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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나이 탓을 해 본다

by 동경 미짱 2019.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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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내가 어렸을때 지금은 돌아가신 울 할머니 

나를 부를라치면 '향아 ! 경아! ..." 

언니이름 사촌이름 서너명의 이름을 부르고서야

내 이름을 부르시곤 하셨다 

울 할머니가 왜 저러시나 ..

손녀 이름 하나부르는데 모든 손녀들 다 소집하시네 .. 했었다

그때는 이해 못했던 일들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그러고 있다 

히로를 부르는데 

 모꼬야 아니 히로야 

 엄마 나 모꼬아닌데 ... 어떻게 모꼬랑 햇갈릴수가 있어 


그러게 ... 

어떻게 히로를 부르면서 모꼬짱을 부를수가 있던 말인가


오늘 비프스튜를 만들려고 냄비에 

양파랑 감자랑 당근 등등등을 넣고 불을 붙여준후 

조금 졸여야 할것 같아서  조금 시간이 걸릴것 같아서 

잠시 쇼파에 앉아 쉰다는게 깜빡 졸았다 

삐빗 삐빗 삐빗 ..

음 ... 소리가 들린다 

비몽사몽 

삐빗 삐빗 삐빗 ..

음 ... 이 소리는  경고음인데 

부엌으로 달려가 보니 




제대로 태워 먹었다 

그나마 소고기를 넣기 전 채소들을 넣고 끓인지라 

소고기가 무사했다는게 위안이라면 위안 ! 



........

그냥 할말이 없다 

나 요즘 진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나 원래 이렇게 깜빡 깜빡 하는 여자가 아니었는데 

너무 사소한것 까지 다 기억을 해서 

우리집 두 남정네가 나의 기억력이 무섭다고 할 정도였는데 

요즘의 난 예전의 내가 아니다 ..

어떻게 이렇게 태워 먹을때까지 

냄비를 올려 둔걸 까맣게 잊어 버릴수가 있는지...


예전의 난 물건 찾는 선수였다 

우리집 두 남자가 자기들이 둔 것들도 어디에 두었는지 찾아 헤맬때

 뭐 찾는데 ?

 00 찾는데 어디 뒀는지 모르겠어 

 00 봐 봐 

 여기 있는줄 어떻게 알았어 ?

아니 그게 거기 있겠지 어디 있겠어 

물건은 자기 자리가 있잖아 

있어야 할 곳에 있을테니 뻔 하지 


그랬는데 요즘은 있어야 할게 있어야 할 자리에 없다 

어디다 잘 둔다고 둔게 어디에 뒀는지 찾아 헤멜때가 있다 

나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렸는지 ..



제대로 태워 먹은 냄비는 일단 물에 담궈 두었다

닦아 보다 안 되면 버리던가  해야 할듯 ..


울 할머니처럼 히로를 부르며 모꼬짱을 부르고 

냄비를 불에 올려 둔걸 새까맣게 잊어 버리고 

잘 챙겨둔다고 챙겨둔 물건을 어디 두었는지 몰라 

찾아 헤메고 ....

그냥 ... 나이탓이려니 ..

나이탓을 해 본다 


새까맣게 타 버린 냄비를 보며 나이탓을 하다보니

괜시리 우울해 진다 ..

나 왜이러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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