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아들의 생일 파티를 하는 이유

5일간의 긴듯 짧은 듯한  꿈 같던 대만 여행을 마치고 

현실세계로 돌아왔다 

대만 떠나기전날 우리집 마당의 튜울립이 봉오리를 맺었었다 

대만을 5일간 다녀오다 보면 혹시 올해는 튜울립 피는 것을 못 볼수도 있겠구나 

1년을 기다려 딱 이맘때 한번 보는건데 아쉽네 했었다 

그런데 내가 집으로 돌아 오기를 기다렸다는듯 

딱 맞춰 피워준 울집 마당의 빠알간 튜울립 

하얀 은방울 꽃이랑 함께 투샷

이쁘다 

아직 아직 풀어 놀 대만의 이야기 보따리가 가득이지만 

하나 하나 천천히 풀어 헤치기로 하고 오늘은 다시 일본에서의 일상 이야기로 

잠깐 돌아 올까 한다 

3월 20일이 히로의 생일이었다 

초등학교때부터  히로의 생일 파티를  히로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간단한 생일 파티를 해 주었었다 

고등 학생인 올해의 생일 

아직 봄 방학전인 바쁜 고등학생들

애도 아닌데 무슨 생일 파티??

봄방학도 했겠다 대만도 다녀왔겠다 뒤늦게 

 올해도 어김없이  히로의 생일 파티를 우리집 마당에서 열었다 

올해는 히로랑 그 친구들의 의견을 따라 바베큐 파티로 

난 재료 준비하고 자기야는 굽고 ...

울 부부가 애도 아닌데 고딩 아들의 생일파티를 계속해서 하는 이유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들의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초등학교 중학교는 집에서 가까운 근처의 아이들이 모이기 때문에

사실 대부분 아는 아이들이었다 

그래도 요즘 세상에 아들 친구 녀석들이랑  얼굴 맞대고 앉아서 

이야기 할 기회가 없다 

특히나 고등학생이 되고 보니 대부분 아는 친구들인 초 중학교와는 달리 

평소에 히로와의 대화를 통해서 이름이나 사는 곳 정도만 알지 

누가 누군지  어떤 친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고등학교는 집들이 동서 남북  다 흩어져 있어서 

집으로 놀러 온다거나 만날일이 전혀  없었다 

봄 방학중에도 있는 특별활동 연습 때문에 오지 못한 두명 외에 

히로의 같은 반 절친  5명이 울 집으로 우르르 몰려 들었다 

히로만 보다가 커다란 녀석들  히로 포함 6명이 앉다 보나 

좁은 우리집 마당이 더 좁아 보인다 

평소에 히로에게 들어서 이름만 알고 있던 친구녀석들 

아! 얘가 걔구나 

쟤가 걔 구나 ..

아이들의 즐거운 바베큐 파티 분위기 깨지 않게  최대한 방해 되지 않게 

자기야는 조용히 고기를 구우며 아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나는 나대로 집안을 들락 날락 하며 부족한 것들 나르며 

구석에 앉아 고기 몇점 주워 먹어 가며 

아이들의 재잘 재잘 거리는 이야기 소리를 들었다 

자기야란 내가 있어서인지 얘기의 주제는 

1학년 한해동안 있었던 학급 이야기 특별 활동 이야기 

그리고 봄 방학후 신학기날 발표될 새로운 반 편성 이야기 

반 편성없이 이대로 다같이 같은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애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겠어 하면서 

나름 많이 준비 한다고 했는데 

헐 ...  한창인 고등학생 남자 아이들 6명이 먹어 치유는 양이 엄청나다 

혹시나 하고 남으면 다음번에 울 가족 바베큐때 구워 먹으면 되지 하고 

넉넉히 준비해 냉장고에 넣어둔 고기까지 더 꺼내 와 

구워 먹고서야 "이젠 배가 부르다는"  는 소리를 들었다

 평소에 히로가 먹어도 너무 먹는다 생각을 했었는데 히로만 잘 먹는게 아니었다 

넉넉히 준비한게 신의 한수였다

특히나 수영부 아이의 먹성에 헐 ??

예전에 박태환선수의 식단을 보고 먹어도 너무 먹는다 싶어 

 깜짝 놀랐었는데 역시나 수영부는 먹는게 남 달랐다

고등 학교에 입학후 처음 한달 히로는 친구가 없어서 조금 외로워 했다

다 알고 지내던 중학교와는 달리  여러 학교에서 모인 고등학교 

히로의 반에는 아는  아이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랬던 히로가  이렇게 밝게 새로운 친구들을 잘 사귀고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내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중학교 졸업후 각각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한  중학교때 히로 친구 몇몇이

 우리집에 놀라 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중학교때가 더 좋았다 

고등학교는 별로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히로는 지금 고등학교가 중학교때보다 더 즐겁고 좋다고 한다 

내 고등학교 시절을 되돌아 보니 매일 아침 도시락 2개 사들고

이른 아침 집을 나서 어두운 밤까지 보충 수업이란걸 했던 기억 밖에 없다 

히로가 고등학교 생활을 즐겁다고며 만끽할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니 

이 녀석들이 너무 고맙고 이뻐 보인다

신학기 다 같은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고 담임 선생님도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담임 선생님에 대한 만족감도 히로는 아주 높다 

친구들도 그렇고  담임 선생님도 그렇고

아주 충실한 고등학교 1년을 보낸듯 해서 

엄마 입장에선 얼마나 다행인지 ... 

이제 곧 시작될 신학기 

2학년때도 히로에게 충실한 만족도 높은 1년이 되엇으면 좋겠다 

아들 친구 녀석들 ...

목소리는 걸걸하고 덩치는 나 보다 훨씬 더 크고 ..

그런데  그런 녀석들이 내 눈엔 한 없이 귀여워 보인다 

짜식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