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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에서 일하기

이런 직장 동료들

by 동경 미짱 2019.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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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함께 곳에서 근무했었지만 지금은

같은 회사지만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옛 동료인 마렌을 

정말로 오래간만에 만나 예전 함께 근무하던  그때 얘기를 하며

잠시 지난 추억에 잠기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마렌이 사치꼬상 이야기를 꺼냈다 

미짱 . 사치꼬상이랑 연락해?"

 아니 나 한테 연락 안 온 지 오래되었어. 마렌에게도 연락 없지?"

참 그렇다 .. 사치꼬상 어쩜 그럴 수 있어? 

사치꼬상이  나에겐 그렇다 치더라도 미짱에게 그러면 안되지 


사치꼬상이 누구이며 사치꼬상이 뭘 어쨌냐고?

사치꼬상은 6년 전 마렌이랑 나랑 함께 근무했던 동료이고 나랑 나이가 같다 

마렌이 입사가 제일 빠르고 그리고 나 사치꼬상은 한참 후배다 

필리핀인 마렌 한국인인 나 그리고 일본인인 사치꼬상 

사치꼬상은 전형적인 일본인 여성이다 

전형적이라.....

어떤 게 전형적 일본인일까?

사람 좋고 항상 "하이 하이"에  공손하고 나랑 동갑이지만 

내가 선배이고 일을 지시하는 입장 이디 보니 

나에게 깍듯하게 존댓말을 쓰고 자기주장이 거의 없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아주 여성적인 사치꼬상 


그런데 그  당시 사치꼬상은 다른 직원들(일본인 직원들)에게 

무시당하고 왕따를 당하는 존재였다 

무시당하고 왕따 당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자기주장이 없으니 자기가 판단해서 일을 하기보다는 시키면 

시키는 일을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일을 못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게다가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심지어는 20대 동료에게도 

자기보다 선배란 이유로 존댓말을 쓰고 하이 하이 하니 

다른 직원들의 그녀를 무시하고 막 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뭐 그런 분위기였다 

심지어는 그녀가 인사를 해도 그 인사까지 무시는 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는 20대 직원이 이름도 부르지 않고 

너 이거 이렇게 해 저렇게 해. 너 바보니?  



나는 그녀에게 많은 조언을 했다 

무조건 예 예 하지 말고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말하라고 

그리고 무시당하는 사치꼬상에게 런치도 하고 

우리 집에도 자주 불러 밥도 해 먹이고 그랬다 

선배라고 나에게 꼬박꼬박 존대하는 사치꼬상에게

동갑이니 말 놓으라 했고 사치꼬상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상담도 해 왔고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내가 사치꼬상을 정말 많이 챙겼었다 



(우리집
 마당의 봄소식을 전해 주는 작은 꽃망울들..)

그걸 아는 마렌이기에 사치꼬상이 괘씸하다고 한다 

사치꼬상이 왜 괘씸하냐고??

내가 아무리 챙겨주어도 거의 모든 이에게 무시당하는 사치꼬상

그리고 마렌 나 셋이서  다른 지역으로  1년간 파견 근무를 다닌 적이 있었다 

파견 나간 그곳에서는 사치꼬상이 무시도 당하지 않았고 

다른 직원들과도 사이좋게 잘 지냈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파견 근무를 마치고 다시 원래의 

지역으로 다시 이동을 하게 되었을 때 사치꼬상은 고민에 빠졌었다 

집에서 더 가까운 예전 직장  하지만 그곳에선 자기는 

일을 못한다고 무시를 당했던 곳 

그리고 집에서 더 먼 거리지만 사치꼬상에게 친절하게 잘 대해주는 파견회사 

무시를 당하던 원래의 곳으로 돌아가야 할 것인가 

파견지역에 남을 것인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나에게 상담을 해 왔다

솔직하게 말하면 난 사치꼬상이랑 함께 돌아가고 싶어

우린 직장 동료이기도 하지만 친구니까..

하지만 내가 만약 사치꼬상이라면 난 돌아가지 않고 야기에 남을 것 같아 

그곳은 사치꼬상 왕따 시키던 애들이 그대로 있잖아 

아마 예정처럼 똑같은 일이 반복될 거야

하지만 이  곳은 모두들 사치꼬상을 무시하지 않고  좋아하잖아

 

그렇게 사치꼬상은 그곳에 남았고 나랑 마렌은 원래의 직장으로 복귀를 했다 

그리고 가끔 사치꼬상에게서 연락이 오고 하더니 지금은 아예 연락이 없다 

내가 먼 저 몇 번인가 연락을 하다가 이제는 나도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사치꼬상이 직장 후배이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친구라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사치꼬상에겐 내가 친구가 아니라 직장 선배이기만 했었나 보다

어쩜 나를 만나면 아무래도 예전에 자기가 왕따 당하고

무시당했던 그때가 떠 올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이해를 하면서도

그녀를 친구라 생각했기에 서운한 맘이 드는 건 사실이다



사치꼬상 미짱이랑 나에게 그렇게 잘 한건 진심이 아니었던 것 같아 

아마도 자기편이 없는데 우리가 자기편들어주고 

또 우리에게 잘 보여야 자기가 일 하기 편하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아부한 것 같아 

지금 있는 곳에서 아무 문제없으니까 모른 척하는 거잖아 

내가 이렇게 섭섭한데 미짱은 더 할 것 아냐 

나야 미짱이 워낙 사치꼬상을 좋게 말하니까 사치꼬상이랑 놀아 준거지만 

미짱은 아니잖아

사람이 고마운 줄을 알아야지 미짱에게 그러면 안되지 

내가 뭐 성인군자도 아니고 서운 안 하다 하면 거짓말이지 

그런데 사치꼬상은 그런 친구였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냥 스쳐 지나간 한 때의 친구..




울 딸이  얼마 전 나에게 그러더라. 일본 사람 믿지 말라고..

지금 잘한다고 진짜 친구라  생각하지 말라고 

나중에 상처 받는다고..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그게 일본 사람이라서 그럴까?

사치꼬상에겐 내가 친구가 아닌 잘 보여야 회사 생활이 편한 

그런 직장 선배이기만 했나 보다 


미짱 나 다시 이 곳으로 이동하고 싶어 

모집 공고 나오면 알려 줄래?

다시 미짱이랑 근무하면 좋겠다


사치꼬상 같은 후배만 있는 게 아니라 

다시 나와 근무하고 싶다는 마렌 같은 선배도 있으니 

그래도 살 만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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