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퇴근 할려는데
동료인 미치꼬상이 뭔가를 건네 준다
이게 뭔데?
별거 아냐 . 집에 가서 봐
일본사람들은 가끔 여행을 다녀오면
오미야게라고 해서 여행지의 특산품을 사 오곤 하지만
미치꼬상은 스무살 이른 결혼으로 아이 셋다 성인이다
방학을 기다려야하는 학생이 있는것도 아닌지라
사람많고 복잡한 8월을 피해
9월초로 여름 휴가를 신청 해 둔 상태라
아직 여름 휴가로 어디를 다녀 오지 않았을텐데
오미야게는 아닌것 같고 도대체 이게 뭘까?
미치꼬상이 나에게 건넨 핑크빛 포장안에
작은 미니 카드도 하나 들어 있다
웬 카드??
뭔 날인가?
내 생일은 아닌데 ..
" 언제나 맛있는 김치 고마워 "
미치꼬 ..
짤막하고 간단한 미치꼬상의 메세지다
미치꼬상은 워낙에 김치를 비롯한 한국음식을 좋아해서
슈퍼에서 김치를 사다 먹는걸 알기에
내가 가끔 김치를 담그면
진짜 쬐끔 맛만 보라며 진짜 쬐끔 가져다 주곤 한다
며칠전에는 오이 소박이를 담아서 주었는데 그에 대한 보답인가 보다
별것도 아닌데 그냥 "김치 잘 먹었어 고마워! " 한마디면 될것을
짧은 메세지이지만 엽서에
글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미치꼬상의 마음이 이쁘다
요즘 내가 꽃가루 알레르기로
항상 마스크를 하고 있는데 그래서 미치꼬상이 선택한 선물은
예쁜 수가 놓여진 손수건 두장 ..
꽃가르 알레르기로 눈물 콧물로 고생하는 나에게 딱인
미치꼬상의 탁월한 선택이다
지난번엔 케익 만드느라 거칠대로 거칠어진
내 손을 위해 핸드크림을 선물해 주더니만
이번엔 꽃가루 알레르기인 나에게 꼭 필요한 손수건을 ....
미치꼬상 사실 우리 부서에선 무서운 선배로 통한다
이건 절대 미치꼬상에 대한 욕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도 사실은 미치꼬상이랑
똑 같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미치꼬상도 나도
60여명 가까운 부서원들 사이에서
미치꼬상과 나는 깐깐하고 무섭다고 후배들에게 인식이 되어 있다
개인적인 친분은 친분이고 일은 일인지라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업무를 두고는 깐깐하고 엄격하게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미치꼬상이랑 나
대충 대충을 싫어하고 두 여자의 성격상 일을 꼼꼼히 하고
깐깐한 편이다
그걸 업무적인 깐깐함이라 생각지 않고
무섭고 센 언니라 생각하는 요즘 젊은 후배들 ...
깐깐하고 무서운 센 언니인 미치꼬상이랑 나는
서로가 강하니 많이 부딪히고 트러블이 많을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 얼마나 죽이 잘 맞는지 모른다
센 두 여자지만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잘 이해를 한다
미치꼬상이 깐깐하고 무서운 선배라고 ??
천만에 말씀!
미치꼬상은
손이 거칠어지는 일을 하는 동료에게
아무 날도 아닌데 핸드크림을 선물 할줄 알고
또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눈물 콧물 난리도 아닌 동료에게
아무날도 아닌데 손수건을 선물 할 줄 아는
마음 따뜻한 동료인데 말이다
요즘 애들 (후배)들은 그걸 모른다
업무적으로 잔소리 하는 선배는 무조건
무섭다는 인식 ...
그런 인식을 가지는 것 자체가
아직 어리다는 말이겠지만 ...
일본 사람들 타인과 깊은 관계 맺지 않고
이기적일거란 편견 ...
사람 나름인듯 ...
난 이렇게 배려할 줄 알고
마음 따뜻한 동료를 가진 행복한 여자다
이런 동료가 있기에 내가 출근길이 즐거운 이유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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