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평소같으면 아침부터 테니스하러 갈 우리집 자기야가
오늘은 얌전히 집에 있다
지난번 자기야가 감기인데 출장중이란 글을 올렸었는데
그 감기란게 거의 일주일 이상 지속 되었었다
머리가 아프고 옴 몸이 쑤시고 배도 아프고 ...
여간 해선 병원에 안 가는 자기야가
취소할수 없는 출장 다녀온후 다음날 하루 또 회사를 쉬고
또 다시 병원으로 ..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다하고 감기에 장염이 겹친것 같다나 어쩐다나 ..
병원에서 받아 온 약을 복용해소 인지
어제부터 다시 몸 상태가 좋아졌다
자기야는 병치레후라 테니스를 취소하고 집에 있지만
토요일 고 3인 히로는 여전히 학교에 갔다
고3이니까 공부하러 갔냐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고 3이지만 부카츠인 테니스 연습을 위해 학교에 갔다
공부는 언제부터 할려는지 말입니다 ㅠㅠㅠㅠ
테니스부 은퇴는 언제 하는지 물어보니 6월이란다
무슨 고 3인 말이지 ....
히로가 테니스 때문에 일치감치 집을 나가고
느지막히 일어난 자기야가 평소에 좋아하는 카페에
둘이서 브런치 하러 가자고 한다
난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딱 잘라서 거절 ...
아니 오늘은 집에서 브런치하자
자기 커피 내려 줄래? 그동안 난 빵 준비할께
우리집 자기야가 커피를 내리는 동안
사라다 한접시 그리고 핫샌드랑 빵도 굽고
작년 친구네 블루베리 농장에서 공짜로 잔뜩 따온
블루베리로 만들어 보존중인 블루베리잼이랑
고소한 땅콩 버터 크림이랑
햇살이 너무 좋다
우리집 마당은 정남향이라 넘 좋은 햇살이 반갑지만은 않다
그늘막도 치고 마당에다 브런치 준비 끝
언제나 그렇듯 울 모꼬짱은 테이블 밑에서 얌전히 기다린다
절대로 테이블에 앞발을 올린다거나 하지 않고 항상
테이블 밑에서 얌전히 기다린다
우리가 뭔가를 먹을땐 반드시 테이블 밑
이리 오라고 불러도 절대로 오지 않고
그렇게 좋아하는 무릎에도 절대로 앉지 않는다
그게 안스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해서
간식 한입 두입 주다보니 얌전히 테이블 밑에서 기다리면
맛있는 간식을 먹을수 있다는 걸 아는것 같다
아침겸 점심을 먹으며 둘이서 나란히 앉아 도란 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여느 카페보다 더 멋진 마당 카페에서의 브런치가
참으로 평화스럽다
월요일에 마누라 혼자서 훌쩍 여행을 떠나는게 신경이 쓰이나보다
교토에서 어디를 갈건지 무얼할건지 일정을 물어오길래
아무 계획이 없다고 하니
여기 가 봐라 저기 가 봐라 ...
교통편이랑 숙소도 다시 한번 체크할려고 해서
신경 쓰지마 내가 다 알아서 할께
그냥 자전거 빌려서 자전거 타고 교토를 둘러 볼까도 생각중이고
근데 계획을 다 잡고 가면 그 계획대로 움직일려고 하다보면
그게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것 같아서
그냥 아무 계획 없이 가는거야
그래 .. 다음엔 같이 가자
이번에 같이 못 가줘서 미안해
4월은 일본에선 연도의 출발이라 바쁘다는걸 잘 알길래
자기야랑 같이 갈수 있을거란걸 기대도 안 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자기야와 같이 안 가니까
더 안심하고 가는건데 ..(요건 남편에겐 비밀!)
아무래도 히로가 고 3인데 히로 혼자 두고
당일치기도 아니고 몇일씩이나 엄마 아빠가 여행을 간다는건 좀 ...
그나마 자기야가 집에 있으니 맘 편히 혼자 떠나는건데
마누라가 혼자의 여행을 즐겁게 떠난다는걸 알면
괜히 섭섭해 할까봐 이 마음은 비밀로 하기로 했다
뭐가 미안해 . 일이 있는데 어쩔수 없잖아
다음에 같이 가지 뭐 ...
내 본심을 숨겨서 살짝 미안하지만
20년을 같이 살았는데 이 정도 거짓말쯤이야 뭐....
우리가 먹는 동안 테이블 밑에서 얌전히 기다리던 울 모꼬짱
먹는게 끝나자 마자 자기야 품안에 쏘옥
그리고 꾸벅 꾸벅 졸기 ...
자기야 품을 너무 좋아 하는 우리집 여수 모꼬짱이다
가방을 뭘로 가져 갈까 고민이야
제일 작은 캐리어 가져 갈까 싶긴한데
캐리어가 짐이 될것 같긴하고 ...
음 ... 남자라면 백팩 하나 둘러 메면 간편하긴 한데
여자들은 아무래도 백팩 하나론 무리겠지 ?
글쎄 편하게 입고 갈꺼니까 짐이 많을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4일이니까 아무리 짐이 없어도 백팩하나론 무리겠지?
역시 제일 작은 캐리어 가져 가야할까..
누가본다고 누굴 만난다고 멋을 부리고 갈 맘이 없으니
간편하게 가고 싶은데 어쩐다....
히로 몇시에 오는지 물어 보고 저녁에 외식하자
또?
울 자기야는 아무래도 마누라가 해 주는 밥이 마음에 안 드나보다
기회만 되면 외식을 하고 싶어 하는걸 보면 ...
그래서 내가 그렇게 말 하면 하는 말
그건 절대 아니지
맛 집을 발견하면 자기야랑 히로에게 먹이고 싶어서 그러지
헐 .... 말이나 못하면 ...
뭐 밥 사준다는데 나는 밥 안 해도 되니 나야 좋지 뭐
외식이라 ... 그래 콜!
따사롭고 평화로운 주말
밥을 안 해도 된다니 마트에 갈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한동안 햇살따사로운 마당에서
치도 마시고 디저트도 먹고 음악도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마누라랑 아들에게 먹이고 싶은 그 맛집을 기대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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