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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나 홀로 야밤에 산을 오르는 간 큰 여자 (이나리신사)

by 동경 미짱 2019.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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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 나 홀로 정말 많이 걸었다 

여행을 온 게 아니라  마치 수행을 온 수행자처럼 ...

아무 계획도 없이 떠난 여행인지라 여행지에 와서야 

어디로 갈까 생각을 하는 여행 스타일 

시원한 꽃 그늘 아래에  있는 돌로 만든 의자위에 앉아 

교토 여행을 검색을 해보니 후시미 이나리 신사란게 있다 

일명 여유신사라고 하는 곳 .

교토 여행 사진을 보면 빨간색 기둥이  쫘악 늘어서 있는 

사진으로 눈에 익은  곳 

그런데 다녀온 여행 후기를 보면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이른 아침에 가는걸 추천한다고 ...

그래?? 사람이 넘 많다고 ??

하긴 일본의 대표적 관광지인 교토인지라 어디를 간들 

사람들로 넘쳐 나지만 이왕이면 조금이라고 사람이 적을때 

가는게 좋으니까 그럼 내일 아침 일찍 가 보지 뭐 ..

그렇게 결정을 했다 


그리곤 교토 골목 구석 구석을 누볐다 

얼마나 걸었는지 다리가 아플정도로 ...

시간을 보니 3시가 넘어 가길래 그대로 호텔로 가 

체크인을 하고 호텔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곤 5시쯤 다시 호텔을 나섰다 

무엇에 홀린듯 다음날 아침일찍 가기로 한 이나리신사로 향하고 있는 나 

왜 갑자기 급하게 변경을 했냐고??

그건 나도 모른다 

그냥 호텔방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가자 ! 이나리 신사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그 느낌대로 그냥 나섰다 

뭐 어차피 계획없는 자유여행이니 언제 가건 어딜가건 

그건 내 맘이니까 ...




드디어 도착했다 . 이나리 신사의 입구 

역시나 역에도  신사로 향하는 상점가에도 그리고 신사 입구에도 

사람들로 가득 가득 ...

나야 일본에 살고 있으니 신사를 한 두곳 가 본 것도 아니고 

신사 본당안은 그게 다 비슷 비슷하니 

굳이 신사안을 둘러 볼 필요도 없고 

정문을 들어서자 마자 직직을 해서 본당을 둘러 보는게 아니라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 꺽어 

이나리 신사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기둥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빨간 기둥이 보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넘쳐나고 

난 사진 찍는게 목적이 아니니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고 싶은데 

사진 찍는 사람들 방해 하지 않으려니 좀처럼 앞으로 나가기가 힘들었다 

계속 이런 길을 가야하나 ??

그냥 돌아갈까?  에이  여기 까지 왔는데 그냥 올라 가 보지 뭐 ..

그렇게 오르다 보니 입구에만 사람들로 복작 복작이지 

조금씩 오르다 보니 현저하게 줄어 드는 사람들 ...




6시쯤 되어 가는 시간이다 보니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었고 

입구에서 인증 사진만 찍고 돌아서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여기까지 와소 사진만 찍고 돌아가다니 

믿을수가 없다 




점점 날은 어두워지고 조명등이 하나 둘씩 들어 오고 ..

동경은 어딜가나 외모로는  국적 구별이 어려운 

같은 아시아인 중국인들과 한국인들로 가득한데 

교토는  한 눈에 딱 봐도 " 아! 외국인" 이라 알 수 있는 

우리랑 다른 피부색의 외국인들이 더 많은것 같은 느낌 .


이나리 신사에서도 아랫쪽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많은 아시아인들이 있었는데 산을 오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얀 피부를 가진 외국인들이었다 

나의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한국 중국같은 아시아에서 오는 관광객은 

거리상 가까운 곳이다 보니 짧은 일정으로 교토를 방문하고 

또 단체 투어가 많아서 빠듯한 일정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 멀리 유럽쪽에서 오는 관광객은 비교적 긴 일정과 

단체 보다는 개인 자유 여행이 더 많아서 

시간적 제약이 없어서가 아닐까 싶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



점점 어두워 지는 산 

양쪽으로 새 빨간 기둥으로 둘러 쌓인 길 

지나는 사람들은 별로 없고 ..

이 길을 여자 혼자 올라가? 말어 ?

물론 올라가야지 ...



군데 군데 있는 빨간색 나무 기둥 

사이 사이 석재상들과 커다란 돌조각들 ..

어째 일본의 무덤같은 으시시한 분위기 ..

이건 뭐 이런 분위기가 무서운지 간혹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무서운건지 ...

혼자 가다 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빨간 기둥 사이를 오르다 만나는 

하얀피부에 덩치 큰 외국인들 ...

간혹 말을 걸어 온다 


아이 참 .. 나 영어 딸리는데 왜 자꾸 말을 걸어 오는건지 ...

하지만 이런게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은 마음에 

빵끗 빵끗 웃는 얼굴로 간단하게 대응 

그랬더니 또 말을 걸어 오네..

하지만 ... 말이 좀 딸려도 맘이 통하면 다 통하고

전달이 된다는 사실 !

그래도 생각했다 

이번 여행 끝나면  놓았던 영어 공부 다시 시작해? 말어?



산을 오르며 처음 보는 이들과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며 

어두컴컴한 조금은 으시시한 빨간 기둥을 지나

드디어 산 정상에 도착했다 

밤에 여자 혼자 오르는 산 

의외로 괜찮았다 

아니 괜찮았다기 보단 좋았다

아침이 아닌 밤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이나리 신사에 가자고 떠 올랐던 나의 느낌을 따르길 

정말로 잘 했다 싶을 정도로 ..



정상에 올랐으면 이제 남은건 내리막길이 있을뿐 ..

내려 오는 길  

우와 !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야경이 눈 앞에 펼쳐 졌다 



이 야경이 보이는 곳에 벤치랑 바위로 된 조금 넓은 공간이 있었는데

벤치가 아닌 바위 위에 자리 잡고 앉아 한참을 야경을 보며 앉아 있었다 

홀로 떠난 여행 

계획이 없고 시간 제약이 없다보니  즐길수 있는 작은 행복이었다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들 ...

눈 앞에 펼쳐지는 멋진 야경...

이 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누가 이나리 신사를 아침에 가라고 했는가?

오히려 낮에 교토 시내 관광을 하고 

이른 저녁을 챙겨 먹고 밤에 오는걸 추천 하고 싶다 

이나리 신사는 24시간 자유 개방이라 밤 늦은 시간에도 방문이 가능하다 

단 ! 저녁에 가면 신사 앞 상점가 구경은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교토 어디를 가나 다 비슷비슷한 상점가이니 

굳이 이나리 신사 상점가를 꼭 보아야 할까 싶다 

상점가를 포기 한다면  당연히 밤을 추천하고 싶다 

 


8시 조금 넘어 산을 내려왔는데 

그 시간에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나 처럼 여자 혼자인 경우는 없었지만 ...


다음에 또 교토를 방문 한다면 난 이 곳 

이나리 신사를 또 다시  밤에 방문하고 싶다 

바위 위에 걸터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 보는 교토의 야경을 

잊을수가 없다 

그리고 오르내리며 스쳐 지나며 몇 마디 주고 받은 

외국인들 (나도 외국인이란 사실 ㅋㅋㅋㅋ) 과의 짧은 만남도 ...



늦은 저녁에서 밤 사이라 사람들이 그다지 없어서 

좋은 사진을 꽤 찍을수 있었다 

요 아래 클릭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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