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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나 홀로 여행 교토 .. 어디로 갈까?

by 동경 미짱 2019.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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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아들녀석 두고 중년 아줌마가 나 홀로 훌쩍 떠난 곳은 교토 

교토라 하면 길쭉하게 생긴 일본의 중심부분쯤에 위치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일본다움을 느낄수 있는 도시가 아닐까 싶다 

교토시 어디를 가서 무얼 보던 전부가 세계문화 유산이라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어딜가서 성이고  절이고  사원이다 


이른 아침 교토역에 서 있는 나 

낯설다 

아무도 아는이 없고 어디로 가야 하나 ??

어디에 가서 무얼 보고 무얼 먹고..

보통 여행이라하면 어느정도의 계획을 가지고 떠나는데 

나의  이번 교토행은 정말 아무 계획도 아무 생각도 없이 왔다 

막상 교토역앞에 홀로 서고 보니 어디로 가야할지 

참으로 난감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내가 제일 먼저 간 곳은 

교토 역에 있는 어는 커피숍 

따뜻한 모닝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그제서야 인터넷 검색을 했다 

교토하면 청수사란다 

그럼 청수사나 가 보지 뭐 ...


버스를 타고 청수사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검색 해 봤을땐 청수사는 사람들로 북적 북적이라던데 

이른 아침이라서인지  의외로 한산했다 


청수사가 어떤 곳이냐고요?

워낙 유명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면 쫘악 다 나오니 

따로 설명을 생략 ! 



올 해는 벚꽃이 피어 있는 시간이 참으로 길었다 

예년 같으면 지난주쯤 벚꽃이 다 져야하는데 

교토에선 아직까지  벚꽃을 볼 수가 있었다




남들이 다 들 이렇게 인증샷을 찍길래 

나도 흉내를 내어 보았다 

요거 누가 처음으로 생각했는지 괜찮은 방법인것 같다 


이른 아침  숲처럼 많은 나무로 둘러 쌓인 청수사 

곳곳을 걸으면서 들려 오는 새들의 지저귐과 

살랑거리는 바람이 참으로 상쾌하고 좋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람들이 늘어났다 

교토는 한국의 경주처럼 중학생들의 수학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히로도 중학교때 교토로 수학여행을 갔었다 

단체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5,6명이 한 그룹을 이루어 

각 그룹이 가고 싶은 곳 알아서 가는 식의 수학 여행이다 

청수사에도 수학여행을 온 아이들이 많았다 

히로도 이러고 놀았겠구나 싶다 

수학여행을 온 아이들을 보면서 

3년전 히로의 중 3 수학여행을 살짝 옅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청수사 여기저기 구석 구석을 둘러 보다보니 

곳곳에 이렇게 손과 입을 정화시키는 물이 있었다 

물을 떠서 정화시키는 나무 바가지에 연애다 개운, 안전, 승리 

안산(안전한 출산) 등등 여러가지가 쓰여져 있는데 

내 눈과 손은 재물이고 연애고 권력이고 다 필요없다 

딱 한가지에  내 눈과 손이 가는데 

그 건 바 로 ... 합격


고 3 수험생 엄마다 보니 오직 하나 

합 격  만이 보인다 




합격이라 ...

올 해 제일 바라는 소원이 아닐까 싶다 

남편도 잊고 아들도 잊고 그렇게 훌쩍 떠나 온 나 홀로 여행인데 

어쩔수 없이 아들 생각하는 나는야 엄마다 ..



한국에서 삼재라고 하는게 일본에도 있다 

교토에서 들린 많은 사찰과 사원 곳곳에 

올 해의 삼재를 적어 두고 있었다 

어디 보자 ...

나도 자기야도 히로도 삼재가 아니네 ...



아줌마의 나 홀로 여행을 축복이라도  해 주듯 

하늘이 너무나 맑고 아름답다 

여자 혼자 하는 여행으로 교토여행 괜찮은것 같다 

가깝고 깨끗하고 안전하고 ..



청수사를 나와  니넨쟈카와 산넨쟈카를 걸었다 

돌 계단들과 좁은 골목길 사이 사이 

오래된 건축물들 ...

서울의 한옥마을의 일본 버전 같은 느낌을 받았다 

집 앞을 청소하는 일상의 모습도 한폭의 그림처럼 느껴지더라는 ..

아마도 내 몸과 마음의 자유로움이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다 이쁘게 보였던것 같았다 


아무 계획이 없는 자유여행이다 보니 시간의 제약이 없고 

시간의 제약이 없다보니 천천히 골목 골목을 기웃 거려 보았다 


홀로 걷고 있는데 한 일본 할아버지

 (음 .. 할아버지라기엔 좀 젊고  그렇다고 아저씨라 하기엔 좀 나이가 

많아 보이는 ... 그런 아저씨 아니 할아버지 ..) 가 

나에게 말을 걸어 오셨다 

아디서 왔느냐? 언제 왔느냐? 

교토에선 어디를 가 봤냐 ? ...

그 할아버지(나이 든 아저씨..) 와카야마에서 오셨고 

교토 전역의  절을 들러 보고 계시는 중이시라고 하셨다 

예전에도 몇 번이나 교토에 와서 절과 사원을 둘러 보고 있는 중이라고 

그것도 나처럼 홀로 ...

잠깐 발길을 멈추고 할아버지랑 한참을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할아버지가 나에게 교토의 여행 정보를 알려 주셨다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유명한 사찰이 아닌 작은 절의 작은 정보들을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보 팜플렛까지 가방에서 꺼내 하나를 나에게 건네주시며

이것도 인연인데 악수나 하자시며 손을 내미셨고 

나는 할아버지와 악수를 나누며

 " 좋은 여행 되시라 " 덕담을 나누고 헤어졌다 


다시는 만날수 없을 인연 ..

하지만 어쩌다 교토의 한 골목길에서 스쳐 지나며 맺은 인연 ...

그 할아버지와 난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악수까지 나누었을까 ?




혼자 여행을 하면서 남편이랑 아이랑 함께 하는 여행과는 다른 

여행의 묘미를 알게 된것 같다 

 내 옆에 남편이나 아이 혹은 친구와 함께 였다면 

아마도 말을 걸어 오지 않았을것 같다 





청수사를 나와 주변 니넨쟈카 산넨쟈카를 구석 구석 둘러 보고 나니 

음 ....

이젠 어디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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