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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사람들..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by 동경 미짱 2018.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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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단촐한 가족구성으로 살다가 

갑자기  8명의 아침 준비하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8명분의 토스트를 굽다보니  따근 따끈한 상태로 내어 놓기는 도저히 불가능하고 

따끈 따끈이고 뭐고 8명분 아침 먹거리 차려 내는 것만으로 대단한거니까




울 집 거실 식탁에 8명이 다 앉을수가 없어서

마당에다 자리를 폈다 

차려 내 놓고 보니 전날 저녁에 브로콜리 미리 삶아 두었는데 

그걸 올려 내는것도 잊어 버릴만큼 정신이 없었다는 ...


초등 학교 6학년 로이랑 4학년 로페가 도와 주고 싶다고 해서 

바나나 껍질을 까서 자르고 접시랑  컵을 마당으로 나르는 

일을 부탁을 했다 





자기가 내린 향기로운 커피와 함께 

8명 대 식구의 아침 식사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로이 랑 로페가 설거지를 하겠다고 한다 

내가 괜찮다고 사양을 해 보았지만 평소에 집에서 하는 일이라며 

아이들에게 맡겨 두라고 ...


내가 평소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말이 있다 

" 나는 이세상에서 부러운 사람은 딱 하나 

바로 딸 가진 엄마야 "

내가 갖지 못한건 언제나 좋아 보이고 부러운 법이라곤 하지만 

정말 딸 가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웠다


딸이라고 다 좋은 딸만 있겠느냐만은 정말 로이랑 로페는 엄마 아빠가 

아이들을 잘 키웠다는게 아니 잘 키우고 있다는게 보인다 


적당히 수줍어 하면서도 살짝 보이는 애교...

게다가 설거지를 비롯해 내가 뭔가를 하면 꼭 도울려고 하는 이쁜 짓 

로이 엄마는 살림을 전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로이 아빠가 청소부터  정리 정돈 요리까지 다 하고 

로이 엄마는 말그대로 여왕이다 

정작 엄마는 집안 살림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하지 않는게 아니라 못하는건가??)

 두 딸들에게 집안일 도우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게 

어째 이해가 안가면서도 이해가 간다고 하면 이상한 표현인가??




저녁에 바베큐를 한다고 내가 재료 준비로 부엌을 왔다 갔다하니 

로이랑 로페가 또 무언가 도와 줄게 없냐며 부엌으로 들어왔다

음식을 접시에 나눠 담는 일도 도와 주고 마당까지 재료들도 날라주고 

어른들은 낮에 쇼핑 하느라 지쳐 쉬고 있는데 

나를 돕겠다고  나서는 로이랑 로페가 이뻐 죽겠다 



마당에 나가 상추랑 쌈 사먹을 채소를  뜯는 로이랑 로페 

다소곳하게 앉아 상추를 뜯는 애들이 왜 이리 이쁜지 ..



초등 4년 둘째 로페 

로페는 궁금한 것도 많고 애교도 많고  아주 활달하다 



초등 6년 첫째 로이 

로이는 다소곳 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천상 여자다 

동생도 얼마나 잘 챙기는지 이뻐 죽겠다 


무뚝뚝한  고딩 사내녀석 하나를 키우는 나로썬 

집안을 왔다 갔다 하는 이쁜 딸들이 왜 이리 이뻐 보이는지 ..

히로랑은 목소리부터가 다르다 

사근 사근힌 목소리 

 약간은 부끄러운듯한 수줍은 미소...




로이랑 로페가 아빠가 너무 좋다는 말에 

울 자기야 로이 파파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아 진짜 부럽다 딸에게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



 

로이랑 로페가  번갈아 가며 고기를 굽느라 고맙다며

 울 자기야 어깨 맛사지

울 자기야 행복해서 죽겠다는 표정 

 난 히로 보다 로이랑 로페가 더 좋은데 어떻하지

아빠의 폭탄 발언에 멍하니 아빠를 쳐다보는 히로 

그러면서도 죽어도 아빠에게 애교를 못 부리는 무뚝뚝한 고딩인 히로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울 히로도 애교도 가끔 부리고  하더니만 

고딩이 되더니만 무뚝뚝한게 멋스러워 보인다 착각을 하는 건지 

무뚝뚝함을 고수하고 있다 


자기야를 맛사지 하던 로페가 이번엔 내 어깨도 맛사지 

로페의 손 맛이 아주 부드럽다 

가끔 엄마 어깨를 주무르는 억세기만 한  히로의 손 맛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로이랑 로페를 보면서 막연히 딸 가진 엄마를 부러워 하던

그 막연히가 확신이  되었다 

역시 딸 가진 엄마가 세상 제일 행복한것 같아 ..


저녁에  샤워를 마친 로이의  머리를 로이 엄마가 드라이로 말려 주면서 

도란 도란 정답게 얘기를 나눈다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대만말을 모르는 내가 알 턱이 없지만

그 분위기가 그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인다 

아니 부럽다 


울 자기야는 장남에다 남동생이 한명 있는데 (고로 나의 시동생)

시동생부부는 결혼 하기 전부터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했고 

여전히 그 말을 잘 지키고 있어서 아이가 없다 

히로에겐 친가에는 오직 히로 한명 뿐이고 

난 오빠랑 언니가 있는데 오빠네도 언니네도 아들만 있다 

그리고 나도 아들만 하나 

즉 외가에도 딸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없다


이런 환경의 내 입장에서 바라보면 딸 가진 엄마가 얼마나 대단한 벼슬인지  모른다 

딸은 아무나 낳는게 아닌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내가 10년 젊었어도 ....

아니 10년 젊어진다고 해도   우리집 가계를 보면 딸은 아무나 가지는게 아닌가 보다 

나의 평생 이룰수 없는 꿈 

바로 딸 가진 엄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은 

 바로 딸 가진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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