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가족은 달랑 셋인데
교토는 우리 가족이 각자 따로 따로 여행을 한 곳이다
그러고 보니 교토를 같이 와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히로는 중학교때 수학 여행으로 교토를 다녀왔고
자기야는 몇년전 회사 동료들과 교토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 내가 마지막으로 나 홀로 여행으로 선택한 곳이
히로가 그리고 자기야가 갔다 온 교토..
히로는 엄마가 혼자 교토 여행을 간다고 하니
돌아올때 선물로 얏쯔하시를 꼭 사오라 했고
자기야는 교토에 가면 기온 거리를 가 보라고 했다
자기야는 교토에서 기온 거리가 제일 기억에 남고 좋았었다고 한다
외국인인 한국사람이 좋아하는 교토
그리고 일본인인 우리집 자기야가 좋아하는 교토가 조금 다를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집 자기야가 나에게 가 보라고
추천한 곳은 기온거리이다
교토의 많은 사원과 신사는 관람 가능 시간이 있다
입장료를 내고 관람을 하는 곳 대부분은 오후 5시전후까지만
관람이 가능한것 같다
교토에서 밤에 가 볼수 있는 관광지중 하나가 야사카 신사다
그래서 나는 낮엔 관람시간이 있는 곳을 다녔고
야사카 신사는 밤에 가 보았다
일본에 살고 있는 나는 지금까지 많은 신사를 봐 왔으니
게다가 일본의 신사가 대부분 비슷비슷하니까
나에게 야사카 신사는 별 감흥도 볼거리도 아니다
하지만 야사카 신사는 기온거리의 지척에 있고
내가 버스에서 내린게 야사카 신사 앞이라
겸사 겸사 쓰윽 둘러 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집 자기야가 꼭 가 보라고 했던
기온거리로 ..
일본은 오래된 전통 가옥들 그리고 상점들 ...
낮에는 어떤 느낌일지 잘 모르겠지만
기온의 밤 거리를 거닐며 드는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쇼와(5,60년전의 일본) 의 느낌 ...
일본 스러움을 느끼고 싶다면 기온거리를 거닐어 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야사카 신서에서부터 기온 거리를 쭈욱 따라 올라가다보니
강이 있었고 그 강가를 따라 아름다운 야경이 ...
우리집 자기야가 좋았다고 가 보라고 한 곳은 바로 이 강가다
우리집 자기야가 왜 이 기온 거리를 가 보라 했는지 알것 같다
딱 우리 자기야 취향이다
난 자전거를 빌려 타고 그 강가를 쭈욱 달렸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어
자기도 자전거 빌려서 타면 좋았을텐데 ...
다음에 나랑 같이 가서 자전거 빌려 타자
우리집 자기야는 교토는 가을이 좋으니 이번 가을에
같이 교토에 오자고 하는데
이 남자가 당신 아들이 고 3인데
대림 시험이 코 앞인 제일 중요한 가을에 고 3 수험생 아들 떼 놓고
우리둘이 교토 오자고 ???
그건 아니지 ...
가을의 교토가 아무리 좋더라도 올 해는 좀 아닌듯 ....
번외 : 교토의 관광지를 둘러 보며 내 눈길을 끈건
별 것 아닌 작은 것들이었다
배수구를 덮고 있는 건 대나무 ..
쇠덩어리 덮개보다 대나무 덮개가 참 자연스럽고
교토의 분위기에도 잘 맞는듯 ...
별 생각 없이 대나무를 잘라 걸쳐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교토다움을 느꼈다
슬쩍 걸쳐 놓은 대나무가 들어가지 마시요 하는 문구보다
더 설득력을 느끼는 건 나만 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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