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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밤중에 김치를 담궈야만 했냐고

by 동경 미짱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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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울 모꼬짱 사료를 사기위해 홈센타에 들렸다 

 홈센타에 갈때면  입구에 있는 지역 농산물 특판장을 들리곤 한다 

농산물 특판장은  작은 코너라 그래서 다양한 상품이 있지는 않지만 

지역 농산물이라 조금 더 신선하다는 것이 제일 큰 매력이다 

가끔은 모양이 일정치 않는 것들을 마트보다  싼 가격에 

살수있다는 것도 매력중 하나이고

 마트에서 팔지 않는 것들을 살 수 있는것도 매력중 하나이다  

예를 들면 일본 마트에서 팔지 않는 고춧잎 달린 고추를 

줄기채 꺽어서 판다거나

(일본 마트에선 고춧잎을 팔지 않는다 )

그리고 운이 좋을땐 일본 마트에서 팔지 않는 깻잎도 가끔 나와 있을때도 있다

오늘 들린 농산물 특판장에서 열무를 발견했다 

열무 또한 일본의 일반 마트에서는 잘 볼수 없는 채소중 하나이다 

쉬히 살수 있는게 아니기에 열무를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담글까? 말까  ?

당장 담그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퇴근후 피곤한 몸으로 

집에 가자 마자 또 열무를 담궈야 하나 

하지만 잠깐의 망설임후 내 손에는 열무가 들려 있더라는 ..

열무의 유혹에 지고 말았다 ㅎㅎ



열무 한단에 한국돈으로 1300원 정도면 너무 싼 가격이다

그래서 집어 든게 열무 3단 

집에 오자마자 사 들고 온 열무는  던져두고 

일단 저녁을 만든후  피곤해서 잠시 눈을 부쳤다 

잠시 눈을 붙인다고 한게 깨어보니 10시가 넘었다 



피곤해서 잠든 내가 깰까봐 우리집 두 남자는 귀가후 

조용히 조용히 내가 만들어 둔 저녁을 챙겨 먹고 

식탁에 두 부자가 앉아 커피에 간식을 챙겨 먹고 있었다 

아니 시간이 몇시인데 저녁 먹자마자  이 시간에 커피에 간식인지 ..

잠깐 눈을 붙인다는게 우리집 두 남자가 귀가하는 것도 모를 정도로 

곤히 잤나 보다 

같이 식탁에 둘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1시가 훌쩍 넘었다


거실 바닥에 던져 둔 열무가 눈에 들어 온다 

싱싱한 열무를 사다가 저대로 두면 시들 시들 해 질텐데 

지금부터라도 열무를 담궈 말어?

이 고민 또한 잠시 

나란 여자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지 못하는 아주 피곤한 성격이다 

그래서 밤 11에 열무와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열무가 너무 깨끗하고 싱싱한게 넘 좋다 

열무를 씻어서 소금에 절이는 동안 찹쌀풀을 쑤고 

양파랑 마늘을 까고 믹서에 갈고 ....

내가 이 오밤중에 뭘 하는지 모르겠다 

내일도 아침 일찍 출근인데 



한국에서 가져 온 고춧 가루가 얼마 안 남았다

봄이면 항상 한국에 가는데 이번 봄엔 코로나 때문에 한국엘 가지 못했다 

지난 11월에 한국에 갔을땐  엄마가 고춧가루 가져 가라고 하셨는데 

아직 많이 있다고 그리고 봄에 또 나올텐데 

그때 가져 가지 하면서 가져 오지 않았던것이 후회막심이다 

엄마 말 듣도 못 이기는 척 가져 올걸 ....

내년 봄에는 한국에 갈수 있을까?

현재 코로나 상황을 봤을땐 아마 어렵겠지 

아껴 먹다 떨어지면 번거롭지만 부쳐 달라고 해야 할까  보다



열무에 달린 무우가 너무 튼실해서 무우도 같이 썰어 넣었다 




밤 11시에 시작한 열무 김치 담그기는  날이 바뀔때까지 

계속 되었다 

이런 출근인데 ..

바로 잠이 든다해도 2시간밖에 못 자는데 ...

저녁에 단잠을 자서 이기도 하지만 

열무 담그느라 부지런히 움직었던 몸과 정신은

분명 피곤한데도  쉬이 잠이 들지가 않았다 

출근인데 1시간이라도 눈을 붙여야지 

자야 되는데 라는 압박감에 오히려 정신은 더 말똥 말똥

결국 이불속에서 뒤척이다 잠들지 못하고 그대로 출근을 했다 

당연히 오늘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어찌나 잠이 오던지 ...


그냥 오늘 퇴근후에 담글껄 

왜 오 밤중에 김치를 담근다고 생난리를 피웠는지 ..

그래도 막상 담그고 잘 익혀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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