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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한국 남자는 다 맥가이버라고??

by 동경 미짱 2021.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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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인 동생이 우리 집에 왔었다 

울 집에서 차도 마시고 놀다가 그녀가 돌아가는 길 

우리 집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데 이상한 소리가..

음..... 불길한 느낌이..

역시나 불길한 느낌은 현실로 

남편과 아이  셋 이렇게 다섯 가족인 그녀는 8인승의 꽤 큰 차를 탄다 

익숙하지 않은 주차장이니 앞으로 쭉 빼면 될 것을 바로 우측으로 꺾어 나오려다 

옆 펜스를 쭉 긁어 버렸다 

윗 쪽에 아주 작게 두 군데 콕 찍혔고 

아래쪽에 쭈욱 긁힌 자국이 꽤 길게 나 있었다 

한국 동생 :  이거 20만 엔 (200만 원)은 견적 나올 것 같은데

                 얼마 전에 동네 애가 놀다가 자전거로 살짝 긁었는데 20만 엔 더 나왔었거든

                 그때는 그 애 집에서 보험 처리  해 주어서 다행이었는데

                  아이고 신랑한테 한 소리 듣겠네 어쩌지..."

라며 걱정을 하는 한국 동생 

다른 곳도 아니고 우리 집 주차장에서 생긴 일이라 괜히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위쪽에 콕 찍힌 작은 것 2개는 꽤 깊어서 어렵겠지만 

못 자국 크기처럼 아주 작아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모르겠고

꽤 면적이 커서 눈에 띄는 아래쪽에 길게 쭈욱 긁힌 자국은 패이지 않고 페인트만 벗겨진 것 같았다  

 

나: 이거는 간단하게 고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오토박스(자동차 관련 도구를 파는 전문점)에 가서 

      재료 사면 5천 엔도 안 들고 고칠 수 있을 것 같아 

       지난번에 우리 집도 남편이 뒤쪽에 이렇게 긁었는데  고치려고 견적을  뽑아 봤더니

       오토박스에선 28만 엔이라 하고 딜러에선 30만 엔 견적이 나왔었거든 너무 비싼 것 같아서 

      울 옆집 아저씨가 예전에 타이어센터( 타이어 및 자동차  수리 전문점)에 근무를 했었잖아 

      그래서 물어봤더니 가르쳐 줘서 재료비 4천엔(4만 원)으로 흔적도 없이 깨끗하게 고쳤잖아

      패이지 않고 페인트 벗겨진 정도면  표도 안 나게 고칠 수 있어

      근데 그걸 30만 엔(300만 원 ) 견적 나온 거 너무 한 거 아냐

 

 한국 동생: 진짜요? 근데 울 신랑은 그런 거 아예 할 줄 모르는 남자라서..

               게다가 신랑이 알면 잔소리할 테고...

 

나 ;  그럼 내일 다시 차 갖고 우리 집에 와 

        울 신랑한테 고쳐 보라 할게 

 

이런 사연이 있었다 

 

우리 집 자기야는 진짜  아무것도 못하는 똥 손이다 

예전엔 심징 집에 전구 하나도 갈지 못하는  아무것도 못하는 남자였었다 

울 친정집은 친정아버지가 완전 맥가이버 수준이다 

못 하시는 게 없는 맥가비버 같은 친정 아버지 밑에서 커서

한국에 살 땐 전구 갈고 뭐  그런 간단한 것 고치고 하는 건 당연히  남자들이 다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 집 자기야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오히려 놀라웠었다 

이런것도 못하는 남자가 있구나 .. 하고 

못 하는거도 못 하는 거지만 아니 아예 할 생각을 안 했었다 

전구 하나 가는것도 사람을 부르면 되지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렌데 억척스러운 한국 여자랑 살다 보니 이젠 전구 갈기 정도의 간단한 것 정도는 할 줄 아는 수준까지 성장을 했지만 

여전히 똥 손인데 얼마 전 우리 집 차를 살짝 긁은 건 내가 아닌 자기야였고 

30만 엔(300만 원) 견적이 너무 비싸다 싶어 옆집 나까무라 상에게 직접 배워가며 

재료비 단돈 4천 엔으로 흔적도 없이 깨끗하게 고친 경험이 있었다 

나 : 자기야 00가 우리 집 주차장에서 나갈 때 차를 긁었거든

    내가 봤을 땐 지난번 우리 차 정도라서 고칠 수 있을 것 같아 

     근데 걔네 신랑은 그런것 못 한대. 

      그러니까 자기가 좀 고쳐 줘 

자기야 : 한국 남자가 그런 것도 못 하는 사람이 있어?

            한국 남자들은 다 자기들이 하잖아

나 : 자기는 한국 남자들이 다 맥가이버 야?

      00 신랑은 아무것도 못한대 

자기야: 에? 진짜? 한국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는 사람이 있다니 믿을 수가 없어 

: 한국 남자라고 다 할 줄 아는 거 아니지 

자기야 : 그래도 한국 남자들은 군대 가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거 아냐?

: 내가 근대를 가 봤어야 알지 

      몰라 걔 신랑은 이런것도 못한다니까 자기가 봐줘 

    

     

 

이런 사연으로  한국 동생이  차를 가지고 다시 우리 집에 왔고 

오토박스에서 필요한 재료를 사다가 똥 손인 우리 집 자기야가 열심히 닦고 바르고 닦고 

 

 

 

마치 자기가 프로 인양 열심히 또 열심히...

역시 위쪽에 작은 못 자국처럼 찍힌 2곳은 상처가 깊어서 어쩔 수가 없었고 

눈에 띄게 길게 난 자국은 다행히 흔적도 없이 고칠 수가 있었다 

나는  우리집 자기야의 똥 손이 금손이 되는 순간을 보았다 ㅎㅎ

 

한국 남자를 무슨 맥가이버로 아는 우리 집 자기야 

어디서 누구에게 뭘 듣고 그런 소리를 하나 물어보니 

자기야 : 아버님(한국 친정아버지 )도 형님도 못 하는 것 없잖아 

           그리고  전에 우리 회사에 있었던 이상이 한국 남자는 군대 갔다 오니까 못 하는 게 없다고 들었었고

            또 00에 살던 권상 기억해? 권상도 자기 집에 이것저것 자잘한 것들 다 자기가 손 본다고 했었거든  

            

 

우리 집 자기야 주변의 한국 남자들이 다 맥가이버였나 보다 

사실 내가 보기엔 우리 집 자기야 주변의 남자들이 다 맥가이버인게 아니라 

우리집 자기야 본인이 워낙 아무것도 못하는 똥 손이다 보니 

우리집 자기야 눈에는 한국 남자는 뭐든지 다 할줄 알고 못 하는게 없다 생각 한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한국 남자가 다 대단해 보였던 게 아닌가 싶긴 한데...

자기야 한국 남자라고 다 맥가이버는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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