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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

by 동경 미짱 2021.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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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히로의 근황이 궁금은한데 그렇다고 직접 물어 보기도 그렇고 ...
히로는 어찌 되었을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것 같아서 오늘은 오래간만에 히로 이야기를 할까 한다

일본 대학입시는 참으로 복잡하다 

간단히 말하면 한국처럼 수시도 있고 정시도 있다 

정시는 1월 둘째 주말에 이틀에 걸쳐 치르고 

이 전국 시험을 통해 진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립대학교는 각 학교별로 따로 시험을 치루어서 선발하는 비율이 훨씬 더 많다 

1월 둘째주 전국 공통 시험이 끝나면 그 후 각 대학별로 시험을 치루는데

보통은 하위권 대학부터 시작해서 중위권 상위권 순으로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시험일이 늦어진다 

그러다보니 여러 군데 원서를 내는 경우 1월 둘째 주부터 시작해서 2월 중순 이후까지 

계속 시험이 이어진다 

실력 있는 아이들은  어느 대학의 시험이라도 문제 없겠지만

히로처럼 어중간한 아이들은 몇번의 시험을 치르는게 보통이다 

 

물론 몇번이나 시험을 치르기 위해선 돈도 있어야 한다 . 생각보다 꽤 많이 든다

한번 시험을 치를때마다 입시비용이 적게는 3만엔(30만원)에서 많게는 4만엔(40만원)이 드니 

서너군데만 쳐도 가볍게 20만엔(200만원) 이 넘어간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은 좀 낮춰서 합격이 확실한곳  한 두군데 내는게 보통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보통 8군데 많게는 10군데까지 원서를 내는데 

그렇게 내다보면 수험료만 50만엔(500만원)은 기본이다 

지방에 살면 수도권으로 시험을 치르기위해 오는 교통비와 숙박비까지 필요하니

시험보는데 필요한 경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2달에 걸쳐 각 대학별로 시험을 치르니 시간과 그 경비가 넘 비효율적이란 생각이 드는건 나 만의 생각인지 ...

뭐 돈 걱정 없다면 그 만큼 기회는 많으니 수험생들 입장에선 좋을지도 모르겠다 

일찍 시험을 치른 학교는 벌써 발표가 나서 합격 여부를 아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아직 시험을 치루지 않은 학교도 있다 

히로는 작년에 모 대학에 합격이 되었지만 자기가 가고 싶은 대학이 아니라며 

재수를 선택을 했었다 

재수를 선택한후 코로나가 유행했고 학원에 돈은 돈 대로 내고 대부분 

영상수업과 집에서 자율공부가 주를 이루었는데 히로의 재수 모습을 보며 

살짝 후회를 한적도 있다 

그냥 작년에 합격한 대학에 보낼껄하는..

히로 나름 열심히 했는지 모르겠지만 엄마 입장에서 봤을 때 현역생도 아니고 

재수생인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 내 눈에 안 차서였다 

일일이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수험생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공부량과 시간을 보며 

괜히 재수를 시켰다 하는 후회를 몇 번 했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벌써 발표가 난 학교도 있고 아직 시험을 치르는 학교도 있다

히로는 오늘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왔다 

오늘  시험을 치뤘다는 건 꽤 상위 대학이고 솔직히 말하면 히로의 실력으로는 

합격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조금이 아니라 좀 많이 어렵다 ㅠㅠㅠㅠ(현실인것을 ..)

 

 

 

 

현재 두 군데 대학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한 곳은 중위권 대학이고 또 한 곳은 중상위권 대학이다 

이 두 대학 중에서 고른다면 당연히 중위권 대학이 아닌 중상위 대학을 선택을 할 것인데 

노력의 결과이니 불만은 없다 

하지만 솔직한 마음은 현역생으로 이 대학에 합격했다면 만족인데 

재수를 하고서 이 대학? 이란 마음이 있는 건 사실이다 ( 어디까지나 부모 욕심 임을 인정 )

오늘 마지막 시험을 치렀고 아직 발표가 남아있지만 너무 실력이 차이가 나니 

조금도 눈곱만큼도 기대를 하지 않는다 

합격증을 받은 이 중상위 대학으로 가겠구나 라고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태다 

 

: 뭐 나쁜 건 아니지만 현역이라면 모를까  재수를 하고 이 대학은 솔직히 말해 좀 실망이야 

우리 집 자기야 : 뭐 어디 면 어때 , 괜찮아 

                      이것도 다 경험이야

: 그렇지.. 솔직히 히로 재수생치곤 정말 전력을 다 안 한 거 아니까 

       더 이상 욕심은 내면 안되지. 

우리 집 자기야 : 그리고 아직 발표 남았잖아. 불었으면 좋겠다 

: 아이고 자기야 기대할걸 기대해. 그 대학은 넘사벽이야  

     당신 아들 그렇게 노력 안 했으니까 그냥 이 대학으로 등록하는 걸로 맘 정리하는 게 좋을 거야 

 

물론 히로에 겐 말하지 않고 우리 집 자기야 랑 둘이 있을 때만 나누는 대화다 

아마 히로도 알꺼다 

오늘 시험을 마치고 온 히로에게

: 어땠어?

히로 : 응 수학이 작년보다 어려웠어

 

그렇겠지 . 그 대학 수준이 있는데 어려웠겠지 ..
게다가 작년보다 어려웠단다 ㅠㅠ

아마도 제일 어려웠을꺼란건 말 안해도 상상이 간다 

 

 

 

 

 

입학금 포함 수업료가 사립대학답게  130만 엔(1300만 원)이 넘는다

아이고 그냥 학교에 돈 퍼다 주게 생겼다 ㅠㅠ

좋은 것도 아니고 안 좋은것 도 아닌 결과다 

내 아들의 노력이 부족했고 내 아들의 능력이 여기니까 

더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그나저나 하루빨리 코로나가 안정되고 온라인 수업이 아닌 대면 수업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오늘 마지막 시험을 치고 온 히로에게 내가 건넨 말 

" 수고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 말 한마디 외에 

우리 집 자기야는 히로에게 건넨말은 

"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내일 히로 먹고 싶은거 먹으러 가자 " 

아직 발표가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오늘 시험을 마지막으로 히로의 수험 생활은 끝이다

그래도 끝나고 나니 홀가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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