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만에 블로그에 로그인을 했다
몇 년 동안 블로그를 해 오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글을 올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심지어 블태기가 왔을 때도 3, 4일을 못 버티고 바로 복귀를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1주일을 넘어 8일동안 잠수를 타게 되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사실은 히로가 드디어 오늘 호주로 떠났다
1년간 호주 워홀을 떠났다
어차피 갈꺼 빨리 갔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떠날 날이 다가오니 딱히 내가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싱숭생숭한 게 시간은 남아돌았는데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짐 보따리를 싸고보니 히로가 떠난다는 게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제 진짜 가는구나 ...
히로 나이 스무둘..
22년간 내 품에 끼고 살다가 처음으로 내 품을 떠나려 하고 있다
사실 이번 워홀은 히로 의견 50에 부모 의견 50이었다
히로는 전부터 해외 생활을 해 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고
나와 우리 집 자기는 외동으로 고생도 모르고 돈 귀한 줄도 모르고 천지를 모르는 히로가
부모 그늘에서 벗어나 고생을 좀 해 봤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난 정말 절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았지만 외동은 티가 나는 것 같다
이대로 있다가는 언제까지 부모 그늘에서 소위 말하는 캥거루족이 될 것 같아서
혼자서 살아 보라고 떠밀고 싶어서 워홀을 권유했었다
나랑 우리 집 자기야는 아들이 가는 길을 배웅하려고 휴가를 냈다
공항까지는 히로가 운전을 했다
아들 녀석이 운전하는 차는 이젠 1년 후에나 탈 수 있겠지
아빠보다 훌쩍 커 버린 아들 녀석
몸만 컸지 아직 애기같은 녀석
강한 척 하지만 겁도 많고 여리다 (어릴 적부터 겁이 많은 아이였다)
혼자 아는 이 아는 이 아무도 없는 해외로 떠난다는 건 히로에겐 분명 커다란 모험이고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번 워홀을 준비하면서 그런 불안함을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아서 오히려 걱정이었다고 해야 할까..
히로도 이젠 성인인데 뭘 그렇게 쓸데없는 걱정을 하냐고 하겠지만 처음 워홀 이야기를 꺼낸 게
히로가 아닌 부모였기에 가기 싫은 애 억지로 떠미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출국을 기다리는 히로
별로 말이 없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비행기가 떠나기 직전 히로에게서 라인이 왔다
히로 : 다녀오겠습니다
자기야 : 잘 갔다 와! 건강이 최우선이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히로 : 아까는 말을 하면 울 것 같아서 아무 말도 못 했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까지 후원하고 응원해 주어서 고마워. 열심히 하고 올 테니까 엄마 아빠도 건강히!
자기야 : 언제든 히로 편이야. 인생 리셋하고 다시 태어났다 생각하고 힘 내
나 : 혼자 떠나는 여행 불안하겠지만 너라면 괜찮을 거야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을 테니까 힘내!
가족 단체 톡을 끝으로 히로가 탄 비행기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내일 아침 8시쯤이면 히로 홀로 시드니에 도착을 할 예정이다
친정 엄마가 나에게 물었다
안 울었냐고?
안 울었다고 하니 실감이 안 나서 그럴 거라고 이제부터 공허한 맘이 들 거라고
왜 안 그렇겠냐고 자식인데라고...
그러고 보니 울 엄마 나 처음 일본으로 올때 공항에서 엄청 많이 우셨던 기억이 난다
울 엄마는 나를 보내면서 그런 감정을 경험 하셨기에 이젠 당신과 같은 마음일 딸이 걱정 되는지
연신 나를 위로 하는데 이제서야 엄마의 그 때 그 마음을 알것 같다
사실 공항에선 내 눈물에 히로가 맘 약해질까 봐 눈물을 참았었다
지금도 히로가 떠났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울 엄마의 말을 듣고 나니 엄마 말 대로 현실로 느껴져서일까 코 끝이 시끈 거린다
남편이 놀릴까 봐 눈물은 억지로 참고 있는 중 ㅠㅠㅠㅠㅠ
무사히 도착했다는 연락이 오고 숙소와 일 자리를 구했다는 연락이 오기 전 까지는
걱정이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어쩌겠나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1년후 웃으면서 만날 날을 기약할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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