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채소라 하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게 시금치고 브로콜리 그리고 양상추 청경채 기타 등등..
물론 일본도 마찬가지다
제일 일반적인 게 시금치고 그리고 한국에서는 조금 낯 설은 고마츠나小松菜라는 채소가 일본에서는 사장 흔한 녹색채소이다
고마츠나라는 채소는 일본에 와서 처음 안 채소다
일본에서는 너무 흔한 1년 내내 마트에서 시금치와 함께 제일 많이 팔고 있는 잎채소이다
일본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고마츠나인데 한국에도 있나 싶어서 검색을 해 봤더니 소송채라고 나온다
아! 그렇구나 고마츠나가 소송 채라는 거구나 ….
어쨌든 일본에서는 제일 흔한 잎채소인 고마츠나는 시금치보다 싼 가격으로 1년 내내 일본 식탁에 오른다
시금치나 브로콜리 같은 건 계절이 따라 가격이 비싸지기도 하지만 소송채는 일본에서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채소중 하나다
겨울에 채소가 비싸질 때도 150엔 정도이고
요즘 고마츠나 시세는 한단에 100엔도 안 한다
저렴한 가격에 일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채소이다
일본 마트에서는 대부분의 채소는 깨끗하게 손질이 되어서 포장 판매를 한다
당연히 뿌리는 제거되어 있다
예를 들어 대파는 잎 부분의 위쪽은 다 잘라내고 흰 줄기 부분을 팔고 (일본은 파의 잎 부분은 먹지 않는다) 무 같은 경우도 잎은 다 잘라내고 파는데 소송채 또한 뿌리를 잘라내고 깨끗하게 비닐 포장을 해서 판매를 하는데 어느 날 마트에 갔더니 뿌리째 파는 소송채를 발견했다
뿌리 상태가 썩 좋은 건 아니었지만 뿌리 달린 소송채가 나오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라 그나마 뿌리 상태가 좋은 걸로 한 단 골라 왔다
보통 일본의 소송채는 야들야들한 게 키도 크고 아주 아주 깨끗한데 ( 비닐 하누스에서 곱게 자란 티가 팍팍 난다) 근데 이 소송채는 줄기도 조금 억세고 잎은 벌레가 먹은 흔적도 있었다
누가 봐도 밭에서 막 키운 티가 팍팍 난다
그래서인지 손질도 않은 채 그 흔한 비닐 포장도 입히지 않고 가격도 70엔이란 엄청 무지 싼 가격에 진열대에서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마트 입구의 가설 판매대에 쌓아 놓고 홀대받으며 있었구나 싶다
비록 마트에선 홀대를 받았지만 나에겐 귀한 대접을 받으며 혹시나 뿌리가 상할까 봐 귀한 대접을 받으며 고이고이 모셔왔다
소송채는 분명 잎을 먹는 채소인데 뿌리가 나에겐 더 귀한 대접을 받은 이유가 있다
뿌리 위 1센티 정도를 잘라 위는 반찬으로 해 먹고 뿌리는 쓰레기 통으로 휙…. 이 아니라
뿌리는 우리 집 마당으로
마당 한 구석의 흙을 파고 뿌리를 심었다
모두 다섯 뿌리였다
뿌리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심어 봤다
다음날 비가 온다고 해서 따로 물을 주지도 않았다
그냥 땅을 파고 파 묻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5 일쯤 지났나 보다
그 새 한 이틀쯤은 비가 왔나 보다
오늘 마당에 나가 보았더니
잘라낸 소송채에서 잎이 나기 시작했다
하하하
참 생명력이란 게 …
이렇게 간단하게 소송채 다섯 포기 농사짓게 생겼다
사실 뿌리를 물에 담가 수중 재배를 해도 되지만 난 수중 재배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매일 물을 갈아 줘야 하는 번거로움과 고인 물인지라 조금만 게을리하면 물에서 냄새가 나고 관리를 발 못하면 뿌리가 썩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끔 재미로 수중 재배를 하기는 하지만 먹기 위해서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흙에다 심어 두면 매일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당연히 냄새도 나지 않아서 좋다
매일매일 쑥 쑥 자라 날 소송채를 수확할 생각을 하니 벌써 부터 즐겁다
채소 뿌리 버리지 마세요.
채소 뿌리는 흙에다 묻어 주세요
매일 매일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쁨을
그리고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답니다 ㅎㅎ
수확의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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