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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참으로 고마운 우리집 두 남자

by 동경 미짱 202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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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두 남자 

한 남자는 내 남편이요 아들의 아버지고 

한 남자는 울 아들 녀석 히로다

히로는 며칠 전 19번째  (만 19세 ) 생일을 맞이했었다

우리 집 두 남자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인연으로 19년을 살아왔다 

내가 우리 집 두 남자를 19년간  지켜보며 느낀 점! 

어쩌면 저렇게 사이가 좋을까.. 다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친구같기도 하고 형과 동생 같기도 하다

아버지는 아들녀석의 친구들 이름을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전부 다 알고 있다 

이름만 알고 있는게 아니라 얘는 축구부 얘는 수영부고 

 얘는 어느 동내 살고 쟤는 어느 동네 살고..

유치원 3년, 초등 6년 ,중고등 6년.  합 15년간  토요일 일요일에 있는 수업 참관일은 단 한 번도 

빠지고 않고 참석을 했다 

학교에 얼굴을 자주 비치니 히로 친구들도 히로 아빠를 다 알고 

또 매년 히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BBQ를 해 주며 히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아빠다

그러다 보니 히로도 친구들 이야기를 집에서 아빠랑 많이 하는 편이다 

히로의 사춘기와 나의 갱년기가 겹쳐서 서로 짜증 내며 투닥거릴 때가 가끔 있었다 

그런 모자 사이 중재를 잘해 준 아빠 덕분에 크게 트러블 없이 지낼 수가 있었다 

지금까지도 아빠는 히로랑 몸을 부딪혀가며 (씨름인지 레슬링인지..) 하며 

뒹굴고 놀기도 하고 좋아하는 스포츠 가 같아서 

축구와 테니스에 관핸 얘기도 많이 나누며 같은 취미를 즐기고 있다  

 

가끔 히로랑 내가 의견 대립이 있을 때  내 편을 들어줬으면 하는 나의 바람과 달리 

중립을 지키거나 아니면 히로 편을 들 때가 많다 

내가 그게 섭섭하다 하면 누구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자기가 생각했을 때 맞다고  생각하는 쪽이라고 하니 내가 할 말이 없다 

여자인 나와 남자인 두 사람의 생각의 차이가 날 때가 많다 

그래서 엄마에겐 딸이 있어야 한다고 하나 보다 

워낙 아빠와 아들이 사이가 좋다 보니 가끔 질투 아닌 질투가 날 때도 있지만 

그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히로가 그 흔한 반항 없이 아무 문제없이 잘 자라준 게 

아빠의 영향이 많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히로는 이젠 이자카야에도 따라와 아빠의 술 상대가 되어준다

아직까지 술을 마시지 않는 히로는 콜라로 아빠의 건배 상대가 되어준다 

그래서 이자카야에 가면 술값이 엄청 나온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술 값이 아닌 안주값이다 

히로가 술을 마시지 않으니 밥 대신으로 안주로 배를 채우니 

이것저것 엄청 안주거리 아니 요깃거리를 시키기 때문이다 

히로는 술 대신   콜라와 안주를 먹으며  아빠의 술 상대를 해 준다 

 

자기야는 빨리 히로랑 술 한잔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데 

자기야의 바램이 쉽게 이루어질것 같진 않다 

미래의 일은 모르지만 만 19살인 히로는 현재로썬 술이 싫단다 

술이 맛있다는 말을 전혀 이해할수가 없다고 

콜라가 100배 1000배 맛있다고 하니  아들 녀석과 술 잔을 기울일 날은 쉽게 오지 않을것 같다 

 

 

 

히로를 혼 내일이 있을 때 아빠는 그게 변명이건 설명이건 히로의 말을 끝까지 다 들어준다 

그러니 히로가 아빠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히로는 결혼 후 4년 만에 생긴 아이다 

아이가 안 생겨 걱정을 하니 " 아이 없으면 우리끼리 사이좋게  잘 살면 되지  뭔 걱정이냐"며 

아이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었던 남자였는데 이렇게 아들에게 친구 같은 아빠가 될 줄은 몰랐다 

가끔 히로가 아빠를 너무 스스럼없이 대할 때가 있어서 

 

: 히로 넌 아빠를 아빠로 생각 하기 하니?  너 아빠를 친구로 생각하는 거 아냐?

히로 : 음...  친구는 아니고  형

 

아빠가 아닌 형이라...

어찌 보면 아빠의 위엄이 너무 없는 것 아니냐 싶긴 하지만 

때론 형 같은  아빠이기에 어쩌다 가끔 아빠가 목소리를 낮추면 

히로는 바짝 몸을 낮춘다 

아빠는 화가 나도 히로에게 혼을 낼 일이 있어서 나랑 달리 절대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말도 많아하지 않는다 

요점만 간략히! 

 

보통은 아버지 흉을 보며 그 아버지를 닮아 가는 게 아들이라는데

울 시아버지는 자기야 랑 다른 아주 가부장적인 아버지였다 

바깥에 나가면 인기가 아주 많으신..

원래 타인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은 집 안 식구에겐 소홀하고 인기가 없다는데 딱 그 케이스다 

전형적인 가부장적 아버지인지라 자식들 말을 듣기보다는 '

"너네는 그냥 내 말을 따르라" 이런 식이었다고 ..

근데 우리 집 자기야는  그런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싫었기에 

자기는 그런 아버지가 아닌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 집 자기야 랑 히로를 보면서 생각한다

이 둘은 부자 관계에 있어서 이상적인 모습이다고..

가끔은 이 둘의 모습을 보며 역시 엄마에겐 딸이 최고야

딸이 었으면 좋았을 것을.. 이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하지만 만약에 나에게 딸이 있었다면 나는 자기야 처럼 딸에게 언니 같은 

그런 엄마가 될 수 있었을까? 음... 아니었을 것 같다 

언니 같은 엄마가 되었을 것 같은 자신이 없다 

 

사이좋은 우리 집 두 남자를 보고 있으면 그래 이런 게 행복이지 

내가 복이 많은 여자인 거지라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그래서 고맙다 우리 집 두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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