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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전야제 그리고 그후

by 동경 미짱 2019.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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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늦은 오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내일 태풍이 오니 옥상의 직원 주차장이 아닌 실내 주차장에 

주차를 해도 된다는 연락과 함께 

도로사정도 있고 하니 무리해서 출근할 생각말고 

지각을 해도 좋으니 각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판단하고 

뭔 일이 있으면 바로 회사로 연락을 하라는 내용이다 


내 옆에선 자기야가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부하 직원들로부터 내일 출근 시간 조정을 원한다는 내용이다 

우리집 자기야는 지난 금요일부터 11일간 휴가를 내 논 상태라 

태풍이 오는 월요일은 출근을 하지 않는다 

자기는 출근을 안하지만 출근해야 할 부하직원들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출근 시간 조정을 하느라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낮부터 햇볕은 쨍쨍인데 비구름이 없는데 어디서 비가 내리는지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 

그러더니 갑자기 거짓말 처럼 비가 멈추고를 반복하는게 

오늘밤 태풍이 영 심상치가 않다 


그나저나  이번 태풍의 위력이 대단하다고 하니

마당에 화분같은거 좀 정리 해 두는게 좋을것 같아서 

비가 잠깐 그친 사이에 자기야랑  마당에 나갔다



화분들 날아가지 않게 다 내려 놓고 

자전거도 강풍에 넘어지지 않게 아예 눕혀 두었다



쓰레기 뚜껑 날라가지 않게 고정 시킨후 

그것만으로 불안해서 벽돌도 한장 올려 두었다

일단 뭔가 날아 다니면 위험하니 보이는것은 모두 바닥에 내려 놓았다 


오후 5시가 넘어서면서 내 스마트폰도 

자기야의 스마트폰도 갑자기 요란한 경보음을 울려댄다 

스마트폰으로 피난 정보가  온것이다 

30분 간격으로 강풍 주의보

홍수 주의보 , 산사태 주의보 , 등등등 ...

밖에는 갑자기 비가 쏟아지다가 멈추기를 반복된다 


아직은 그리 심한 바람도 아니고 

그리 심한 비도 아닌것 같은데 

삐뽀 삐뽀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경고음이 오히려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불안한 마음을 들게 하더라는..


게다가 히로가 아직 돌아 오지 않았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에 걸친 학교 문화제 

대충 끝내고 빨리 돌아 왔으면 좋겠는데 

문화제 실행위원인 히로는 아직 뒷 정리랑 회의가 있다며 

태풍이 본격적으로 상륙하기 전에 오겠다고 하는데 

혹 강풍에 자전거를 타다 넘어질까 걱정 스러워서 

 자전거를 두고 전철로 돌아 오도록 일러 두었다 

그리고 전철역까지 마중을 나갔다 



그래도  집안 식구들이 다 모여 있으니 조금은 안심이 되더라는 ..

일본 단독주택이라는 다 딸려 있는 아마도 ...

일본은 유리창마다  샷시 같은 덧문이 다 달려있다 

태풍이 올때 이 아마도를 닫아 두면 

창문이 깨어질 염려도 없고  외부의 소음 (바람소리)도 

많이 차단이 되어서 조금은 안심감이 든다 



수시로 울려대는 경보음에 밤새 잠을 제대로 이룰수가 없었다 

자는둥 마는둥 그렇게 밤을 지샜다 

히로는 태풍의 영향으로 등교시간이 늦춰져서 10시까지 

등교를 하면 된다고 하는데 

어제 자전거를 두고 왔기에 전철로 학교에 가기로 하고 

역까지 차로 데려다 주고 돌아서 오는데 히로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철이 멈췄다고 ...

그래서 다시 역으로 가서 히로를 태우고 학교까지 데려다 주었다 


집에 와서 마당이랑 집 주변을 둘러 보았는데 

다행히 화분도 하나도 쓰러지지 않았고 아무 피해도 없었다 


"뭐야. 밤새도록 경고음 울리고 난리더니 별거 아니네 ..."

라고 생각을 했는데 웬걸 

뉴스를 보니 난리 난리 이런 난리도 없다 

다행히 태풍이 동경 중심을 기준으로 동쪽을 직격했는데

우리집은 동경 중심지에서 서쪽 

 아슬 아슬 조금 비껴났었기에 아무 피해가 없었던  모양이다 


자기야가 11일간의 장기 휴가 중이지만

사실 나도 덩달아 휴가 중이다 

난 자기야보다 조금 짧게 7일간의 휴가를  받았다 


출근 하지 않은 나에게 회사 동료에게서 연락이 왔다 


 미짱은  이런 날 쉬고 운이 좋아  ..  


직장 동료에게 들은 오늘 아침  회사 출근 현황 

차로 출근을 하는 직원들은 정상적으로 출근을 했는데 

자전거로 출근 하는 직원은 바람 세게 불어서 넘어질  위험이 있다며

두어시간 지각 

그리고 전철 출근하는 직원은 전철이 멈춰서 언제 출근할지 

잘 모르겠다는 상황 (그때가 12시쯤인데 아직 출근을 못한 직원이 있다고 했다 )

나에게 연락을 해 온 회사 동료는  차로 출근을 하니 

정상 출근을 했지만 주차장에서 이동하는  그 짧은 거리는 걷는 동안  

옷이랑 신발이 완전 다 젖어 버렸다고 한다 

그녀의 말을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난리 난리 그런 난리가 없다 " 였다 


그녀의 말대로 우리집 자기야도 나도 운 좋게 

이런날 출근을 하지 않고 휴가라니 ...

진짜 운이 좋다고 할수 밖에 


태풍이 완전히 지나가고 난 후

내려 두었던 화분들도 원위치 시키고 

눕혀 두었던 자전거도 세워 두고 

여기저기 태풍의 흔적으로 남겨진 나뭇잎들을 치운후 

자기야와 나는 집을 나섰다 


자기야와 내가 휴가를 받아 나선 길 ..

어디로 가는걸까?

궁금하신분은 내일도 들려 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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