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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금쪽같은 내 아들 흉보기

by 동경 미짱 2019.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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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등학교는 2학기제인 한국과 달리 3학기제이다

3월 22일 3학기를 마치고 지금은 봄방학중이다

4월 첫주에 봄 방학이 끝나면 신학기가 시작된다

드디어 히로가 고 3 수험생이 된다 

당장 대입시험은 1년도 안 남았는데 

당장 다음주부터 고 3 수험생이 되는데 

봄 방학중인 지금도 매일 매일 부카츠(특별활동)인 

테니스 연습을 다니고 있다 

한국에서 나고 교육을 받고 고 3 시절을 보낸 나로썬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심히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다 


오늘은 마침  내가  회사 쉬는날인데  히로도 오늘은 

테니스 여자부가 시합이 있어서 남자부는 연습이 없다고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로 간만에 아들녀석에게 런치 하자고 데이트 신청을 했다 


 음 .. 딱히 먹고 싶은게 있는것도 아닌데 

그냥 집에서 먹어도 되는데 ...


히로 그러지 말고 엄마랑 같이나가자 

맛있는거 사줄께 

너 이제 방학 끝나면 엄마랑 밥 먹으러 갈 시간도 없을것 아냐?



참 ... 더럽고 치사해서 원 ... 

내 돈 내고 맛있는것 사 주겠다는데 

이렇게 아들녀석한테 사정 사정을 해야 하나 ??

유치원때 엄마랑 결혼할거라던 엄마 껌딱지 였는데 

이젠 좀 컸다고  치사해 진짜 ..


결국은 못 이기는 척 따라 나서 주는 아들녀석에게 

고맙다고 해야 하는건지 ..




자기야랑 둘이서 런치 데이트때 가끔 가는 곳 

히로랑 둘이서 오기는 처음이다

예전엔 히로랑 둘이서 데이트도 자주 했었는데...

말 그대로 " 아 ! 옛날이여 .."  옛날이 그립구나 ..




간만의 아들과의 데이트가 좋아서 난 기분이 좋고 

히로는 맛난걸 먹어서 기분이 좋아지고 ..


그래도 오늘은 금쪽 같은 내 아들 흉을 좀 볼까한다 

요즘 내가 히로에게 불만이 참 많다 

잔소리 잔소리 폭풍 잔소리를 하고 싶은 마음 꿀뚝 같은데

요즘 매일 (참을 인) 忍 忍 忍 을 열댓번도 더 되새기며 

잔소리를 꾹 꾹 눌러 참으며 인격 수양을 하고 있다 

성질 급하고 하고 싶은 말 안 하면 

병나는 지랄 같은 성질머리인데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참고 있는것 같다 



을 마음에 새겨 가면서 잔소리를 

꾹 꾹 눌러 참고 있을까?


내가 나고 자란 한국과 너무 다른 일본 고등학교와 

그리고 히로 때문이다 


고3이지만 고 3 같지 않은 히로 

사실은 작년 겨울 방학이 되기 전에 (고 2 겨울방학)


 이제 곧 고 3이 되는데 대학 갈꺼야?

대학 갈거면 혼자 공부 할수 있겠어?

혼자로 할 자신이 없으면 학원 다니던가..


당연히 히로는 학원을 다니겠다고 했다 

히로는 혼자서 공부할수 있는  타입이 아니다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아이인데다가 

아직 공부하는 요령을 터득 하지 못한게 가장 큰 이유다 


어차피 공부는 히로가 하는건데 학원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100 % 히로에게 맡겼다

그런데  히로는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아직 까지 학원을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후 학원은 어떻게 되어 가냐고 물으면

체험 수업을 몇 군데 들어 보고 있는데 

아직 결정을 못했다는 말 뿐 ...



더 이상 참을 인을 되새기며 참을수만은 없을것 같다 

이제 봄 방학이 일주일 남짓 남았는데 

아직 결정을 못 했다고 ??

히로가 학원을 결정 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학원에 가서  입학 면담을 하고 설명도 들어야 하고 

 수업료도 알아 봐야하고 

해야 할 일이 태산인데 게다가 내가 전업주부도 아니고

내 근무일정이랑 학원 상담 날짜를 맞춰야 하는데 

아직 학원 결정도 못 하고 있으면 개학이 겨우 일주일 남았는데 

 도대체 언제쯤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겠다는 건지 ....


맛 있는 런치 데이트를 하고 히로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히로야 너 정말 대학 갈 맘 있니?

엄마는 솔직히 대학 안 가도 된다고 생각 해

너 지금 성적으로 국립대 가지는 못 할것 같고 

사립대 이공계 4년이면 천만엔(1억)은 든다고 하는데 

4년제 대학 초임금이 세 전 20만엔이라고 하는데 

세후 많이 생각해도 16,7만엔일텐데 

도대체 몇년 일 해서 천만엔  벌수 있을것 같아?

그리고 너 아직 학원도 결정을 못 했는데 

몇 과목 수강할 생각이니?

학원 입학금이랑 수업료  교재비  한달에 얼마 들어?


 그건 아직 안 알아 봤어 


 봐 .. 넌 아직 제대로 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거잖아 

개학이 코 앞인데 학원을 아직 결정도 안 했지?

학원비가 얼마인지도 모르지?

당장 학원비 내 놓으라고 하면 어디에서 돈이 나오니?

엄마도 니가 무슨 과목을 그리고 몇 과목을 수강할건지 

학원비가 얼마나 드는지 알아야 할거 아냐?

넌 엄마에게 말 하면 돈은 거저 나오는줄 알지?

니가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열심히 할려는 의지가 보이면 모를까 

지금처럼 하면 엄마는 학원비도 그렇고 

대학에 4년간 천만엔이란 돈 내 줄 맘이 전혀 안 생기는데 어쩌니?

그냥 대충 하다가 아무 학교나 갈 맘이면 

그냥 대학 안 가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

넌 어떻게 생각하니 ?


맛 있는것 먹여 놓고 늘어놓는 엄마의 잔소리가 좋을리 없다 

당연 히로의 표정도 별로 ..


 대학 안가면 뭐해?

 취직하면 되지

대학 안 나오고 무슨 일을 해

 왜 ? 일을 넘치고 넘쳤어 

대신 니가 하고 싶은 일을 못 할 뿐이지 ..

니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만큼 노력을 해야지 


서로 다른 생각..

나지 않는 결론 ..


그렇게 집으로 돌아 왔다 

참다 참다 참았던 잔소리를 늘어 놓고 나니 

참을 때는 몰랐는데 속이 시원한게 아니라 오히려 더 답답하다 


화가 난건지 어쩐건지 입을 꾹 다물고 2층 자기방으로 올라간 히로  

참고 있을땐 억제가 되더니만 한번 속에 있는 말을 하고 보니 

화가 더 난다 

답답한 화를 참아 내려고 마당에 나가

애궂은 잡초들을 쥐어 뜯었다 

덕분에 마당 정리 한번 잘 했다는 ...


내 성격이 그렇다

 참고 있던 말을 하기 시작하면 대충 하는 법이 없다 

다 쏟아 부어 버린다 

그렇게 다 쏟아 부어 버리고 나면 말이 없어진다 

침 ..... 묵 ....

침묵이란게 사람 잡는다는걸 알지만 한번에 다 쏟아 부어버리고 나면 

할 말이 없다 

저녁에 히로가 먼저 말을 걸어 왔다 


 엄마 내가 학원을 자꾸 미루고 한건 정말 미안해요

토요일에 체험 수업 신청 해 둔 곳이 있는데 

그 수업 받아 보고 최종 결정 할께요

난 혼자론 공부를 못하니까  학원 보내 주세요 


단단히 화가 난 엄마에게 먼저 굽혀 들어오니 

그나마 답답하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진다 

하지만 아직도 답답하다 


난 벌써 부터 고 3 수험생 엄마인데 

정작 히로는 아직 고3 수험생이 아닌 현실 ! 


내가 화가 나서 히로에게 대학 안 가도 된다고 한게 아니라 

정말로 난 그렇게 생각을 한다 

하고 싶은 일,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가 없다면 

남들이 가니까 가는거라면 굳이 대학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본인이 대학을 가겠다고 했고 

본인이 그렇게 결정을 했다면 그 결정에 후회없이 

열심히 해 주길 바랄 뿐이다 

말로만 대학은 갈꺼라고 하는게 영 맘에 안들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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