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남자
이 남자는 요즘 커피에 빠져 있다
평소에도 워낙 커피를 좋아하던 남자였지만 그 전에는 머신으로 내려 마시는 커피로 만적을 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직접 내려 마셔야겠다며 이것저것 도구를 사기 시작했었다
그 시작의 발단은 내가 지난 9월 자기야 생일에 맞춰 직접 만들어 준 커피 거치대가 그 시작이었다
가벼운 생각으로 만들어서 선물한 커피 거치대를 보고선 갑자기 커피에 대해
집착(?) 하기 시작한 우리집 자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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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은 커피콩이었다
그때까지도 나름 커피콩을 다루는 까루디란 곳에서 커피콩을 사다 갈아서
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더 좋고 신선한 커피콩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엔 커피콩을 직접 로스팅을 하는 전문점에서 커피콩을 사기 시작하더니
커피콩을 정확하게 그람을 재어야 한다며 저울을 사더니
이제는 물의 온도까지 맞춰야 한다며 온도계까지 사 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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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아니 커피 한잔 내리면서 온도는 무슨 ..
결국 온도계 사다가 한두 번 하다가 안 하게 될 거야 그러니까 사지 마
나중엔 짐만 된다니까 자꾸 물건 늘리고 싶지 않아
자기야 : 아니 커피에 온도가 얼마나 중요한데
마나님의 강력한 반대에 온도를 맞춰야 하는데 하는데.... 하면서도
마나님 말을 잘 듣는 척하더니만
결국은 아마존에서 구입을 했나 보다
집으로 떡 하니 배달되어 온 온도계
나 : 결국 샀어?
자기야 : 응. 온도계는 필요하다니까
나 :누가 집에서 커피 내려 먹으면서 커피콩 무게 재고 물 온도까지 맞추며
커피 내리고 그러겠어. 누가 보면 카페 차리는 줄 알겠네
자기야 : 이왕이면 제대로 내려 마시면 좋잖아
이 남자 집으로 배달 되어 온 온도계를 뜯어보며 아주 신이 났다
앞에선 마나님 말을 아주 아주 잘 듣는 남편 인척 하면서
뒤로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거 기어이 하고 마는 우리 집 자기야..
그래 당신 고집을 누가 꺾냐고?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고집 센 여자가 남편 쥐고 사는 줄 아는데
겉으론 마나님 말 잘 듣는 척하고선 뒤로 자기 하고 싶은 건 기어이 하고야 마는
아주 지능적인 남자란 걸 누가 알아주냐고...
저울을 사고 바로 온도계까지 사면 마나님이 잔소리 할 것 뻔하니까
처음엔 저울만 사고선 내가 잊을만한 시간차를 두고 은근슬쩍 온도계까지 사버리는 이 치밀함..
커피콩 직접 로스팅해서 파는 전문점에서 신선한 콩을 취향에 맞춰 사다가
일일이 무게를 재고 물의 온도를 맞추며 내린 커피 한잔
오늘도 우리 집 자기야의 카페는 오픈을 하였고
손님인 나랑 히로는 권하는 대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겼다
몇 번 하다 말려나 했는데 이 남자는 귀찮지도 않나 보다
커피머신은 봉인을 한채 매번 단 하루도 빠짐없이
이 귀찮은 일을 귀찮아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고 있다
다음번엔 또 무엇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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