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의 올해의 밸런타인데이는 유난히 조용했다
일본은 발렌타인데이에는 흔히들 말하는 의리 쵸코를 직장 내에서 꽤 많이들 한다
의리쵸코라 함은 다들 아시겠지만 같이 근무하는 상사나 동료에게 의리로 주는 쵸코다
우리 집은 그래서 매년 밸런타인데이 때마다
우리 집 자기야는 회사에게 꽤 많은 의리 쵸코를 받아온다
히로도 이웃의 소꼽 친구(여자 사람 친구)와 학교 후배들에게서 의리 쵸코를 받아오니
매년 2월에는 받아 온 쵸코렛을 먹어 치우느라 한달내내 쵸코렛을 먹는 듯했다
그런데 올해는 14일인 발렌타인 데이가 일요일이기도 했지만
우리 집 자기야는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느라 회사에 가지 않았기에
의리 쵸코를 단 하나도 받지 못했다
불쌍하게시리...
그런데 난 오히려 우리 집 두 남자가 의리 쵸코를 단 하나도 받아 오지 못해서 오히려 좋다
그 이유는 2가지를 들 수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꽤 많은 의리 쵸코를 먹어치우느라 2월은 살이 푹푹 찌는데
올해는 쵸코를 안 먹어도 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의 이유는 이게 진짜 이유인데
우리 집 두 남자가 의리 쵸코를 받아오면
화이트 데이 때 받은 사람들을 받기만 하고 모른척 할수도 없고
돌려 주어야 하는데
우리 집 두 남자는 받아 오기만 하고 나에게 다 떠 넘긴다
결국 화이트데이 때 돌려주는 쵸코는 내가 다 준비를 해야만 했다
매년 우리 집 두 남자에게 " 자기야는 몇 개 받았고 히로는 몇개 받았나" 물어본 후
그 개수만큼 준비하는 건 결국 나의 몫이었다
받기는 자기들이 받고 왜 내가 준비를 해야하냐고?
올해는 우리 집 두 남자가 의리 쵸코를 단 하나도 받지 못했으니
화이트 데이때 하나도 준비를 안 해도 되니까 얼씨구나 좋기만 하다
그런데 사실 올 밸런타인데이는 나도 우리 집 두 남자에게
쵸코렛을 주지 않았었다
발렌타인 데이란걸 잊어버린 건 아니었는데 평소에 이것저것 잘 만들어 먹이는데
발렌타인데이라고 해서 꼭 쵸코렛을 꼭 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해서 그냥 모른 척 무시했었다
그런데 의리 쵸코도 하나도 못 받은걸 막상 보고 나니
나라도 줄걸 하는 그런 맘이 살짝 들긴 했었다
그래서 뒤늦었지만 의리 쵸코를 하나도 받지 못한 불쌍한 우리 집 두 남자를 위해
쵸코렛을 듬뿍 넣고 바나나 쵸코 케이크를 만들었다
우리 집 두 남자에게
" 이번 밸런타인데이 때 의리 쵸코를 하나도 못 받아서 너무 불쌍해서 만들었다" 고 했더니
"밸런타인이었어? 밸런타인 인지도 몰랐네.."라는 대답이...
하긴 집에만 있었으니 모를 수도 있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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