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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사람들..

선택

by 동경 미짱 2018.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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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대만 친구들이 우리집을 다녀간지 이틀째

겨우 이틀이 지난후 우리집은 또 다른 손님(?)을 맞이했다 

손님이 끊이지 않는 미짱네다 ..


누가 농담 삼아 그러더라 

미짱네는 게스트 하우스 하냐고 ....


이번 손님은 한국 손님 아니.. 일본 손님 ... 아닌가 ...


정확히  말하면 아빠는 한국인 엄마는 일본인 

나고 자란 곳은 한국인 스무살 여자 아이다 

흔히 말하는 한일 다문화 가정의 아이이다 


한국 국적과 일본 국적 양쪽을 다 가지고 있는데 

내년 8월까지 한쪽 국적을 포기 하고 한쪽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국적 선택을 하기 전에 

외갓집이 북해도라 가끔 북해도는 왔었지만 동경쪽은 한번도 온 적이 

없는 그녀가 항상 엄마를 따라서 다녔던 북해도 외가가 아닌 

동경 아니... 부모를 떠나  혼자로 

일반적인 일본을 경험하고 잠깐이라도 생활을 해 보고 싶다고  해서 

우리집에 한달의 일정으로 오게 된 것이다 


처음에 그녀가 국적 선택을 하는 것을 고민한다는 말을 들었을때 의아 했었다 

부모가 어느 나라 사람이건 나고 자란 곳이 한국이기에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살아 왔으니 당연히 한국 국적을 

선택 할것이라 생각 했기 때문이다 


나는 솔직히 지금까지 히로는 일본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고 있으니 

친구들도 지인들도 다 일본에 있으니 

당연히 히로는 일본 국적을 선택 할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녀를 보면서 아니구나 

히로도 한국 국적을 선택할 수도 있겠구나 

내가 엄마라고 내 맘 대로 생각 하고 결정을 할려고  했구나 ...

히로의 인생 히로가 생각하고 결정 할수 있도록 해야 하는 구나 ...


처음 그녀가  일본에 가고 싶은데 우리집에 묵어도 되냐고 물었을때 

그냥 일본 놀러 올려는 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나중에 그녀가 왜 일본에 올려고 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망설인 없이 " 그래 우리집으로 와 "


자기야에게도 히로에게도 물어 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대답을 했었다 

어쩌면  모든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거쳐가야 할 과정

 히로도  4년후엔  거쳐 가야할 과정이기에 


그녀가 어떤 과정을 거치며 국적 선택의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응원 해 주고 싶어서 였다 


미술쪽에 관심이 많다는 그녀는 일본에서 많은 미술관을 둘러 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일본의 통장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부모의 편안한 둥지를 떠나 혼자로 이것 저것 해 보고 싶다는 

그녀를 조용히 응원 해 본다 


오늘 그녀와는 한국말로 대화를 했다 

내일부터는 한국말이 아닌 일본말로 대화를 하려고 한다

혹시 일본 국적을 선택하게 된다면  

한국에 있는 부모 곁을 떠나 혼자로 일본에서 살아 가야 할텐데

제일 중요한게 바로 언어가 아닐까 싶다 

그녀는 일본어를 할수 있지만 아무래도 나와 함께 생활을 하면 

나를 의지하며 한국어를 쓰게 될까 그게 제일 걱정이다 


우리집에서 보낼 한달이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아주 중요한 시기이니까 

난 조용히 그녀를 응원해 본다 




(지난 주말 마당에서 바베큐를 하면서 올려다 본 하늘 

커다란 석류  나무 사이로 달님이 ...)





우리집 마당의 빨간 장미 사이로 보이는 달님 

 


난 왜 달만 보면 괜시리 한국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한 낮은 불타는 태양을 보면 아무 생각도 안 나는데 

달은 이상하게 사람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는것 같다 


부모와 아닌 혼자로 처음으로 일본에 와서 보내는 

일본에서의 첫 밤 

그녀가 내 집 처럼  편하게 잘 잘수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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