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전 3월 20일 우리집에 새 식구가 태어난 날이다
2002년 월드컵 둥이인 히로는 오늘로 17살이 되었다
평생 안 크고 자그마한 아가로 있을것 같던 녀석이
징그럽게시리 내가 올려다 보아야 할 만큼 훌쩍 커 버렸다
아가땐 너무 사랑스러웠고
어릴땐 참 귀요웠던 아이가
17년이 지나고 나니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이 어디로 가 버렸는지 ....
지금은 지금으로 좋긴 하지만
아가때의 사랑스럼움과 어릴때의 귀여움이
가끔 그리워 질때가 있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니 나 보다 먼저 집에 와 있는 히로
거실 한가운데 히로의 책 가방이 놓여 있는데
가방이 잠기지 않을 정도로 가득 든 채소들 ..
학교가 아니라 마트로 장을 보러 갔었나 싶을 정도로
책가방 가득 가득 ...
?????
도대체 뭔 일???
히로 . 이게 다 뭐야?
어디서 났어?
친구들에게서 받은 생일 선물이야
???? 생일 선물??
가방에서 꺼내 보니
무우 3개에 파 2개
그리고 배추 반통
이게 무슨 생일 선물이야?
아침에 학교에 가자마자 친구에게 무우 하나 받고
조금있으니 다른 친구가 또 무우 하나 주고
또 다른 친구가 파를 주고
또 다른 친구가 또 무우 하나
또 다른 친구가 배추 반 단
아침에 친구들에게 채소를 받아서 가방에 쑤셔 넣고 있으니
히로가 생일인지 모르던 다른 반 친구들이
히로의 가방에 넘쳐 나도록 있는 채소를 보고
생일인줄 직감하고 " 축하 한다" 라고 ...
히로의 학교에선 남자 아이들 사이에는 이상한 생일 선물을 한다고 한다
아마도 장난으로 하는 생일 선물인것 같다
미리 친구들끼리 이번에 채소로 하자
이렇게 약속을 하고 하나씩 분담을 하는 것 같다
배추 반단은 50엔(500엔) 세일 씰이 붙어 있다
학교에서는 내 가방을 보고 생일이구나 하고
학교 애들은 다들 감을 잡지만
집에 오는길은 다른 사람들 시선이 느껴져서
좀 부끄러웠어
그리고 왜 하필 무우인지 무거워 죽는줄 알았어 .
사내 녀석들 장난이 참 거시지 하다
근데 무우 넘 많다
넘 많아서 그냥은 다 못 먹겠고 깍두기라도 만들어야 겠네
근데 마늘이 없잖아
이왕이면 마늘도 주지 ..
엄마 그럼 깍두기 만들면 그거 5개만 포장 해 주면 안될까?
깍두기는 왜?
내 생일 선물로 무우 준 애들에게
나도 장난 삼아 줄려고 ..
너네 들이 준 무우로 만들었다고 하면서 ..
무우랑 파랑 배추를 생일 선물로 주는 친구들이나
그 무우로 깍두가 만들어서 돌려 주겠다는 히로나
장난꾸러기임에 틀림이 없다
그나저나 히로의 친구들 덕분에 난 또 일이 늘었다
무우가 시들해지기 전에 깍두기 만들기를 해야 하니까 ...
히로의 생일이 평일이고
내가 출근인데다가 요즘 일이 엄청 바쁘다는걸 아는 자기야가
내가 히로 생일 케잌을 만들 시간이 없다는걸 아니까
퇴근하면서 나 대신 케익을 사가지고 왔다
히로가 어떤걸 좋아 할지 모르겠다며
여러 종류로 ..
케잌 뷔페처럼 이것 저것
한입씩 다 맛을 보았다
하나뿐인 아들녀석 생일이라고
유명한 케잌 가게에 그것도 줄을 서서 사 왔다며
히로에게 엄청 어필을 하더라는 ..
히로 생일 축하는 이번 주말에 가족 외식으로
대신 하기로 했다
그 전에 나의 숙제
깍두기 담그기 ...
아 ... 귀찮게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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