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일요일 오후
점심을 먹고 각자의 자유시간
자기야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나는 자기야가 틀어 놓은 음악을
강제로 들으며 인터넷 세상을 둘러보고...
한참을 그러고 있자니 우리 집 자기야가 커피를 내릴 테니 마당에 나가 마시자고 한다
요즘 날이 참 따뜻하다
가끔씩 바람이 차갑다 느낄 때가 있지만 바람이 없을 땐 말 그대로 완연한 봄이다
우리 집 마당은 정남향이라 진짜 햇살이 잘 들어서 어떨 땐 햇살 잔뜩 받는
등이 따갑게 느껴질 때도 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카페를 안 간지도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카페 대신 마당에서 야외 카페 분위기를 내기에 딱 좋은 일요일 오후다
우리 집 귀염둥이 모 꼬짱이 빠지면 섭섭하지
마당에서의 커피 타임엔 언제나 함께 하는 우리 집 모 꼬짱이다
오늘도 여전히 귀엽다 ㅎㅎ
커피도 맛나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참 좋다
3주 전인가 보다
우리 집 자기야가 갑자기 여행을 가자는 말을 꺼냈다
나는 솔직히 썩 내키지가 않았다
그래서 확실한 답을 않고 어물쩍 넘겼는데
2주 전인가 보다
더 이상 내 답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아니 내 답은 필요 없으니
무조건 자기를 따르라며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었다
나 : 지금 긴급사태 선언 기간 중인데 여행은 아니지 않아?
자기야 : 언제까지 기다려? 맘 같아선 당장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싶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 비행기는 비행긴데 국내선 타자
나 : 음... 여름휴가 때 가면 안될까?
자기야 : 아니 지금 가자. 히로 대학 들어가기 전에 가족 여행 좋잖아
그리고 난 벌써 회사에 말하고 휴가 허락받았어
나 : 아니 자기 맘대로 그러면 어떻게 해? 나도 휴가 받아야 하는데 넘 갑자기
자기야 : 갑자기는 무슨 지난주부터 말했잖아
나 : ....
자기야 : 히로 입학 기념으로 가족 여행 가자
그렇게 자기야 맘대로 여행 계획을 잡았고 아직까지 마음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나도 결국 강제 휴가를 내게 되었다
국제선은 무리이니 국내선으로
자기야가 가고 싶은 곳은 오키나와
오키나와가 섬이긴 하지만 오키나와의 나하에서 다시 더 작은 섬으로 이동
그렇게 오키나와의 작은 섬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오키나와의 작은 섬인지라 사실 2박 3일 일정이면 충분한데 좀 길게 4박 5일로 잡았다
여기저기 구경 다니며 노는 게 아니라 관광은 하루만 하고 (섬이 작아 하루면 충분하다 )
또 하루는 바닷속에 잠수를 하면 물고기랑 친구 하며 놀다가 (아름다운 바닷속을 보고 싶단다)
나머지 2일은 맛 있는것 먹으며 그냥 바다를 바라보며 멍 때리면서
호텔에서 푹 쉬다 오잖다
그러고 보니 우리 가족 셋이서 다 함께 여행을 간 건 꽤 오래된 것 같다
코로나 전에는 히로랑 나랑 아니면 자기야랑 나랑 이렇게 둘이서는 여행을 다닌 것 같은데
셋이서 다 함께 한 여행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더라...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올해는 3월에 한국에 갔다가 5월엔 대만에 갈 계획이었다
물론 3월 한국행과 5월엔 대만행은 자기야랑 나랑 히로랑 이렇게 가족이 다 함께 갈 계획이었는데
그런데 일본은 3월 8일까지 예정했던 코로나로 인한 긴급사태 선언이
다시 2주간 더 연장이 되었다
3월 한국행은 당연히 생각도 못하고
5월의 대만행도 포기상태다
시대가 그런 걸 어쩌겠나 싶으면서도 나오는 건 한숨뿐..
이미 자기야가 비행기도 예약도 호텔 예약도 렌터카 예약까지도 다 마친 상태라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된다
오키나와...
그러고 보니 히로가 고등학교 입학하고 시부모님 모시고 함께 여행을 갔던 곳이다
어쩌다 보니 고등학교 입학 기념 여행도 오키나와였고
대학 입학을 앞두고 떠나는 가족 여행지도 오키나와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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