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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남편의 당당한 거짓말

by 동경 미짱 202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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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키 작은 코스모스가 피어있었다 

뜨겁게 작렬하는 태양아래 이쁘게도 피었다

지난주 갑자기 이 무더운 여름날  남편 친구 아들을 자그마치 5일이나 우리 집에 묵어야 하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있었다 

https://michan1027.tistory.com/2271

 

내 팔자인가 보다 ..

이번 여름은 비도 안 온다 가물어도 너무 가물고 더워도 너무 덥다 이 무더운 날씨에도 이쁘게 핀 꽃! 선인장 꽃이다 꽃을 지탱하지도 못 할 만큼 커다란 꽃을... 아... 올여름은 정말 덥다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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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오늘 오후에 우리 집에 와서 일본에선 공휴일인  11일 목요일까지 5일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남편 친구 아들이 우리 집에 묵는다는 

잠만 자고 샤워만 할 수 있으면 된다는데 말이 쉽지...

그것도 2일에 연락이 왔으니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갑자기였었다 

처음엔 친구가 오는 줄 알고 그 친구를 만난 게 23년 전이 마지막이었으니 

모처럼 동경에 온다는데 오래간만에 만나고 싶은 마음에 (이때만 해도하루만 무는 줄 알았다 

내가 아무리 보살이라도 이 무더운 여름에 친척도 아니고 남편 친구를 5일간 집에 들이는 건 아니지...)

그러라 했는데 라인으로 주고받으며 드러난 사실은 친구가 아닌 그 친구 아들을 5일간 묵게 해 달라는 

말이었다 

처음에 괜찮다고 했는데 갑자기 안 된다 할 수도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손님을 치러야 하는 상황 ㅠㅠㅠㅠ

http://michan1027.tistory.com/2270

 

직장인으로써 코로나 시대로 좋아진 점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우리 가족은 2번 코로나에 걸렸었다 첫 번째는 동경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확진자가 늘었을 때 그때는 코로나 걸리면 큰 일이 난 줄 알고 회사에서도 지금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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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연락이 왔었던 그때는 우리 집 자기야가 여름감기로 (어쩌면 코로나일지도 모른다 생각은 했지만 

병원에서 열이 안 나니까 감기라 했었다) 기침과 콧물 그리고 끊임없이 나오는 가래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을 때였다 

잘 낫지 않고  호전되지 않는 증상으로 결국 2주간 재택근무를 했다 

친구에게 몸 상태를 설명했지만 친구 반응은 " 아직 5일 정도 남았으니 그때까지 빨리 나으라는..."

헐...

 

우리 집 자기야도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러려니 ㅠㅠㅠ

이런 상황이었지만 난 자기야에게 잔소리는 일절 하지 않았다 

왜냐면 나도 나지만  20년 만에 친구 만난다 생각했었다가 뒷 통수 맞은 우리 집 자기야가 더 황당할 것 같아서..

그런데 2일이 지난  금요일에 우리 집 자기야가  근무 중인 나에게 라인을 보내왔다 

자기 감기가 히로에게 옮겼다는 이유로 거절하겠단다..

괜찮겠냐고 물으니 자기는 상관없단다...

 

 

어떻게 되었는지 상황이 궁금한 나 

저녁에 거절했냐고 물으니  안 된다고 딱 부러지게 말은 못 했고 자기 감기가 히로에게 옮겼다고 라인을 보냈단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토요일 

친구 아들에게도 옮길지 모르니 안 되겠다는 거절을 했단다 

우리 집 자기야는 거짓말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의의 거짓말이란 것조차 잘 못 하는 사람이다 

이 거짓말을 위해 모르긴 해도 꽤 고심을 했을게 뻔하다 

우리 집 자기야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그래도 괜찮겠냐고?

첫 연락부터 아들이  동경 가는데 며칠 부터 몇일 간  부탁한다고 했으면 모를까 

처음엔 자기야도 친구가 하루 정도 묵는다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게 

우리 집 자기야 입장에선 친구인 나까가와가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루라면 모를까 5일이라니 출근을 해야 하는 나에게도 너무 미안해서 

거짓말을 해서라도 거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  결과  우리 집은 이번주도 평화로울 예정이다 ㅎㅎㅎ

울 동네 

코스모스가 피었다 

이 무더운 날에 여름 꽃도 아닌 가을꽃인 코스모스가 피다니..

요즘은 제철이란 게 없는 것 같다 

너무 더워서 다들 제정신이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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