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버지가 울 집에 오셨고 미리 계획한 방문이 아닌 갑작스런 방문이라 난 휴가를 내지 못 했고 출근을 해야 하는 현실이다
울 시댁의 경우 시어머니는 1년에 서너번 우리집 오시고 한번 오시면 1주일쯤 계시다 가시는데 시 아버지는 우리집에 거의 오시지 않으신다
시 아버지는 취미 부자라서 바둑과 합창단 활동을
하시며 친구들이랑 시간을 보내는 게 낙이신지라 우리집 오시면 심심하고 할 일이 없으니 잘 오시지
않는다
어머니 혼자만 오시기 때문에 시 아버지가 우리집에 오신게 3년만인것 같다
시 어머니의 경우
우리집에 와 계셔도 혼자서 아침 점심을 챙겨 드시고 책을 읽으시며 시간을 보내시니 나는 퇴근 해 저녁만 챙겨 드리면 되니까 내가 별로 신경을 쓸일이 없다
그런데
시 아버지의 경우 모든게 걱정이다
밥도 혼자 챙겨 드실수 없으시니 내가 출근 하면 아침 점심이 정말 걱정이다
어제도 출근은 했지만 시 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팔십 중반의 고령의 시 아버지 끼니가 걱정이다
결국 10시쯤 조기 퇴근을 했다
역시나 아침에 빵 하나 드시고 할 일 없이 음악을 듣고 계셨다
회사에 있어야 할 며느리가 집에 오니 놀라시는 시 아버지 에게 조퇴 하고 왔으니 드라이브나 나가자고 했다
1시간 쯤 거리에 있는 댐으로 드라이브를 나섰다
울 시아버지는 워낙 말씀 하시는 걸 좋아하신다
친구도 워낙 많으시고 길을 가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말을 걸며 이야기 할 정도로 외향적이신데 드라이브 내내 울 시아버지는 줄곧 이야기를 하셨다
때론 뭔 말인지도 모를 이해 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지만 네 네 하면서 말 상대를 해 드리며 드라이브 !
솔직히 아무 말 없이 침묵의 시간보다 이해 안 되는 이야기가 많지만 시 아버지의 끊임없는 이야기와 질문이 오히려 반갑다
다리가 불편하시니 돌아 다니지는 못하고 전망대에서
경치 구경만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지난번 어머님 오셨을때 갔던 곳인데 어머님이 넘 맘에 들어 하셨던 곳이다
어머님이 맘에 드신 곳이니 아버님도 좋아 하실 것 같아서
선택한 곳이다
분위기가 좋고 주인장의 친절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0점인 곳인지라 나도 좋아하는 곳이다
산 속에 있는 가게인데
마치 교토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다
반려견도 ok인 곳이라서 모꼬짱도 함께 갔다
실내로 안내를 받았지만 날도 좋고 바람도 기분 좋게 불고
그래서 실외의 커다란 단풍 나무 아래로 자리를
잡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청량하고
매미가 맴맴맴 요란하게 울어 대지만 시끄럽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매미의 울음 소리가 정겹게 느껴질 정도다
커다란 단풍 나무 아래 자리 잡고 바람을 느끼고 있는 시 아버지
역시나 어머니가 그랬듯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드신다고 하셨다
조퇴까지 하고 왔는데 맘에 드신다니 다행이다
시 아버지와 며느리가 마주보고 앉아 런치
시 아버지는 이 곳의 명물이라는 돼지 고기를
나는 고등어를 주문
이 곳은 메뉴가 딱 4가지다
소고기 ,돼지 고기, 닭 고기, 그리고 하루에 5개 한정이라는 고등어
메뉴가 나오면 직접 구워 가면서 먹는 식이다
울 시아버진 이 곳이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다시며 굉장히 맘에 들어 하셨다
식사를 마친후 냉 커피 한 잔씩 마시며 한 동안
시간을 보냈다
어차피 다리가 불편하셔서 많이 걸으실수도 없으셔서 …
시 아버지의 방문이 미리 계획 된 방문이라면 유급 휴가라도 냈을텐데 무 계획이 계획이신 울 시아버지의 갑작스런 방문이라 게다가 모든걸 스스로 하시는 시 어머니와 달리 시 이버지는 하나에서 열 까지 챙겨 드려야 하니
시 아버지의 계획이 없던 방문은 많이 당황스럽긴 하다
목요일 조퇴를 하고 시 아버지와 갑작스런 데이트였지만 아버지가 좋아하시고 만족스러워 하셔서 다행이다
3년만에 오신건데 잘 해 드려야지
시 아버지와의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연락이 왔다
작은 아버님이 결국 돌아 가셨다고 …
전 날 형이랑 누나가 병 문안을 한 후
다음 날 돌아 가신 것이다
시 아버지는 의식이 없는 동생이었지만 어제 얼굴이라도 보고 와서 다행이라 하셨다
결국 시 아버지는 장례식까지 우리집에 계시기로 하셨다
며칠 더 우리집에 계셔야 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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