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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내 팔자인가 보다 ..

by 동경 미짱 202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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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은 비도 안 온다 

가물어도 너무 가물고 더워도 너무 덥다

이 무더운 날씨에도 이쁘게 핀 꽃! 

선인장 꽃이다

 꽃을 지탱하지도 못 할 만큼 커다란 꽃을...

 

아... 올여름은 정말 덥다 

며칠 전 일이다 

우리 집 자기야의 대학교 동창인 나까가와 상에게서 연락이 왔단다 

나까가와 상은 우리가 결혼 후 신혼 때 우리 집에 두어번 놀러 온 적이 있는 친구다 

내가 만난 적이 있는 유일한 우리집 자기야의 대학 동창이다

그 후론 나까가와 상도 결혼을 하고 무엇보다 동경에서 450킬로나 떨어진 미에겐三重県 에 살고 있어서 

만날 일이 없었다 

매년 연하장을 보내며 살아 있다는 소식만 주고 받을 뿐..

그런 나까가와상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고 하니 무슨 일인가 했다 

자기야 : 나까가와가 다음 주에 동경에서 아들 탁구 대회 응원차 오는데 하루 묵어도 되냐고..

              잠만 자고 샤워만 할 수 있으면 된다고 

나 :  잠만 자고 샤워만 하면 되면 호텔에 묵으면 되지 왜 우리 집에?

       

 

이 무더운 날 솔직히 반갑지는 않았다 

그것도 이 무더운 날 친인척도 아닌 어렵다면 어려운 20년 전 두 번 만나 본 게 다 인 

남편의 대학 동창이라니...

솔직히 썩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동경에 오는 김에 오래간만에 만나고 싶은가 생각이 드니 

겨우 하루인데 무조건 싫다고 하기가 그래서 

 

나 : 자기는 어때? 자기도 나까가와 만나고 싶어?

자기야 : 그야 만나고 싶지 

나 : 그럼 자기가 알아서 해 

 

만나고 싶은면 밖에서 만나면 되는데 굳이 우리집에 묵을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 허락이 떨어지니 자기야는 나까가와상에게 우리 집에 묵어도 괜찮다고 했고 

나까가와상과 일정에 대해  메일을 주고받으며 알게 되는 

새로운 진짜 달갑지 않은 진실들...

 

알고 봤더니   나까가와상의 아들이 탁구 대회에 나가는 게 아니라 아들 친구가 탁구 대회에 나가고

고로 나까가와상이 아들 대회 응원을 오는 게 아니라 나까가와상 아들이 친구 응원을 하러 오는 거고

고로 나까가와가상이  동경에 오는게 아니라  아들이 동경에 오는거고 

고로 나까가와상이 우리 집에 묵는게 아니라 나까가와 상 아들이 우리집에 묵는다는 거다 

헐... 뭔 소리야?

20년 만에 만나는 대학 친구라서 우리 집에서 묵어도 된다고 했는데 뜬금없이 아들을 우리집에

묵게 해 달라는 말이라고??

게다가 하루가 아니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간이란다 

 

결론을 말하자면 만나적도 없는 친구 아들을 우리집에 이 무더운 여름날에 5일간 묵게 한다는 건데 

우리집에 묵어도 된다고 했다가 안 된다고 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5일간 고딩 남학생이을 우리 집에 들이게 생겼다이 ㅠㅠㅠ

 

일본인들은 어려서부터 메이와쿠( 迷惑)라는 말을 엄청 듣고 자란다 

민폐! 

남들을 신경 쓰는 민폐 끼쳐서는 안 된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듣고 자라는 민족인데 

이거야 말로 찐 민폐아닌가 ..

 

좋게 생각해 보자면 아들 혼자 동경에 보낼려니 걱정이 되어서 친구에게 연락을 했나 보다 싶고 

나쁘게 생각할려니 호텔값 아끼려고 그려나 싶기도 하고 ..

그나저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5일씩이나

게다가 내가 전업 주부도 아니고 출근하는 직장인인데...

이젠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다

이제 와서 거절하지도 못하겠다 

난 원래 집에 사람이 오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 

사람 사는 집에 사람이 찾아오는 건 당연한 거고 오라고 해도 가기 싫은 집이 있는데 

자꾸 우리 집에 오고 싶다는 건 절대 나쁜 일이 아니라 생각하니까 

하지만 친구나 지인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을 

남편 친구 아들이라는 인연하나로 이 무더운 날 하루 이틀도 아니고 5일이나..

잠만 자고 샤워만 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은 하지만 

그래도 내 집에 찾아오는 손님인데 밥은 해 먹여야 할 텐데 

만나적도 없고 지금까지 존재도 몰랐던 고교생 남학생은 식사 취향도 모르는데 

난제로다....

 

내가 히로에게  이 무더운 여름날 잠만 자러 우리 집에 온다는 게 말이 되냐고 했더니 

오래간만에 만나고 싶은 거 아니냐고..

그래서 친구가 오는 게 아니라 친구 아들이 그것도 5일간이나 오는 거라 했더니 

히로도 그건 쫌 이해가 안 된다고 아들도 생판 모르는 집에 묵는 게  불편할 텐데 왜 그랬을까

좀 이해가 안 된다고..

 

히로 말을 듣고 깨달았다

 우리도 우리지만 친구 아들(당장 다음 주 월요일에 온다는데 아직 이름도 모른다 )

도 많이 불편할 거라는 거...

친구 아들의 마음은 미처 생각을 못 했다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싫다 생각 말고 좋게 생각하자 

어쩜 나 보다 친구 아들이 더 불편하고 싫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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