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부터 히로는 친구를 만난다고 집을 나섰다
수험생이라 한동안 친구들과 놀지 못한 것에 대한 한풀이라도 하는 듯
요즘 자주 친구들을 만나러 다닌다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널려고 하는데 빨래감 속에서 수영복이랑 수영모자가 나왔다
아니 웬 수영복이랑 수영모자??
나 : 히로 오늘 친구들이랑 수영장 갔어?
히로가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의미심장하니 씨익 하고 웃는다
나 : 수영장에도 안 갔는데 왜 수영복이 있어?
히로 : 자전거로 에노시마갔다 왔어
헐... 에노시마까지 자전거로??
에노시마는 동경 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편도 40키로의 거리다
왕복 80키로를 자전거로 갔다 왔다고 한다
사실 작년에도 히로는 자전거로 에노시마에 갔다 왔었다
에노시마까지 자전거로 갔다왔다는 말을 듣는 순간 내 입에서 나오는 말
" 바보 아냐? 거기가 어디라고 자전거로 가"
그래 뭐.. 친구들이랑 자전거로 멀리 하이킹 가는 것도 젊은 청춘인데 그럴 수 있지
그런데 3월에 해수욕 할 것도 아니고 수영복은 왜?
일요일 날씨가 썩 좋지는 않았다
바닷바람에 에노시마의 기온 9도
기온 9도의 바닷가에서 수영복 입고 저러고 놀았단다
보기만 해도 춥다
그런데 해변가에서 저러고 놀려고 수영복을 입었다고??
미쳤어 미쳤어
3월 기온 9도의 바닷물에
1빅 2일의 입수 미션을 하는 것도 아니고 왜 입수를 하는 건지..
" 아이고.. 미쳤어 미쳤어.. 제정신이니?"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작년에도 이 세 친구가 함께 자전거로 에노시마까지 갔다 왔었다
그 친구들이 올해도 다시 뭉쳐 또다시 자전거 하이킹
각자 다른 대학에 진학을 하는 친구들이지만
내년에도 자전거로 에노시마에 가기로 했다고 한다
뭔 연중행사도 아니고 ...
나 : 야! 너 왜 도로에 앉아서 사진을 찍고 그래?
히로 : 도로 아니야. 인도야
나 : 아무리 봐도 도로 구만..
히로 : 에노시마 해변엔 인도가 저렇게 되어 있어
엄마는 내가 아무리 바보라도 설마 도로에서 저럴까
나 : 그래? 근데 하는 짓이 제정신이 아니잖아
왜 바닷물에 뛰어들고 그래
히로 : 작년엔 다른 애가 입수했거든 그래서 올해는 내가 입수한 거야
왕복 80킬로를 자전거로 하이킹을 다녀온 후 오늘 하루 종일
무릎이 아프다며 "아야야 아야야"를 연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히로 : 엄마 나 나이 들었나 봐. 작년엔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올해는 작년에 비해 너무 아파
편하게 전철타고 가면 될것을
아무리 청춘이라지만 아들 녀석의 노는 법이 나로선 노 이해!
왜 저러고 놀지??
한 3, 4일은 다리 아프다고 아야야를 연발할것 같다
내가 히로의 노는 법이 이해 안되는건 세대 차이인건지
아님 사내 녀석들의 노는 법을 여자인 내가 이해가 안 되는 건지 ...
그래도 누구랑 어디에서 뭐 하고 놀았는지 숨김없이 말해주니
위험한짓 , 나쁜짓이 아니라면
내 버려 둬야지 어쩔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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