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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사람들..

한국말 배운것을 후회한다는 일본 친구

by 동경 미짱 2018.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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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친구 아니 동생  나오미짱을 만났다 

나오미짱을 알고 지낸지 11년째이다 

내가 그녀와 친해진 계기는 내가 한국인이란걸 알고 

그녀가 먼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내 이름은 나오미에요 

한국말 공부 하고 있어요 (한국말로 ..)


그녀가 한국말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한류 드라마도 K - POP 도 아니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영어 강사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을 정도로 

영어도 아주 잘 하는 그녀는 뭔가를 배우는것을 아주 좋아한다 

영어 외에 외국어를 하나 더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제일 가까운 나라이고 해서 한글 책을 하나 사서 보니 

공부하기에 재미있을것 같아서 한국어를 선택해서 배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렇게 혼자로 독학을 했지만 워낙  언어에 재능이 있는 아이라 

한국어를 곧잘 한다 


나오미짱은 나만 보면  " 언니 언니" 라고 부르며 

" 언니 너무 좋아해 사랑해" 를 연발하는 애교많은 아이다 

( 아이라 했지만 20대 후반 아가씨때 그녀를 만났고

 지금은 40인 중년  아줌마이다)


처음에는 외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아주 우연히 한국어를 선택했지만

몇년전 나랑 함께 한국에 갔을때 한복까지 구입할 정도로 

이제는 언어로써가 아니라 한국 자체를 좋아하는 그녀 



그런 그녀가 아주 슬픈 얼굴로 나에게 

 언니 나 한국말 배우지 말걸 그랬어

나 너무 슬퍼 ...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


나오미짱은 아토피가 좀 심한 편이다 

학창 시절  왕따를 당한 경험도 있다고 했다 

아토피로 인한 왕따 ..

그녀는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죽어라 공부를 했다고 했다 

그녀가 그 당시 할수 있었던 일은 공부 밖에 없었다고 ..

성인이 되어서도 죽어라 공부하던 그 습관이 몸에 베어서 

새로운 공부의 도잔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지금은 40이란 나이에 

교원 면허를 따겠다고 대학까지 다시 편입을 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 

아주 열심히 사는 그녀다 

하지만 어릴적 아토피로 인한 왕따의 기억 때문일까 

아토피에 대해 꽤 민감한 편이다 


얼마전  친구랑 함께 오다이바에 놀러를 갔다고 한다 

친구랑 함께 카페에 들어갔는데 옆 테이블에 50대쯤 되어 보이는 

한국여성 3명이 있었다고 한다 

옷차림과 화장 그리고 커다란 선글라스를 머리에 올려 놓고 있는 모습이 

 한국사람일거라 생각을 했단다  

역시나  한국어로 대화를 하고 있는 3명의 한국 아줌마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고 난후 옆 테이블 한국 아줌마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더란다 . 물론 한국말로 ...


여1 : 저 여자 봐 . 아토피가 심하네 

여2 ; 진짜 아토피네 . 일본도 아토피 많나 봐  

여3 : 아토피가  있는데 커피 같은걸 마시니까 그렇지 

여1: 그래 먹는걸 얼마나 조심해야 되는데

여2 : 아토피인데도 당당하게 팔 다 드러내 놓고 있네 

긴 필 입고 좀 가리지 

어쩌고 저쩌고...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고 한다 

.......


나오미랑 함께 있는 친구는 당연히 한국말을 모르니 못 알아 듣고 

나오미는 100% 다 알아 듣진 못했지만 

그녀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걸 알았고 

그것도 그녀가 콤플렉스인 아토피에 대한 이야기여서 

한국말이 귀에 쏙 쏙 들어 왔다고 한다 

 어릴적엔 아토피로 인해  왕따를 당했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일본 사람들조차 그녀에게 대 놓고 아토피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마음의 상처가 치유 되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 순간 어릴적 왕따가 떠 올라서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고 ...


 언니 난 한국어 배운지 10년도 더 넘었지만 

처음으로 한국어 배운걸 후회했어

배우지 말껄 그랬어 

물론 그녀들은 내가 한국말 할줄 아는걸 모르고 그랬겠지만 

그래도 난 내 얘기란걸 알아 들었잖아 

같이 있는 친구가 한국어를 몰라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같이 있던 친구가 한국말을 알았다면 아마 난 너무 창피했을꺼야

근데 난 그 한국 사람들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못 알아 듣는 척 했어 

언니 .... 나 지금 너무 슬퍼 ...


아 !... 정말 ...

내가 다 부끄러웠다

나오미짱에게 너무 미안하고 ....

딱히 나오미짱에게 건네 줄 말이 없어서 

아니 그 어떤 말도 나오미짱에겐 위로가 될것 같지 않아서 

그냥 나오미짱을 꼭 껴안아 주었다


최근 일본에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일본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많이 있다 


제발 제발 당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한국을 대표한다는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말 한마디 당신의  행동 하나로 10년을 한국어를 배워 오며 

한국 사람들과 한국을 좋아하던  나오미짱이 한국어 배운걸 후회한단다 

말 조심 ! 행동 조심! 


아 ...  생각 할수록 정말 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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