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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차려 먹은 한일 국제결혼 23년차 밥상

by 동경 미짱 2020.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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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24 그리고 여자 26에 처음 만났다  

그리고 23년이 흘렀다 

23년이 흐르는 동안 

사내녀석 하나 낳고  알콩달콩 잘 살고 있는것 같다 

지금이야 연하남이 대세인지 모르겠지만 

23년전 연하 男과 연상 女는 그다지 흔하지 않았다 

그리고 보니 난 능력녀였던것 같다 

 ㅋㅋㅋ


한일 국제 부부로 살아 온지 23년차다 

말이 없던 남자였는데 수다장이 여자 만나 살다보니 

이제 이 남자가 말이 많아진것 같다 

한국과 일본의 만남이기도 했지만 

연상녀와 연하남의 만남이었고 

직장녀와 백수남의 만남이었다 


처음 결혼을 반대했던 울 아버지 왈 


" 니가 뭐가 부족해서 백수남이냐

 선을 봐서 결혼해도 집 한채는 있는 남자랑 결혼할수 있는데 .."


그러니까 말이다 

내가 미쳤지 뭐가 부족해서 

24살 어린  백수남자를  만나는지...


일본남에 백수남에 연하남에 뭐 하나 볼것 없었지만 

딱 하나 !

착해 보였다 

나랑 내 친정 부모 존중해 줄 것 같았다 


내 느낌 그대로 이 남자 

아직까지는 착하다 

그리고 나랑 내 부모 존중해 주는게 보인다 


가까이 할래야 가까워 질수 없다는 한일...

그런 한일 부부로 만나 2년간 잘 먹고 잘 살아 온 

울 부부의  원동력은 대화인것 같다 

울 부부는 이야기를 참 많이 나눈다 

나라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이해 하지 못 하던 부분도 대화를 통해 이해 하게 되는것 같다 


23년을 이 남자랑 살아보니 

많고 많은 일들도 있었지만

내가 이 남자에게 제일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가족을 소중히 여긴다는점이다 

아직까지 여전히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외출도 외식도 좋은게 있으면 마누라랑 함께 하고 싶어하고 

무엇보다도 고마운건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것이다 

잔소리 많은 엄마랑은 가끔 틀어지는  아들녀석도 

친구처럼 때로는 형처럼 격이 없는 아빠랑은 어떤 비밀도 없이 

때론 부러울 정도로 사이가 좋다 

두 남자를 보고 있자면 아빠와 아들이라기 보단 형과 아우같다 

테니스를 좋아하고 축구를 좋아하고 

그런 취미가 맞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이 두남자는 남자치고는 많은 대화가 오고 간다 


그래서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할때면 언제나 시끌 법적이다

열여덟 아들 녀석과 대화를 할줄 아는 이 남자 !

아들 녀석의 친구들과도 함께 놀줄 아는 아빠 

참 멋지다 




결혼 23년차 

코로나 때문에 여행도 못가고 

외식도 자제하기로 했다 



에어프라이어로 삼겹살 굽고 

냉이 된장국도 끓이고 



냉이를 데쳐 하나는 소금간 

하나는 된장을 넣고 무쳤다 

이 남자 냉이 나물이 맘에 든단다 



무우청 넣고 고등어도 조렸다 



내 손으로 차려 먹는 결혼 23년차 밥상 

한일 국제 부부 밥상이 아닌 

완전 한국인의 밥상이다 

코로나 때문에 1년간 한국을 가지 못하니 

요즘 들어 부쩍 한국 밥상이 그리운것 같다 


코로나가 아니였다면 항상 그랬듯  레스토랑에 앉아 있었을텐데 

이렇게 집에서 내 손으로 직접 차려 먹었지만 

그래도 좋다 

가족이 함께 할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


우리집 자기야랑  내가 23년을 함께 살았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처음 만난 23살과 26살 

그때랑 아무것도 변한게 없는것 같은데 

분명 그때 그대로인것 같은데 

그런데 내 앞에 중년 아저씨가 앉아 있다 

23년이란 세월이 강산이 두번은 바뀌고도 남는 시간인데 

그런데 왜 이리 빠른지 ....



마지막은 자기가 내려주는 커피 한잔으로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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