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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일본의 오죠니와 한국의 떡국

by 동경 미짱 2019.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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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변함없이 시부모님이 우리집으로 오셔서 

새해 명절을 맞이했다

이번 시부모님 일정은 우리집에서 6일을 지내시기로 하셨다 

시부모님 모시고 새해 첫날 아침은 당연히 

일본식 떡국이 오죠니다 

일본은 생각보다 넓은 나라다 (물론 한국에 비해서 ..)

일본식 떡국인 오죠니는 지역마다 집집마다 

맛이 다 다르고 심지어는 떡의 모양도 다 다르다 

어떤 지역은 동그란 떡 어떤지역은 네모난 떡 

어떤 지역은 맑은 장국처럼 깔끔한 맛을 내고 

어떤 지역은 된장맛 

어떤 지역은 소금 맛 

어떤 지역은 간장 맛 ..


다양한 일본의 오죠니 중에서 내가 만드는 오죠니는 


시어머님에게서 배운 쿠마모토현 아마쿠사의 오죠니다 








시댁식 오죠니의 재료



아마쿠사는 섬라서 그런지 굴과 닭고기로 육수를 내가 때문에  


절대 빠지면 안되는 중요 재료는 당연히 육수를 낼 굴이랑 닭고기다 


그리고 부재료로는  연근, 우엉, 당근, 무우 등등등 


뿌리 채소가 들어간다 


보통 오죠니는 아주 심플한데 우리 시댁은 떡 외에 


부재료가 듬뿍 들어간다 



오죠니는 의외로 만들기 참 간단한 요리다 


굴과 닭고기로 육수를 내고  


뿌리 채소 넣오 팔팔 끓인후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하면 끝이다 


마지막으로 떡을 넣고 떡이 부드러워 질때까지 끓여 주면 된다 






우리집은 국물에 떡을 넣고 끓이지만 

어떤 지방은 떡을 구워서 

육수에 넣어 먹는 곳도 있다 

구운 떡이냐 삶은 떡이냐의 차이다 



굴과 닭고기로 육수를 내서 국물이 아주 시원하다 

난 이 육수는 정말 맘에 든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떡은 별로다 

 한국의 떡국 떡이 훨 맛있는것 같다 


내가 왜 일본의 떡국을 소개하면서 

한국 떡이 훨 맛있다고 하냐하면 

일본 오죠니의 떡의 식감이 너무 찰져서 싫다 

물컹 물컹한 식감이 영 별로다 




일본의 오죠니는 한국의 떡국처럼 한입 크기로 썰어서 만드는게 아니라 

커다란 덩어리채 넣는다 

찹쌀로 만드는 떡이기 때문에  너무나 찰지다

그냥 쭉쭉 늘어난다 

게다가  썰어져 있지 않는 덩어리이기 때문에 

입에 물고 잘라 먹어야 한다 

마치 치즈가 듬뿍 넣은  피자를 먹듯 떡이 피자처럼 쭉 쭉 늘어난다 




덩어리 떡에 찹쌀로 만들어 찰지게 쭉쭉 늘어 나는 일본 떡의 특성상 

잘 씹어서 넘기기가 힘들다 

씹어도 씹어도 워낙 찰쳐서 잘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덩어리채 삼키게 되는것 같다 

이런 일본 떡국인 오죠니의 특성상 

일본에서는 해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떡이 목에 걸려 

질식사 하는 일이 매년  일어 난다 


오죽 하면 떡이 목에 걸렸을때 대처하는 메뉴얼이 있을 정도다 

대처 메뉴얼에는

청소기를 목에 넣고 걸린 떡을 빨아 들이라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이 위험하다고 하지 말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고  

실제 청소기로 빨아 들여  목에 걸린  떡을 빼내서 목숨을 건졌다는  

성공 사례도 있다는데 

글쎄.... 전문가가 하지 말라니 안하는게 좋을듯 하지만 

급하면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일본 떡국 오죠니를 먹으면서 울 시아버지가 나에게 질문을 하신다 

" 한국에도 오죠니가 있나?"


전에도 한국에는 떡국이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어느새  잊어 버리셨는지 또 물어 보신다 

그래서 난 또 설명을 해 드렸다 

일본 떡은 찹쌀로 만들지만 한국 떡은 멥쌀로 만든다고 

또 다시 설명을 ...


그랬더니 울 시어머님 

" 떡인데 찹쌀이 아니라 멥쌀로 만든다고?"


" 물론 다른 떡은 찹쌀로도 만들지만 떡국은 끓여 먹는 떡이기 때문에 

멥쌀로 만드는게 쫄깃 하니 더 맛 있어요 

일본 오죠니의 떡처럼 찹쌀로 만들면  흐믈 흐믈 하지만  

 한국 떡국은 씹히는 맛이 있고 한 입 크기로 썰어져 있어서 

먹기에도 참 좋아요"


결론은  

 시부모님이 계시는 동안 한국 떡국을 끓여 맛 보여 드리기로 했다 

당장이라도 만들어 흐믈 흐믈한 덩어리 떡인 

일본 오죠니 보다 씹히는 식감이 좋은 한국 떡국이 

훨씬 맛있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지만

집에 한국 떡이 없어서 일단 떡국 떡을 사러 가야 하니까 

이번 주말쯤 한국 떡국을 끓일 예정이다 


사실 난엄마가 끓여주신 떡국 먹어만 봤지 . 

내가  떡국을 제대로 끓여 본적이 없다 

그래서 맛있게 잘 끓일 자신이 없지만 

시부모님에게 한국 떡국의 맛을 제대로 보여 드리기 위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서 맛있는 레시피를 찾아 보아야 할까 보다 

혹시  모르지 ...내년부터  일본의 오죠니가 아닌 

한국의 떡국을 끓여 먹자고 하실지도  ...


음 ... 하지만 그럴일은 없을것 같다 

아무리 한국 떡국이 입에 맞고 맛있다고 해도 

80평생 드셔 오신 오죠니에게서 벗어날수은 없으실듯 ...


일본 사람인 시부모님에겐  일본 떡국인 오죠니가 최고로 맛 있고

힌국 사람인 나에겐 한국 떡국이 최고로 맛 있는게 당연한 

진리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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