에게 하는 말이
" 아니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자기가 테니스 국가 대표라도 되는 줄 알겠네"
그렇다고 아주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실력이 좋은 게 아니라(그렇다고 못 하는 건 아니다 ) 테니스 자체를 좋아하고 즐긴다
며칠 전에도 무릎 상태가 안 좋다면 병원을 다녀왔다
짜증이 나서 결과를 물어보지도 않았다
히로도 중 고교 6년간 테니스를 했던 아이라 아빠에게
무릎에 물이 차서 운동을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빠도 적당히 하라고 할 정도다
무릎 상태가 안 좋아서 2주째 테니스를 쉬고 있다
그런데 이번주 토요일에 또 테니스 일정을 넣어 놓았다
진짜 맘에 안 든다
나는 걱정한다는 고 하는 게 잔소리가 되고
우리 집 자기야는 그런 마누라의 잔소리가 듣기 싫은 거다
에전엔 마누라의 잔소리도 좋다고 하더니만 이젠 듣기 싫어한다는게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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