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더운 여름날..
체력고갈 ㅠㅠㅠㅠ
오늘은 장어를 먹고 체력보충을 할 생각이다
이열치열이라고 한국에선 복날이면 삼계탕 먹고 체력보충을 하지만
일본에선 장어를 먹고 체력보충을 한다
지난주 갑자기 우리 집 자기야가 나고야 시댁에 가자고 했다
저 머리 규슈현의 쿠마모토에 살고 계시는 외삼촌이 나고야에 오신다고
외삼촌도 만날 겸 겸사겸사 가자고 하는데 문제는 너무 갑작스럽다는 거다
내 근무형태는 정해진 날 쉬는 게 아니라 한 주 한주 변동이 있는 시프트제다
쉬고 싶은 날은 미리 신청을 해야 하는데 시프트가 정해진 후 갑자기 쉬는 건 아무래도 좀 어렵다
쉽게 바꿀 수 있는 날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이번이 그랬다
도저히 내가 빠질 수 없는 근무 날이었기에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데
(사실 날도 더운데 가긴 뭘 가나 싶기도 하고 안 가도 된다 생각하고 크게 노력하지 않았다)
시어머니에게서 메일이 왔다
웬만하면 오라고...
울 시어머니는 시댁에 와라 말라 이런 일로 스트레스를 주는 분이 아니다
워낙 아들을 사랑하시는 분이신지라 며느리가 안 가도 아들만 가면 좋아라 하시는데
이번엔 오라고 하신다
내가 안 가도 아들만 가면 좋아라 하실 거다 싶어 적극적으로 시프트를 조절하지 않았는데
시어머니에게서 메일을 받고 보니 역시 이번에 무리를 해서라도 가야겠다 싶어서 시프트 조절을 했고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는 듯 ㅎㅎ)
그렇게 시댁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내일 아들 손자며느리까지 시댁에 가게 되었다
외삼촌이 한턱 쏘신다고 하셔서 룸을 예약해 두었다고 하는데 어차피 외식이니
사람이 좀 많아도 시어머니가 고생할 일도 없고 (외삼촌 부부는 호텔에서 묵으시고 시 동생네는
시댁에서 30분 거리에 살고 있다) 시부모님에 외삼촌 부부 울 식구 셋에 시동생네 부부 해서
총 9명이 모이는 거냐고 우리 집 자기야 에게 물었더니
시 동생네는 모르겠단다
아니 왜 몰라? 당연히 오겠지 아니 연락 안 했어?
라고 물으니 자기는 연락을 안 했고 어머니가 연락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우리 집 자기야가 어머니에게 물어보니 연락을 안 했단다
????
뭐지??
멀리 동경에 사는 아들네는 외삼촌네랑 식사 한 끼 하겠다고 근무 일정표까지 바꿔 가며 무리해서
고속도로를 달려 달려 5시간 걸리는 머나먼 거리를 가는데
30분 거리에 사는 아들네를 부르지 않았다고?
아니 왜?
사실 울 시동생네는 결혼한 지 18년 차이다
난 하나뿐인 울 동서를 18년간 딱 3번 만났다
결혼 전 한번 , 결혼식날 한번 , 결혼 후 식사 한번
그걸로 끝이다
동서 간 사이가 나빠서여도 아니고 (만나지 않으니 좋고 나쁜것도 없다)
그냥 동서가 시댁에 안 온다
결혼 후 18년 동안 시어머니는 동서 집에 한 번도 가 본 적도 없고 동서도 시댁에 오지 않는다
시동생만 한달에 한 두번 가끔 시댁에 들렸는데 지난해 문제가 생겼다
동서의 남동생이 당뇨에 걸렸고 시 동생이 종합 병원의 관리 영양사 출신인
시어머니에게 당뇨 환자의 식단에 대해서 물어보았나 보다
동서가 물어보라 했다고 하면서..
울 시어머니는 18년 동안 단 한 번도 동서의 뒷얘기를 나에게 한 적이 없다
( 만나지 않으니 뒷 얘기 할 것도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그래도 장남이라고 우리 집 자이야에게 동서는 집에 안 오고 작은 아들만 가끔 온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집에 오지 않을 뿐 더라 설이나 추석 심지어는 시부모님 생일에도 전화 한번 없이 18년이었는데
이번에 작은 아들이 처남의 당뇨 때문에 식단을 물어오니
어머니가 그런 얘기는 동서가 직접 물어보면 되지 그런 것까지 너한테 시키니?
라고 한 마디 하셨다고 한다
그 후 한 달에 한번 정도 가끔 들리던 시 동생마저도 발 길을 뚝 끊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울 시어머니가 말 끝을 흐리며 던진 한 마디
" 지금껏 참은 거 그냥 말하지 말걸 괜히 말해서...."
그렇게 동서에 대해 한 마디하고 난 결과가 가끔 들리던 차남도 시댁에 발길을 끊었다고 한다
우리 집 자기야가 시어머니에게 슌( 시 동생 이름 임 ) 에게 연락 한 했냐고 물으니
시어머니 대답이 어차피 연락해도 안 올텐 데라는 뭐 하러 연락하냐고..
동서는 안 오겠지만 시 동생은 올지도 모르니까 연락해 보라 했는데
일이 늦게 끝나니까 식사 예약시간인 7시에는 못 맞출것 같다고 못 온다고 한다
결혼 전부터 그랬으니 동서와 시부모님과 어떤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글쎄 잘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도..
처음부터 동서는 시부모님과도 동서인 나 와도 아무 관계를 맺지 않았다
시어머니도 18년간 참으신 거 끝까지 참으시지 괜히 한 마디 하셔가지곤 아들과도 서먹한
관계가 되어 버리신 것 같다
고부 관계라...
국적불문 어려운 게 고부 관계인가 보다
툭 던진 말 한마디로 섭섭해지고 관계가 깨어지는 그런 유리 같은 관계!
동서와는 처음부터 그런 관계였고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아들과도 멀어져 버린 시어머니가
괜히 짠 하다
식사는 함께 할수 없어도 동생에게 만나 차 라도 한잔 하자고 연락을 해 보라고
우리집 자기야에게 마을 해 봐야 할것 같다
달랑 둘인 형제
차 한잔 정도는 마시며 안부 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동서는 나올거라 꿈도 꾸지 않지만 나랑 동서 둘 빠지고 형제 둘이서만이라도
'나 여기에 .. >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아버지에게 밥도 안 해 주는데 착한 며느리라고 ? (10) | 2024.09.08 |
---|---|
시 아버지와의 데이트 (8) | 2024.09.06 |
시 아버지가 며느리 집에서 먹고 싶은 건 (10) | 2024.09.05 |
무 계획이 계획인 울 시 아버지 (12) | 2024.09.04 |
일이 취미고 취미가 일이라 은퇴를 할 수 없다고 (8) | 2024.07.15 |
친정 엄마는 사위도 외손자도 아닌 아들편이었다 (4) | 2024.04.03 |
일본 시어머니랑 차박하는 한국 며느리 (6) | 2024.04.01 |
시 어머니랑 며느리랑 길고 긴 드라이브 (4) | 2024.03.31 |
일본에서 며느리는 손님이다 (10) | 2024.03.29 |
일본 사위의 한국 제사 체험 (6) | 2024.03.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