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에서의 일상 /사람들..

아무것도 묻지 않는 일본 엄마들

by 동경 미짱 2018. 11. 21.
반응형
728x170


일본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일본 엄마들 

개중에는 오랫동안 친구로 남아지는 엄마들도 있고 

개중에는 표면적 만남을 가지다 학년이 바뀌고 

반이 바뀌면 자연스레 연이 끊기는 엄마들도 있고..


내 경험상 엄마들의 만남이 제일 활발한건  당연 유치원이다 

유치원은 학부모 참여 교육 프로그램이 많아서 만날일이 많고 

또 유치원으로 아이를 하원 마중을 가면서도 자주 얼굴을 맞대니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게 되고 마마토모(엄마친구) 가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 6년간도 엄마친구들이 꽤 많다 

일본 초등학교는 전업주부이건 일하는 엄마건 

 학급의 임원이 아니라도 1년간 한가지의 학급 행사 담당을 반드시 해야 한다 

예외가 없다보니 어쩔수 없이 다른 엄마들과  만나게 된다 


중학교는 초등학교 보다는 부모가 학교에 갈 일이 확 줄어 들지만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는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진학을 하다보니 오랫동안 보아 온 엄마들이라 여전히 

엄마친구들과의 관계는 계속된다 



유치원 3년 초등학교 6년 중학 3년 

12년간 이어지는 만남이다 보니 친하지 않아도 

안면이 있는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개중에는 꽤 친한 엄마 친구들이 있지만 

12년을 알고 지낸 엄마친구들에 대해서 모르는 것 투성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한국 언니들은 서너번 만나면 

그 집 남편은 무슨 일을 하는지  

한국 엄마는 몇살이고 대학에세 뭘 전공했는지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지 

심지어는 시어머니와의 관계까지 호구 조사가 다 끝난다 

굳이 내가 물어 보지 않아도 한국 언니야들은 

서너번 만나다 보면 자기 입으로 다 말해 주는 편이다 

같은 한국인이라 하지만 외국에서 만나  겨우 서너번 만나고 

내가 어떤 사람인줄  잘 모르면서도 다 말해 주는 언니야들이 대부분이다 



일본 엄마친구들 12년을 만나도 그 집안 사정을 모른다 

심지어는  마마토모(엄마친구) 즉 친구라고 하면서도 

나이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많은 일본 엄마들을 만났지만 나이를 모르고 지내는 엄마들이 꽤 된다

심지어는 일본은 성으로 "다나까상" 이렇게 부르다보니 

성이 아닌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 

일본엄마들은 묻지도 않고 자기 이야기를 잘 하지도 않는다 

그게 뭐가 친구냐고?

그게 바로 마마토모(엄마친구)다 

마마토모 라는게 내가 필요해서 만난 친구가 아니라 아이를 통해서

 만나는 엄마친구이기 때문이다 


엄마친구로 만났지만 어쩌다 맘이 맞고 개인적으로 런치를 하고 

그렇게 친구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나이를 묻는건 아주 조심스럽다 

오랫동안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나이를 알게 되는경우가  대부분이다 


히로가  중 3때 고입 시험을 치루고  나서 

졸업식까지 몇 주의 시간이 있었지만 내가 알고 지내는 많은 엄마들중 

아무도 어느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는지 묻지를 않았다 

물론 자기 아이가 어느 학교로 가는지도 말 하지 않았다 

솔직히 난 궁금해 죽겠는데 말이다 

친하게 지내는 엄마들이 혹 히로랑 같은 학교로 진학 하는지 

궁금하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지 

게다가  우치원때부터 12년을 알고 지낸 엄마들인데 

당연히 궁금한게 정상이 아닌가 ?


친하게 지내는 선배 엄마인 이웃 사촌 유미짱에게 살짜기 물어보니 

어느 학교 진학 하는지 절대로 묻지 말라고 했다 


  궁금한 마음은 알지만 절대로 묻지마 

그건 예의가 아니야 

 좋은 학교 가는 아이도 있지만 그렇치 못한 아이들도 있잖아 

좋은 학교로 진학한 엄마들도 자기 입으로 그걸 말 하지 않아 

자기 아이 자랑으로  밖에 안 보이니까 

아무것도 묻지 않는게 암묵의 룰이야 


그렇게 중학 졸업식 날을 맞이 했다 

졸업식날 수많은 아는 엄마들 만났지만 

서로 졸업 축하한다는  인사만 할뿐 어느 학교로 진학 하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고 나도 당연히 묻지 않았다 


마침 내 옆자리에 유치원때부터 같은 곳에 다닌 

친하지는 않지만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다이시군 엄마가 

너무나 조심스럽게 누가 들을까 작은 목소리로

"공립? 사립? "이라고 물어 본게 다 였다 

내가 공립이라고 하니   "집에서 가까워?" 

" 좀 멀어 00역 근처.."  

00역 근처란 말에 대충 어느 학교인지 짐작을 하는것 같았다 

궁금은 한데 직접은 못 불어 보고 둘러 둘러 물어 보는 소심함 


그리고 또 다른 엄마가 나랑 친하게 지내는 우리 이웃사촌 가즈꼬상네가 

궁금했는지 하지만 가즈꼬상에겐  직접 물어는 못 보고 

나에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유까짱 어디 갔는지 알아?

라고 물어 본게 다 였다 


궁금 하지 않은 것도  아니라 무관심한 것도  아니라 

상대에게 실례가 되니 묻지 않는 일본 엄마들 ..


어찌보면 너무 거리를 두는것 같아 더 이상 친해지기 어려운게 일본 엄마들이고 

어찌보면 아무것도 묻지 않으니 

가볍게 맘 편히 만날수 있는게 일본 엄마들이다 



 


며칠전 친하게 지내는 한국 언니를 만났다 

언니의 아이가 지금 중 3 으로 입시생이다 

아무래도 외국인이다 보니 일본 학교 입시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하니 

궁금한것 투성인 언니였다 

어쩌다 아이들 진학 할 학교 이야기가 나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었다 

언니는 당연히 친하다 생각하는 일본 엄마들에게 

진학할 학교에 대해 물어 볼 생각이었다고 한다 


 언니가 일본 학교에 대해 잘 모르니까 

이 학교는 어떻고 저 학교는  어때요 라는 정도로만  물어 보고   

그 집 애는 어느 학교 원서 낼꺼냐고는 절대 묻지 마  

아직 언니에게 그런거 물어 온 엄마들 없지 ?

그리고 발표 나고도 먼저 이야기 해 주지 않으면 

어느 학교 붙었냐고 물어 보지 마 언니  


 그러고 보니 진짜 나한테 그런거 물어 본 사람 아무도 없네 


 진짜 이해 안되지?

히로때도 진짜 단 한명도 묻는 사람이 없어서 놀랐다니까

히로랑 친한 애들 어느학교로 진학 했는지 나중에

히로를 통해서 들었다니까 

그것도 히로랑 친한 애들 이야기고 

히로한테 " 히로 00는 어느 학교갔어?" 라고 물어 보면 

" 몰라" 그러는거 있지

"어느 학교 가는지 안 물어 봤어?" 라고 했더니 

" 그걸 왜 물어 봐" 그러는거 있지 

일본은 엄마들도 그렇고 애 들도 그렇고 묻지도 않고 

물으려고도 안 하는거 같아 



 진짜? 그럼 나도 내가 먼저 물어 보지 말아야겠네 .



마마토모(엄마 친구)라는게 그렇더라 

아이들로 인해 친구가 되다 보니 진학한 학교가 달라지니 

엄마 친구들과도 인연은 끝이 나더라는 ...

졸업후 다른 학교로 진학을 하고도 엄마친구에서 내 친구로 남아지는 경우는 

한 골목에 살거나 집이 진짜 가까워서 오며 가며 

만나게 되면 그나마 친구로 남아지기는 한다 


마마토모 (엄마 친구)는 시한부 친구이다 

시한부 친구이다 보니 아무것도 물을 필요도 없고 묻지도 않는다 

같은 지역에  살다보니 오며 가며 가끔 마트에서 만나면 

" 안녕하세요 .오래 간만이에요"  라는 

인사 한마디 나누고 스쳐 지나가는  그냥 아는 사람일 뿐이다 


엄마 친구가 아니라  일반적인 일본 친구를 만나 

사귀게 될때  친하다는  생각으로 이것 저것 물어 보는건 피하는게 좋다 

나는 친하다고 생각해서 이것 저것 물어 보다보면 

무례한 사람으로 여겨 버릴지도 모른다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