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스타일은
일단 주 목적지를 한 군데 정한다
이번 여행의 첫날은 강물 전체가 온천인 혼욕 온천인 시리야끼 온천을 첫 여행지로 정했다
첫날 하루 일정을 시리야끼 온천 한 군데로만 정하고 떠나 왔다
하지만 온천에서 하루 종일 있는 것도 아니고 온천 외에 어딜 갈 것인지는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일단 목적지인 온천에 도착한 후 온천을 즐기고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조금 휴식도 취하고
그래도 아직 한나절이나 남았다
하지만 걱정은 노 ! 노!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동안 다음에 어디로 갈 것인지를 찾는데
구글 앱에서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서 추천 관광지를 찾으면 간단 해결이다
이 날은 시리야끼 온천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호숫가 근처의 공원에 가기로 했다
후기가 4,2니까 일단 믿고 가 보는 걸로..
딱 트인 호숫가 주변으로 하이킹 코스가 있었다
호수를 따라 편도 5킬로 왕복 10킬로의 하이킹 코스!
하이킹을 하기 위한 아무 준비 없이 왔기 때문에 10킬로의 거리를 다 걷는 건 포기하고
주변 코스만 걸어 보기로 했다
6월의 한 낮은 햇볕이 쨍쨍이요 더위에 걸을 엄두가 안 나겠지만
비가 올 예정이었던 이 날은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구름이 드리워져서 쨍쨍하니 내려 쬐는 햇볕으로부터
피할 수 있었고 고도가 높은 지역이라서 생각보다 훨씬 시원한 최적의 날씨였다
바록 10킬로의 하이킹 코스를 포기했지만 1시간 정도 기분 좋게 걸었다
양옆에는 전부 원추리였다
원추리 꽃 봉오리 피기 위한 준비 중!
동경은 원추리 꽃이 벌써 만개를 했는데 이곳은 북쪽인 데다가 고도가 높아서인지
2주 정도 늦는 것 같다
열흘쯤 더 늦게 왔다면 온통 원추리 꽃으로 장관을 이룬 광경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작은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이킹이었다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넓은 초원이었기에
잔뜩 드리워진 구름이 오히려 고마울 정도였다
동경은 철쭉은 벌써 끝났는데 이곳은 철쭉이 한창이었다
작은 체구에 노령인 울 모꼬 할머니도 꽤 열심히 걸었다
푸르디푸른 초록들 사이에 울긋불긋 철쭉꽃이 참 이쁘다
기분 좋은 하이킹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10킬로의 하이킹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을 정도로..
가을이 좋겠지..
하이킹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
초록 풀 숱 사이에 종이컵 하나 발견!
내가 먼저 발견을 하고 " 누가 이런 곳에 컵을 버렸네 "라고 발걸음을 옮겼는데
우리 집 자기야가 그 종이컵을 주워 들었다
아주 나쁘네...
라며 종이컵을 주워 든 우리 집 자기야
그렇다 우리집 자기야는 이런 남자다
예전부터 그랬다
누가 이런 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솔직한 내 맘은 그냥 줍지 말지 싶었다
아직 걸어야 할 거리는 많이 남았고 게다가 주차장에 휴지통도 없었는데
저걸 주워다 어쩌려고 저라나 싶었다
하지만 이 남자 한번 주워 든 컵을 다시 내려놓을 리는 만무하고 냅 둬야지 어쩌겠어 ㅎㅎㅎ
종이컵 안에 담배꽁초도 하나 들었고 왜 인지 작은 돌멩이도 하나 들어 있었다
담배꽁초는 그렇다 치고 돌멩이는 왜 넣었을까?
이유야 모르겠지만 담배꽁초랑 돌멩이가 든 쓰레기 아니 종이컵을 들고 언덕길을 올랐고
쓰레기 통이 없어서 결국 차에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 쓰레기를 버리고 싶을까?
도대체 어떤 맘으로 이런 아름다운 곳에 쓰레기를 버릴까?
그 심리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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