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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사람들..

한국어로 맺어진 오랜 인연

by 동경 미짱 2018.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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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15전 쯤에 

일본 초등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던 때가 있었다 

그때 나에게 한국어를 배우던 아이들중  남매가 있었는데 

어느날 그 남매의 엄마도 나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마침 집도 그다지 멀지 않아서 그 엄마가 

우리집으로 와서  개인적으로 한국어를 가르쳤었다  

그렇게 한국어를 가르치는게 인연이 되어 

일본인 가족 마스꼬상네랑 우리 가족이 함께 

친척처럼 그렇게 아주 가깝게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마스꼬상네는 딸 둘에 아들 둘 네명의 아이들이 있고 

형제가 없는 히로는 4명의 누나랑 형이랑 그리고 동생이랑 아주  친하게 지냈었다 

유치원때부터는 한달에 두어번 정도  마스꼬상 집에서 

자고 올 정도로 돈독한 관계이다 


아이들이 크면서 마스꼬 언니는 노인 홈에서 영양사 일을 시작하면서 

언니도 바빠지고 나도 일을 하니 바빠지고 

아이들도 크면서  바빠지고 

뻔질나게 서로의 집을 들락날락 하며 

지내던 것이 오가는 횟수가 점점 줄어 들었고 

최근에는 연락만 종종  할뿐 잘 만날수가 없었다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


바쁜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났고 올해가 가기전 

마스꼬네랑 만나고 싶어서 오늘 집으로 초대를 했다 



마스꼬네는 부부랑 딸 둘 아들 둘에 6명 가족에

우리 가족 셋에  

대만동생 디나도 우리집에 와 있으니 총 10명이다 

좁은 집에 10명이 모이니 테이블을 아이들 5명용 

어른 5명용으로  2개를 준비 하고 

두개의 테이블에 각자 음식을 셋팅하고 

왔다 갔다 부페식으로 먹고 싶은것 가져다 먹도록  준비를 했다 


 


메뉴는 닭갈비  불고기잡채, 닭강정,

소고기 전, 갈은 닭고기로 만든 동그랑땡,



2종류의 사라다  



그리고 치킨 난방 (닭튀김) 

그리고 무우김치 배추 김치 

딱히 주제가 있는건 아니고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어를 배운 일본인 가족들이니 

메뉴는 닥치는 대로 이것 저것 한국음식으로..


내가 많은 양을 준비한 이유는 

아이가 넷인 마스꼬상네 가족의  먹성을 알기 때문이다 

어릴때부터 엄청 먹기로 유명했는데 

이젠 성인이나 다름없이 다 큰 아이들이니 예전보다 

더 많이 먹을것  같아서 ...

 


내가 한국어를 가르쳤던 아이는 위에 두 아이다 

맏딸인 소노까 큰 아들인 미즈끼군 

초등학교 저학년때 처음 만나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 했었는데 

한 3년 정도 가르치다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학교생활이 바빠지면서 자연스레 한국어 수업을 그만 두게 되었었다 

초등학생이었던  소노까짱이 벌써 23살 미즈끼군이 21살

둘 다 지금은  사회인이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 ...

오늘 다들 모이고 보니  세상에나 내가 제일  키가 작다 

헐 ....


처음 만났을때 나를 부르던 호칭이 김선생님이었는데 

아직도 아이들은 나를 김선생님이라 부른다 

호칭이 참 무서운게 한번 김선생이라 불리다 보니 

지금은 한국어를 가르치지도 않는데 영원히 김선생이다 

게다가 밑에 두명의 아이는 나에게서 한국어를 배운 적도 없는데 

위에 형이랑 누나가 나를 김선생님이라 부르니 

얘네들도 나를 김선생으로 부른다 

어릴때부터 그랬다 

자기 엄마 말은 안 들어도 내 말은 들었다 

왜냐면 선생이니까 

내가 "지금부터  집에 간다" 고 전화를 넣으면 

그때부터 아이들이 집안 청소 하고 난리였었다 

왜냐하면 내가 정리 안 되어 있으면  잔소리를 하니까 ...

역시 선생이라는 호칭은 알게 모르게 아이들이 

어려워 하는 호칭인것 같다 

나에겐 말도 아주 예절 바르게  하던 아이들이었다 

왜냐? 선생이니까 

그랬던 아이들이 이젠 훌쩍 커버려

내가 제일 키가 작은 꼬맹이가 되어 버리다니 세월이 참 ....




마스꼬네는 내가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가족 단위로 사귄 가족이다 

어른들끼리는 언니 동생이라 불렀고 

아이들은 마치 사촌들처럼 잘 지냈었다 

히로는 초등학생때  방학만 되면 하루이틀 

마스꼬네 가서 아이들끼리 어울려 자고 오는걸 좋아했었다 

형제가 없는 히로가 형제의 정이란 걸 배울수 있었던 것은 

마스꼬네가 있었기 때문이다 

때론 싸우기도 하고 때론 울기도 하고 

때론  장난감을 뺏기기도 하고 때론 뺏기도 하면서 ..

외국에서 히로를 키우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정말로 고마운 가족들이다 


마스꼬네는 서로의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손주를 볼때도  

서로 왕래를 하며 지낼 가족들이다 

한국어가 맺어준 좋은 인연 

오래된 인연이다


올 해가 가기전 집으로 초대를 할수 있어서 좋았다 

요즘 서로가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마스꼬네 6명 우리집 3명 

총 9명이 다 함께 만나지 못하더라도 

어른들 끼리라도 좀 더 자주 만날수 있도록 해야 겠다 싶다 

사람이 살면서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의 고마움을 잊어 버리면 안 되는데 

내가 최근 그 고마움을 잘 표현 못 했던것 같다 

마스꼬네 부부에겐 정말 고마운게 많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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