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니야 만나서 런치도 하고 수다도 떨고 ..
뭐 아줌마들 수다라는게 내용은 뻔하다
아줌마들의 대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게 아이 문제인것 같다
아무래도 외국인 엄마로써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모르는것 투성이다
가까운 나라 비슷한 것이 많은 나라이지만
학교문제나 아이 키우는 의식이 많이 다른 나라
게다가 일본에서 학교를 다닌적 없는 우리로썬 모든게 생소하기만 하다
언니네는 아이가 셋이지만 히로보다 두서너살 어리다 보니
고등학교 입시를 비롯 내가 먼저 경험한 선배 입장이라
입시나 교육 문제는 내가 언니에게 아는 정보 경험한 정보를 알려주고
언니는 아이가 셋인데다가 한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일을 했기에
내가 모르는 아이들의 심리 같은거 조언해 주고 ..
서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그런 사이다
히로는 형제가 없어서인지 경제적인 개념이 너무 없어서 걱정이야
물건에 대해서도 그렇고 ...
예를 들어 친구들이랑 공원에서 갑자기 배드민턴을 하게 되면
보통 다른애들은
만원 짜리 배드민턴 셋트를 4명이서 나눠서 사잖아
근데 히로는 그걸 자기가 사고 그래
그게 한번이면 모를까 자주 그러거든 ..
애가 너무 계산적인것도 애 답지 않아서 싫지만
그렇다고 너무 돈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걱정이야
ㅎㅎㅎ 그 맘 알것 같아
우리 애가 그렇잖아
자기가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장남감인데도 친구가 빌려달라면
그걸 거절을 못해 빌려주고는 돌려 달라는 소리도 잘 못하는 ..
그래서 나도 이런 얘길 친구랑 한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뭐라는 줄 알아
" 아들에게 뭐라 할것 없네 그거 엄마 닮은거네 ..."
그 말 듣고보니 할 말이 없더라고 ...
???? 그게 무슨 소리야?
엄마 닮았다니 ??
미짱도 남 퍼주는거 좋아하잖아
히로가 그러는거 엄마인 미짱 닮았다는 말이야
하긴 듣고 보니 말이 되네
그래도 남 주기 좋아하는거랑 경제관념이 없는거랑 좀 다르지 않나?
그건 아직 뭘 몰라서 그래
좀 더 지켜 봐
언니 말을 듣고 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고 ...
지난번 만났을때 언니에게 무우 김치를 조금 담아 주었었다
언니의 요리 실력이야 나랑 비교도 안되게 좋은 언니이지만
시어머님이랑 함께 살다보니 김치 안 담아 먹은지 오래 되었다고 했었다
그래서 그닥 자신은 없지만 조금 나눠준 무우 김치가 맛 있었다고 하길래
언니랑 런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마트에 들려
커다란 무우를 4개나 사 왔다
달랑 세 식구인데다가 채소를 싫어 하는 히로는
무우 김치는 입에도 대지 않으니 자기야랑 나랑 둘이 먹기엔
무우 하나 조금 많이 담근다 싶을때 무우 2개 담그는데
언니네 퍼 줄려고 무우를 4개나 사왔다
물론 다른 요리도 자신없지만 김치 만드는건 진짜 자신이 없다
하지만 언니 뿐만 아니라 언니 남편이랑
언니네 딸까지도 맛있게 먹더라는 그 말에
언니 그럼 내가 다시 담궈 둘테니까 다음에 만날때 가져 가
정말 ? 근데 미안해서 ..
어차피 우리도 다 먹어서 담글건데 뭐
언니네 한통 우리집 한통
2통의 무우 김치 만들었다
언니네랑은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
시어머님 모시고 아이 셋 키우는 언니는 언니 대로 바쁘고
아이는 하나지만 워킹맘인 나는 나 대로 바쁘고
맘 같아선 자주 자주 만나 수다를 떨고 싶지만 그리 자주 만날수는 없다
무우 김치를 핑계로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 만날것을 생각하니
괜시리 기분이 좋다
나란 여자
언니 말대로 퍼 주는것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막 퍼주는 건 아니다
퍼 주고 싶은 사람
퍼 주고도 아깝다 생각 안들고 또 더 퍼줄것 없나
주변을 두리번 거리게 되는 사람이 있다
언니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히로도 그런거겠지
아무에게나 막 퍼주는게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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