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가 호주로 떠난지 어느새 한달이
지났다
벌써 한 달이 지났나 싶기도 했다가 아직 한달 밖에 안 지났구나 싶기도 했다가 빠른 듯 느린 듯 종 잡을수 없는 한달이었다
짐을 싸고 떠난 아들 방은 엉망이지만 아직 정리를 하지 않았다
어차피 안 들어 갈 히로의 방인지라 굳이 이 무더운 여름에 정리 할 필요가 없을것 같아서 엉망인 아들 방 문을 꼭 꼭 닫아 둔채 못 본 척 하며 날이 선선해 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릴땐 정리 정돈을 참 잘 하던 아이였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부터 정리란게 뭔지 애초에 몰랐던 아이처럼 엉망진창인 히로의 방은 차마 남들에기 보여주기 부끄러울 정도다
크면서 더 나아져야 할 텐데 어째 크면서 더 못해지는게 좀 처럼 이해가 안 된다
날이 선선해 지면 그러니까 9월에 히로 방 정리를 해야지 하면서 아예 들여다 보지도 않고 있는데
마당에서 히로의 흔적을 찾았다
사실 마당도 요즘 거의 나가지 않고 있었다
너무 더워서 아침에 빨래를 널러 잠깐 나갔다가
오후에 후다닥 빨래만 걷으러 나가는게 전부다
우리집 마당은 정남향이라 햇볕이 장난이 아닌지라
한 여름의 마당은 정말 위험한 장소다
게다가 제일 큰 위험 요소는 모기가 장난아니게 많다
잠깐 빨래를 너는 동안에도 모기에게 헌혈을 엄청 해야 하니 한 여름의 마당은 나의 기피 ㅡ장소다
며칠전 일본을 휩쓸고 지나간 태풍
태풍이 지나갔으니 마당에 나가 둘러 보았다
혹 깨지고 부서지고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싶어서 …
다행히 비람이 없었던 태풍인지라 우리집 마당엔 다행스럽게도 태풍의 흔적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우리집 마당 한 구석엔 히로가 만든 작은 미니 연못이 있다
엄청 내린 비 때문에 연못의 물은 넘쳐 날듯 가득 가득 찼는데 그 사이 한 송이 수련이 이쁘게 피어 있었다
히로가 중 학교 3 학년때 직접 만든 연못에 히로가 직접 심은 수련이다
아들은 집을 떠났지만 아들의 흔적이 이쁘게도 남아 있다
히로는 호주에 가고 난 후 연락이 잘 오지 않고 있다
내가 라인을 보내도 한참 후에나 답이 온다
일본에 있을땐 내가 라인을 보내면 한 두시간 안에 답이 왔었는데 호주에 가서는 한 나절 어떨땐 그 다음 날이 되어서야 답이 오곤 한다
그나마 답을 주니 고맙다고 해야 할 판이다
그 답도 얼마나 짤막한지 …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생사 여부 확인이라도 하게 가끔 연락 하라고 했더니 자기 생각엔 자주 연락 할 필요가 뭐가 있냐고 한달에 한 번 정도면 충분 하단다
헐 … 차가운 녀석
어찌 생각하면 호주 생활이 어려움이 없으니 연락이 오지 않는거라 생각되지만 ….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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