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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보기만해도 안 먹어도 배 부르다

by 동경 미짱 2020.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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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어제 집 마당에서 멋지게 말해 BBQ

그냥 우리식으로 말해 고기를 구워 먹었었다 

고기를 구워 먹을때 상추와 깻잎은 기본이지만 

깻잎을 먹지 않는 나라 일본에 살다보니 

깻잎이 참으로 귀하고 귀하다 

다행히 우리집은 작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이라 

마당 한켠에 깻잎을 키우고  있다 

어제도 고기를 구워 먹기 위해 마당에서 깻잎을 

따서 맛잇게 쌈을 사 먹었다 

일본 살면서 싱싱한 깻잎 따다가 고기쌈을 

사 먹을수 있다는건 작고도 소소한 행복이다

그런데 그 작고 소소한 행복도 딱 여기까지다 


나는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고 지식이 없는지라 

마당 한켠에서 키우는 깻잎 농사가 그리 잘 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매년 씨를 심어서 키우는게 아니라 

작년에 키우던 깻잎을 그냥 방치해 두면  

저절로 씨가 떨어지고 다음해에 싹이 나고 자라고 

또 씨가 떨어지고 싹이 나고 하는걸 매년 반복하고 있다 

딱히 깻잎을 키워야겠다는 강한 의지로 매년 깻잎을 키우는게 

아니라 씨가 떨어지고 싹이 나고 자라고

그렇게 자연에 순리에 맡기고 있다

딱히 관리를 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거름이나 약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키워서인지 

우리집 마당 깻잎은 벌레가 먹기도 하고 

매년 같은자리에서 자라는데다가 거름도 하지 않으니

쑥 쑥 잘 자라는 편이 아니다 

키도 그리 크지 않지만 깻잎의 크기 또한 작다

한국 깻잎의 절반 정도크기로 밖에 자라지 않는것 같다 

 

마당 깻잎 농사라 말은 거창하게 하지만

 매 주말마다 하는 가족들만의 고기굽기 파티에

몇 잎 따다 먹는 정도로 만족을 해야 할 수준이다  



그런데 올해는 거름도 않고 약도 치지 않고 

작년과 똑 같이 그냥 자연의 순리에 따라 방치를 하고 있는데도 

벌레도 먹지 않고 잎도 꽤 큰편이다 

여전히 키는 작지만 잎은 꽤 크다 



한국 마트에서 사는 깻잎 크기의 절반 정도의 작은 꺳잎이지만 

나로썬 이 정도면 대 풍작이고 만족이다 

벌레 먹지 않고 병들지 않은 깻잎이라는 자체만으로 

엄청 만족스러운 결과다 

우리집 마당 농사 기준으로 고기만 싸 먹기에는 

남아도는  대 풍작이라서 

그래서 늘 먹을수 없어서 아쉬웠던 깻잎 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깻잎 김치는 내가 좋아하는 반찬인데 

일본에서 만들어 먹을수 없기에 나에겐 

항상 그리움의 반찬이었다 




작고 여린 깻잎을 정성스레 한장 한장씩 

양념장을 얹어 가면서 

한장 한장 장수가 더 해질수록 기분이 좋다 



작은 양이지만 너무나 귀한 깻잎 김치 완성 !

냉장고에 고이 고이 모셨다 

깻잎김치 ...

이게 뭐라고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다

보기만 해도 안 먹어도 배 부리고 만족스럽다는게 이런건가 보다 

 

금방 지은 따끈한 밥 위에 올려 빨리 먹고 싶다는 마음과 

먹다 보면 금방 없어질텐데 아까워서 어찌 먹나 

그냥 두고 두고 눈으로 보고 아껴야지 하는 마음이 공존한다 


내가 울 친정엄마를 닮아서 뭔가를 만들면 

여기저기 퍼 주는걸 좋아하는데 

이 꺳잎김치는 아무에게도 안 주고  나 혼자 더 먹을 예정 ! 

벌써 군침이 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나는 깻잎 김치도 좋아하지만 어린 깻잎 순을 따다가 

살짝 데쳐 무치는 깻잎순 무침을 참 좋아한다 

깻잎 김치를 만들고 보니 깻잎 순 나물도 갑자기 먹고 싶어진다 

마당 한켠에 조그만 키우는 우리집에선 

깻잎 순 나물은 감히 생각도 못하는데 ...

못 한다 생각하니 못 먹는다 생각하니 

왜 이리 먹고 싶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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