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김치를 사 먹는다
며칠전 친정 엄마랑 통화를 했다
김장을 담궜다고 한다
50포기나 ..
엄마 아빠 두 노인네 살림에 50포기나 담궜냐니까
오빠네 주고 언니네 주고 그러다 보니 많은것도 아니란다
한번 더 담을지도 모르겠단다
작년 11월에 사촌동생 결혼식 참석차 한국에 갔었다
그때 엄마가 고춧가루 가져갈래 했었다
아니 안 가져 갈래
김치 얼마 담아 먹지도 않는데 뭐
그리고 아직 고춧가루 많이 있어
그래도 좀 가져 가지
2월에 또 올건데 뭐
그때 가져 갈께 ...
나는 매년 2월이나 3월에 한국에 나간다
올 해도 그럴 예정이었다
그런데 ... 코 ... 로... 나 .... 가 ㅠㅠㅠ
1년째 한국에 못 나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 돌아 다니질 않으니
회사 쉬는 날 할 일도 없고 해서
다른 해 보다 올해는 김치를 많이 담궜었다
오이 김치도 담그고 특히 무석박지에 꽂혀서 엄청 담궜었다
담그고는 아까운줄 모르고 여기저기 퍼 주었다
그랬더니 많이 남았다던 고춧가루가 쬐끔 밖에 안 남았다
쬐끔 남은 고춧가루는 요리에도 넣어야 하니
어 이상 김치를 담글수가 없다
어른말 들어서 손해 날것 없다고 했는데
엄마가 고춧가루 가져 가라 할떄 그냥 가져 올것을 하고
무지하게 후회를 하고있다
작년 11월엔 코로나가 이렇게나 유행할줄 누가 알았냐고
ㅠㅠㅠㅠ
이번에 너거 언니가 김치 많이 가져갔다
좋겠네 .. 난 고춧 가루 떨어져서 김치도 못 담궈 먹는데
고춧가루 보내줄까?
아니 귀찮게 뭘 보내
그냥 사다 먹을래
난 이상하게도 겨울만 되면 김치가 더 그립다
김치 자체를 먹는것 보다
나에게 겨울은 김치 볶음밥이랑 김치찌개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일본에서도 고춧가루 살수는 있지만
대부분이 중국산이고 가끔 있는 한국산은 가격이 꽤 비싸다
다른 김치 재료를 생각하면
고춧가루가 아닌 김치를 사 먹는게 더 싸게 치인다
그래서 ...
김치를 주문 했다
10키로씩이나
얼마만에 보는 포기김치인지 모르겠다
저녁 밥상에 김치를 내 놓았더니
이 김치 자기가 만든거 아니지?
응
싼거라도 맛있다
우리집 자기야는 내가 만든 김치 맛을 구별할줄 안다
가끔 한국 지인들이 조금 맛 보라고 주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집 자기야는 김치 맛을 보면 마누라 김치 맛이 아니라는걸 귀신같이 알아 낸다
역시 김치는 손맛이라고 맛이 다 다른가 보다
우리집 자기야 김치 취향은 새 김치이고
나의 김치 취향은 잘 익은 신김치이다
오늘 택배로 배달되어져 온 김치 맛은
딱 우리집 자기야가 좋아할 새 김치다
난 푸욱 잘 익혀 김치 볶음밥을 해 먹고 싶다
여름내내 오이김치랑 무석박지를 담궈 먹느라
배추 김치를 안 담았었다
김치 볶음밥을 해 먹은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난다
김치 10키로 주문해 냉장고에 채워 넣고 보니
마치 김장이라도한듯 든든하다
언제 한국에 갈수 있을까?
엄마 김치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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