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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좋은 곳, 좋은 사람 (교토 아라시야마)

by 동경 미짱 2019.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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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아줌마 나 홀로 여행인 교토로 떠나기 하루 전날 

누군가에게 카톡을 보냈다 

그 누구냐가 누구냐 하면 

 오사카에 살고 있는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 언니야다 

 10대후반 부터 알고 지냈으니 거의  30년을 알고 지낸 언니다 

어쩌다 같은 일본에 살고 있지만 동경과 오사카란 거리와 

또 각자의 가정과 생활이 있기에 가끔 연락만 주고 받고 있다 


 언니 나 교토에 가 마지막날 오사카 들렸다가 동경으로 올꺼야

 그래 그럼 오사카에서 보자  


교토와 오사카는 전철로 3,4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라 

사실 마지막 날 오사카에 들르는 일정을 넣은건 

만날수 있으면 언니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내가 교토에 도착한 아침부터 언니에게서 카톡이 날라 왔다 


어디야? 오늘은 어디 갈꺼야? 

뭐 먹었어? 어디 가 봤어?

난 교토는 아라시야마가 좋더라

몇 번 가 봐도 좋고 또 가고 싶고 ...


 그래?? 그럼 가 봐야지 


그래서  아라시야마로 향했다 


교토 시내는 사찰이나 사원같은 일본스러운  문화유산을 볼수 있다면 

아라시야마는 자연을 만끽할수 있는 곳이었다 

조금 늦은감은 있지만 아직 피어 있는 벚꽃과 

저 멀리 강뚝따라 쭈욱 늘어선 노란  유채꽃이 눈에 들어왔다 



여우 신사도 그랬지만 아라시야마도 밤에 와도 참 좋을것 같다 

기모노를 만드는 옷감을 쭈욱 전시 해 둔 이 곳

밤에는 라이트 업을 해서 분위기가 아주 좋다고 하고 

강뚝 따라 쭈욱 늘어선 상점들의 불빛도 참 좋을것 같은 곳 

다음에 교토를  방문때에는 꼭 밤에 와 보고 싶은 곳이다 


이 좋은 곳을 소개시켜 준것만으로도 참 고마운데 

선배가 오사카에서 아라시야마로 나를 만나러 와 주었다 

다음날이면 내가 오사카로 갈 것이고 

오사카에서 만나면 될텐데 오전에 있는 한국어 수업을 마치자 마자 

바로 교토로 향했다고 한다 


 뭘 그렇게 무리를 해 

내일이면 볼텐데 ..


 전철로 40분이면 오는데 뭐 

그리고 내일 오전에 수업이 있어서 오래 같이 못 있는단 말이야 

수업 일정을 조정 해 볼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되어서 ...


선배를 만난 시간이 점심 시간쯤이었다 

선배가 오기전 상점가를 이리 저리 둘러 보았지만 

조금 괜찮다싶은 곳은 가격이 싸악하고 

가격이 괜찮다 싶으면 뭐 이런걸 먹나 싶을정도로 메뉴가 별로였다 

내가 한국에 살고 있다면 뭐 이런 메뉴라는 것들도 

생소하니 경험삼아 맛 보는 것도 괜찮겠지만 

일본에 산지 20년인데 이런 관광지에서 파는 뭐 그런 메뉴란게 

뻔 하다는걸 아니까 내 맘에 찰리가 없었기에 

어디서 점심을 먹어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는 ...




선배를 만나자 마자 답이 딱 나왔다 

관광 가이드를 하는 선배의 지인으로 부터 소개받은 

가격도 착하고 분위기도 좋고 조용한 곳으로  GO! GO!

복잡한 상점가를 벗어나

유유히 흐르는 강가를 쭉 따라 올라가니 

오! 분위기 괜찮은데... 게다가 조용하고 ...

점심시간이라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평상에 걸터앉아 

오래간만에 만난 선배랑 이야기 보따리를  펼쳤다 



 근데 너 보고 싶은 마음에 달려 왔지만 

혼자 조용히 여행한다는데 너 방해 될까봐 좀 마음이 쓰이긴 했는데 ..


 아니 언니 방해는 무슨 ..

어차피 계획도 없는 자유여행인걸

남는게 시간이야  ㅋㅋ


조금 기다리니 1층 야외석으로 안내를 받았다 

야외석도 분위기 괜찮았는데  이 가게를 몇 번 와 봤다는 선배가 

2층이 훨씬 좋다며 2층 방으로 자리를 달라고 부탁을 해서 

2층으로..



오래된 창문 밖으로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그 강을 따라  흘러 가는 작은 나무배들 ...

여기 진짜 좋으네...



자유 여행이니 남는게 시간이고 

식사후 차와 디저트로 떡 한 조각을 먹으며 

언니랑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워낙 오랫동안 각자의 삶을 살다보니 현재 이야기보다는 

과거 한국에서 팔팔 뛰어 다니던 10대 후반때 이야기들로 

잠시 추억으로의 여행을 떠났다 

20년간 각자 가정을 꾸리고 각자 다른 삶을 살아 왔는데도 

전혀 공백의 시간을 느낄수 없었다 

사실 선배랑 나랑  성격도 취향도 자라 온 환경도 너무 다른 스타일이다 

성격도 취향도 환경도 전부 다르기에 오히려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얼마전에 00언니가 너 잘 사냐고 너 연락처 묻더라 

  잘 살고 있다고 해  ㅋㅋ


살면서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그냥 잘 살고 있겠지 뭐  만날것 까지야 ...

못 만날것도 없지만  00언니는 30년 동안 연락 없이 살다가 굳이 연락해서 

만날필요까지 있나 .. 싶은 언니다 


선배랑 재미있게 이야기하다가 그만 나가자는 선배 

 언니 오기전에  아라시야마는 대충 둘러 봤어 

언니랑 이야기 하는게 더 좋아 

우리 다른 카페 갈까?


 너 대나무 밭 갔어?


 아니 .. 그게 뭔데 ?


 얘는 아라시야마는 대마무 밭이 메인이야


그런게 있어??



많은 여행객들이 아라시야마에 오는 목적이 바로 이 대나무 길이라고 한다 

역시나 유명한 곳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강을 따라 흘러가는 나무배들 

그리고 귓가에 부드럽게 들려오는   대나무 숲의 바람 소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수 있었던 곳 아라시야마

그리고 내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함께 했던 좋은 선배와의 만남 

어쩌면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냈기에 

아라시야마가 더 좋은 곳으로 기억에 남아 지는건지도 모르겠다 


다음날 내가 오사카로 가서 다시 만날텐데도 

선배는 쉽게 돌아서지 못했다 

서로 먼저 가라며 니가 먼저가 언니가 먼저 가 ...

언니는 시아버지 저녁 챙겨 드려야 하니까 그만 가라고 재촉하는 나를 

살짝 흘겨보며 

 너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서 그렇지 

아쉬워서 ..

 아쉽긴 .. 내일 볼건데 

언니 빨리 가 


전철 역 앞에서 그렇게 또 한참을 실랑이를 하다가

한 고집 하는 내가 결국 이겼다 

선배를 먼저 보내는데 성공 ㅎㅎ



아라시야마 ...

교토에 다시 방문한다면 꼭 재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엔 아야시야마의 밤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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