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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일본인 남편이 " 죽인다" 고 한 이유

by 동경 미짱 2019.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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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한 구석에서 무성히 자라고 있는  미나리 .

몇년전 미나리 뿌리 몇 뿌리를  던져 두었더니 

알아서 잘 자라준 미나리 .. 

미나리가 이렇게 생명력이 강한지는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내가 정성스레 키운건 아니지만 (알아서 자라 주었으니 ...)

그래도 귀하디 귀한 미나리인지라 오늘 그 일부를 수확했다 

말이 그럴싸하게 수확이지 가위들고 나가 몇뿌리 잘라 왔다 


우리집 미나리 이야기 

http://michan1027.tistory.com/908



미나리는 해산물이랑 궁합이 잘 맞는것 같으니까 

오늘의 메뉴는 조갯살이랑 새우 넣고 

뽀끌 뽀끌 새우찌개 




마늘 많이 많이 빻아 넣고 

얼큰하게 고추장도 풀어 넣고

조갯살도 넣고 두부도 넣고 팽이버섯도 넣고

냉장고 뒤져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넣고  뽀글 뽀글 끓이다가 

마지막에 금방 잘라온 싱싱한 미나리 넉넉하니   넣어 주었다





 자기야 이 찌개 먹어 봐 

진짜 맛있어 


얼큰시원한 조갯살 새우찌개를 한입 맛본 우리집 자기야 


 죽인다 (당연히  한국말로 ...)


찌개를 먹고  한국말로   "죽인다"란  말을 할 줄 아는  일본 남자 !

  남자가 바로 우리집 큰 남자 자기야다 


아빠가 찌개 한입 먹고 "죽인다" 라고 하니 

우리집  작은 남자 히로의 반응 


 뭐라고 했어? (일본말로 ..)

죽인다? (한국말로 ) ??


히로가 아는  한국말로 죽인다는 말은 말 그대로 죽음인데 

아빠가 찌개를 먹고 죽인다를 외치니 무슨말인지 도통 알아 듣지를 못한다 


 찌개를 먹고 왜 죽인다 그래?


 그 죽인다가 아니고 진짜 맛있을때 죽인다 그러는거야 

외할머니가 너 어렸을때 한테 자주 하시던 말 있잖아 

시끄러워 죽겠다  

그게 진짜 죽는다는 말이 아니잖아 

히로가 너무 시끄러울때 그렇게 말하잖아 

배 불러 죽겠다 . 잠이 와 죽겠다 ..

그건 진짜 죽는게 아니라 너무 시끄럽다 

너무 배 부르다 그런 말이잖아 

음식을 먹고 죽인다고 하는건 맛있다는 말이야 


일본 남자인 우리집 큰 남자인  자기야 

그리고 한국인 피랑  일본인 피랑 반반인 

  한국과 일본 양쪽 국적을 가진 우리집 작은 남자 히로 


히로가 한국말을 더 잘 해야 하는데

히로는 조금의 한국말을 알아 듣고 정말 기본적인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정도다 

히로는 일단  한국말에 자신이 없고 또 부끄러워서 

한국말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기가 필요할때만 조금 하는 정도 ...


반면 일본 남자인 아빠가 한국말을 훨씬 잘 한다 

일상 회화는 한국말로 다 할수 있고 

한국인 마누라에게 한글로 2장 정도의 편지는 쓸수 있는 정도의 

한국어 실력이다  

가끔 받침이 틀리긴 하지만 받침이야 한국 사람도 틀리는 사람이 있으니 

일본에 살고 있는 일본 남자치곤 꽤 한국말을 잘 하는 편이다 

발음도 적어도 안녕하시무니까? 가 아닌 안녕하십니까? 

라고 제대로 발음을 하는 수준이다 



얼큰하고 맛난 찌개를 먹고 죽인다를 외치는 우리집 자기야

오! 우리집 남자 멋있는데 .. 


지난번 미나리를 삶아 미나리 숙채 나물을 했을때 

썩 맛있게 먹질 않더니 

찌개에 넣은 미나리는 마음에 드는지 쏙 쏙 잘도 건져 먹는다 

 



미나리도 미나리지만 새우가 죽인다 

새우 다리 사이 사이에 알이 꽉 찼다

솔직히 지금까지 새우 알이 이렇게 꽉 찬 새우는 처음인것 간다 

오동통 탱글 탱글한 새우살 

그리고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새우알이 

우리집 자기야 표현대로 죽인다 



우리집 담장 밑에서 가위로 쓱쓱 잘라 온 미나리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새우찌개 

 자기야 죽이제?

 응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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